[김석기의 미술여행] 이탈리아 피사(Pisa),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고향’

김석기 작가l승인2022.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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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문화는 ‘테베레강’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지중해의 일부인 ‘티레니아해’로 흐르는 ‘테베레강’을 끼고 일곱개의 언덕 위에 만들어진 구릉지대에 온화한 지중해성 기온과 함께 아름다운 로마의 문화가 창조되었다. 보고 또 보고, 찾고 또 찾아도 끝도 없이 숨어있는 문화유산들로 꽉 채워진 도시가 바로 로마다. 그러기에 이곳에는 사연들도 많고, 이곳을 사랑한 사람들도 많다. 독일의 유명한 시인 ‘괴테’가 이곳에 머물렀고, 아름다운 여인의 누드화를 많이 그린 화가 ‘앵그르’가 이곳에서 살았으며, 달 밝은 밤 달빛에 반사되는 콜로세움을 보고 ‘귀공자 해럴드의 순례’를 구상했던 ‘바이런’이 있었고, 영국의 낭만파 시인 ‘셀리’도 이곳에서 시를 썼으며,‘로마제국의 흥망사’를 저술했던 ‘에드워드 기번’과 유명한 작곡가 ‘리스트’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이들이 로마를 사랑했다. 그들의 체취가 내 몸에 배어들기도 전에 로마를 떠나야만 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 피사 가는 길_김석기 작가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고향, ‘피사’로 가기 위해 지중해변 고속도로를 달린다. 로마에서 피사까지는 327km이다. 바닷가를 두 시간 정도 달리던 버스가 중간 휴게소에서 멎는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못한 이곳의 유료화장실 문화가 항상 동전을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귀찮고 어설프지만 그런대로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 문화에 익숙해져가고 있다. 로마를 출발한 지 4시간이 흘러 버스가 피사에 도착을 한다.  
‘피사’는 한때 ‘베네치아’와 함께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전성기가 있었으나 현재는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마을로 모든 역사와 문화재들이 ‘미라콜리 광장’을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 
 

▲ 피사의 사탑 풍경_김석기 작가

이탈리아는 아무리 작은 도시라 하더라도 그 중심지에는 광장을 만들었고, 그 주위에는 교회나 시청사를 세웠다. 광장은 지역사회의 정보를 교환하는 곳인 동시에 휴식을 취하는 사교장의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광장 한쪽에 역사 깊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조그마한 문이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왼쪽으로 녹색의 푸른 초원이 전개되고, 1608년에 건축을 시작했다는 길이 100m가 넘는 ‘두오모 성당’이 나타난다. 갈릴레이가 ‘진자의 법칙’을 발견한 역사적인 램프가 보관되어 있는 곳이다. 성당의 문이 로마네스크 양식의 조각품으로 아름답고, 성당의 내부에는 동양문화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어 과거 피사가 항구도시로 동서 문화 교류를 왕성하게 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두오모 곁에 세례당과 납골당이 있고, 가장 아름답고 우아한 세례당은 음향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특별히 설계되었다.   
 

▲ 피사에서_김석기 작가

 

피사의 사탑은 본래 ‘두오모 성당’의 종탑으로 건축된 것이다. 흰색 대리석 원통 모양으로 1173년 피사의 건축가 ‘보난노 피사노’에 의해 건축이 시작되었고, 1350년 ‘시모네’에 의해 완성되었다. 이 탑은 약한 사암의 기반 위에 기초 기단을 3m밖에 하지 않아 건축 당시부터 건축물이 기울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공사를 중단하려고 하였으나, 많은 연구 끝에 탑의 무게를 2층, 3층 올라갈수록 달리하면서 공사를 진행하였고, 결국 피사의 사탑은 완성되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 중심축으로부터 약 3.6m, 수직으로부터 10도 이상 기울어져 있고, 일 년에 1mm씩 계속 기울고 있어 그대로 두면 176년 후에는 이 탑이 쓰러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293개의 계단을 올라 정상에 오른 사람들이 기울어진 탑의 반대쪽으로만 모여 있는 풍경이 우습기만 하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Galileo Galilei 1564∼1642)는 1564년 이탈리아의 피사(Pisa)에서 태어나 모교인 피사대학에서 25세의 젊은 나이로 수학 강의를 하였다. 그는 ‘피사의 사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학설을 반증하는 ‘낙하실험’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당시 인기가 없던 그의 실험을 학장이나 교수들이 인정하려 하지 않았으며, 단지 그를 믿었던 마조니 교수 부부와 그를 좋아하고 따랐던 몇몇 학생들과 동네 구경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험은 이루어졌다.   
  

▲ 피사의 사탑_김석기 작가

사탑의 각층에서 준비하고 있던 학생들의 도움으로 실험은 시작됐다. 2층에서 나무공과 쇠공을 동시에 탑 아래로 떨어뜨리는 실험이었다. 갈릴레이의 신호에 의하여 두 개의 공은 아래로 동시에 떨어졌다. 사람들은 긴장을 하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고많은 기대 속에 숨을 죽이고 보고 있었다. 3층에서 떨어지는 두 개의 공도 동시에 땅바닥에 떨어졌고, 4층에서도, 5층에서도, 6층에서도 실험의 결과는 같았다. 공들이 떨어지는 소리는 하나였고, 모래시계의 시간은 동일하게 기록되었다. 낙하 실험은 끝이 났다. 그 실험의 중요성을 알고 박수를 보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마조니 교수가 갈릴레이에게로 달려와 ‘갈릴레이 교수 축하합니다. 내가 이렇게 역사적인 대 실험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하며 갈릴레이의 손을 꼭 잡고 실험의 성공을 축하했다. 
  
이곳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여유롭기만 한 피사의 거리에 많은 이 민족들이 뒤엉켜 살아가고 있다. 가죽 의류를 판매하는 흑인 노인이 거리를 활보하고, 할일 없는 검은 청년들이 벤치에 옹기종기 모여 있고, 기념품을 팔고 있는 조그마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그 사이를 백인 관광객들이 보인다. 사고 싶은 기념품은 눈에 띄지 않지만 가게에 매달려 있는 피노키오 인형이 눈길을 끈다.  
 
‘피노키오의 모험’은 1883년 이탈리아의 극작가 ‘카를로 로렌찌니’가 어린이들을 위하여 쓴 이탈리아 동화다. 잣나무로 만들어진 빨간 광대 모자에 긴 코의 피노키오가 실에 묶여 막 인형극의 무대에 오르려는 준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조그마한 마을 피사에서 무의미하게 벤치를 지키고 있는 유색 젊은이들에게도 피노키오의 무대와 같이 의미 있고, 활력에 찬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무대가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 피사의 사탑에서 작가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김석기 작가  ksk0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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