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에 담아낸 생명에 대한 사랑

임채은 기자l승인202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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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암(礱庵) 박동수 작가가 조각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중학생 때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했다. 평면에서만 이루어지는 그림과 달리 무언가를 깎거나 붙여서 입체 형상을 만드는 것이 좋아서 조각을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그저 좋아하는 일을 택했을 뿐이라는 박 작가. 피플투데이는 박동수 작가를 만나 그의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별을 품은 여인

작품 <별을 품은 여인>, 휴머니즘을 전하다
최근 박동수 작가는 제29회 한국미술국제대전 공모전에서 문체부장관상을 받았다.

박 작가가 수상한 작품인 <별을 품은 여인>은 허황된 꿈을 좇는 여성을 표현하는 동시에 훌륭한 어머니의 형상을 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세상의 본질보다 물질을 바라보는 여인이고 또 다른 면에서 본다면 아이를 품에 안고 바라보는 어머니다. 이 두 입장은 상반되어 모순점을 갖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박 작가가 추구하는 것은 같다. 그의 작품은 ‘어머니로서의 훌륭한 여성상은 무엇인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별을 품은 여인>의 윗부분을 보면 어머니를 형상화한 부분이 휘어져서 아이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되어있습니다. 구부러진 형태로 품에 안고 있는 아이를 보는 겁니다.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보는 마음, 자식인 토마스 안중근 의사가 죽을 것을 알면서도 떠나보내는 안중근 의사 어머니의 마음, 그리고 형편이 어려운 지역에서 질병에 걸리거나 기아와 궁핍으로 인해 어린 나이에 죽는 아이를 보는 어머니의 마음. 이런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이상적인 어머니의 감정을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박 작가는 대학생 때부터 휴머니즘 작업을 해왔지만, 그러한 작업물이 의도한 결과는 아니라고 말한다. 박동수 작가의 작품은 작가가 품고 있는 인류와 생명체의 역사, 그리고 그 안의 사랑이 조각으로 태어난 것이다.

“제 작품의 주제는 항상 ‘휴머니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존중’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셨기에 어머니, 아버지가 계시고, 또 그렇기에 내가 있고. 이러한 개인의 역사, 그리고 나라의 역사, 범지구적으로 본다면 인류 역사의 의미를 중시하다 보니 휴머니즘으로 이어지고, 저의 가치관이 되어 작품에도 반영이 되는 것입니다.”

 

▲ 심장

 

자연 친화적인 조각가
박 작가가 조각하는 재료는 주로 ‘돌’이다. 단지 조각이 좋아서 수많은 직업 중 조각가를 선택했고, 더 구체적으로 돌을 선택했다는 박 작가는 돌이 거짓 없고 순수한 재료라고 말한다.

그는 육체노동을 통해 조각한 만큼 조각이 되고 사람의 눈, 코, 입같이 섬세해서 깨지기 쉬운 부분이 신경 쓴 만큼 구현된다는 점이 좋아서 돌 작업을 주로 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즉, 박 작가에게 조각은 수행의 한 방식이다. 

“주로 돌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돌은 재료 자체가 진솔합니다. 내가 땀을 흘리고 집중해서 신경 쓴 만큼 결과가 나오고 그것보다 더 나오지도, 덜 나오지도 않습니다. 결과물 또한 십 년, 이십 년, 백 년이 가도 크게 변하지 않아요. 돌조각은 상당한 중노동에 속하는 작업이지만 잡념을 날리고 작업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 자체가 좋아서 돌을 선택했습니다. 사실 편하게 돌아갈 수 있는 길도 있고 그래도 되는 거잖아요.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만 과정을 제대로 거쳐야 나오는 결과도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박 작가는 앞으로 힘이 닿는 한 조각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몸이 따를 때까지 작업하고, 못하게 된다면 못하는 거라고 말하며, 인위적인 구속을 거부하는 박동수 작가는 그저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는 자연 그 자체의 현신 같기도 하다. 자연의 산물을 단단한 형상으로 구축한 박동수 작가의 아름다운 작품 세계를 느껴보길 권한다.

 

▲ 혼

Profile
홍익대 및 대학원 졸
개인전 8회(동경, 보령, 아오모리, 수원, 평택)
국내단체전 100여회
해외초대전 14회(미국, 남아공, 일본, 중국, 네덜란드, 베트남)

작품 및 조형물
평택시 문예회관, 굿모닝 병원, 대원아파트(평택)
목포우편집중국청사(영암)
라온프라이벗타운(제주)
유토피아 추모관(안성)
신안군 새조각공원(흑산도)
안중근의사 서거 100주년 기념상(안성)
부여독립유공자 추모탑(부여)
제주항일기념탑 상징조형물(제주)
대구 2.28학생민주화운동기념 부조조각(대구)
해병대 사령부 전사자 추모비(화성)
고운 식물원(청양)
e편한세상 아파트(보령)
독립운동가 이동휘 선생 추모비(블라디보스톡)
하코다 신사(아오모리)
보령시 구도심 공원(보령)
광개토대왕비(보령)


전업작가
제29회 한국미술국제대전 공모전 문체부장관상


임채은 기자  notalklat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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