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향한 따뜻한 ‘인술’, 투석혈관 주치의를 만나다

권준성 참하지외과의원 대표원장

  • 입력 2022.08.29 15:38
  • 수정 2022.08.29 17:22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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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을 심장과 온 몸으로 순환시키는 통로인 혈관. 이를 통해 각종물질,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된다. 그리고 혈압을 유지하는 데에 부분적으로 관여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체내의 생리적 변화를 감지해 여러 기관의 기능을 제어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디를 찾아가야 할까. 
혈관외과는 온몸에 있는 혈관 중 흉부외과가 담당하는 심장과 가슴에 있는 혈관과 신경외과가 담당하는 머리에 있는 혈관을 제외한 동맥, 정맥, 대동맥, 경동맥, 다리 혈관 등을 다룬다. 하지정맥류, 심부정맥 혈전증 등 혈관과 관련된 모든 질병 역시 혈관외과가 담당한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한 참하지외과의원은 서울 남서부지역 최초이자 유일한 혈관질환 전문 진료·수술기관으로 혈관외과의 존재가 낯선 대중들에게 혈관외과의 역할과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는 권준성 대표 원장을 만나보았다. 

 

침묵의 병 만성신부전, ‘투석’으로 치료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과 같은 치료법이 바로 권준성 원장이 전문으로 하는 투석이다. 신장은 체액과 전해질 및 산·염기 상태를 조절하는 장기로, 혈중 노폐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 만성신장질환이다. 
권준성 원장에 따르면 만성신부전 환자 중 약 50% 정도가 당뇨로 인해 발생하며 20%는 고혈압, 신장병증이 10% 정도를 차지하며 그 외는 유전, 신장혈관질환, 요로폐쇄 혹은 드물긴 하지만 요로결석 역시 신장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권 원장은 만성신부전의 가장 대표적인 치료인 ‘복막 투석’과 ‘혈액 투석’ 대해 설명했다.

“우선 투석에는 ‘복막 투석’이라는 게 있습니다. 복막 투석은 배에 관을 집어넣고 배 안을 감싸고 삼투압을 조절할 수 있는 복막에 2L 정도의 투석액을 하루에 3~4번 정도 넣었다 뺐다 하는 과정을 반복해 몸에 있는 요독을 빼내는 치료 방법입니다. 별도의 병원 방문 없이 집에서 혼자서 할 수 있으며, 매일 진행하기에 수분 제한이 크게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또한, 직장을 다니거나 활동량이 많은 사람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지요. 주의할 점은 관을 통해 감염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 관리가 필수입니다. 몸이 약하거나 나이가 많은 어르신과 같은 케어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 몸에 있는 혈액을 뺀 후, 투석 여과기를에 돌려서 다시 몸에다가 집어 넣어주는 ‘혈액 투석’이 있는데요. 병원에서 투석을 받기 때문에 투석 관이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적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복막 투석에 비해 뚜렷한 효과를 보이지만 일주일에 3번 정도 시간 내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한번 받을 때마다 3~4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환자에게는 부담스러운 치료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또, 심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가 혈액 투석을 하게 된다면 심장에 무리가 가며, 매일 투석하는 것이기 아니기에 수분 섭취도 제한됩니다. 뿐만 아니라 혈액을 뽑는 과정에서 적혈구가 많이 깨지기 때문에 빈혈이 올 수도 있습니다. 참하지외과에서는 환자의 현재 건강상태를 충분히 고려한 후에 치료 방향을 결정합니다. 또한, 투석 경험이 풍부한 간호사 7명이 근무하고 있어 개인 병·의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력 구성과 더불어 투석혈관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좀 더 세밀하게 환자들을 케어하고 설명 및 상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성신부전으로 인해 고생하고 계신다면 망설이지 말고 참하지외과의 문을 두들겨주시길 바랍니다.”

 

‘신장이식’통해 새로운 삶을 얻다
어떤 질병이든 장기전에 돌입하게 되면 의사도, 환자도 지치기 마련이다. 투석의 경우 매번 굵은 주삿바늘을 혈관에 찔러야 하는 고통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 제한되는 것들이 많아 몇 배로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권준성 원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신장이식’이 남은 삶을 위해서라도 가장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환자분들이 내원을 하면 가장 먼저 뇌사자 신장 이식 대기 신청 여부를 묻습니다. 안 했다고 하시면 다니는 대학병원에 가서 신장 이식 대기를 신청하라고 말씀드립니다. 이식을 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삶의 질이 너무나도 달라집니다. 특히 직장인 분들은 혈액 투석을 받으면 굉장히 힘들어하십니다. 일하고 와서 야간 투석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투석을 받고나면 무척 힘들어하면서 집으로 돌아가십니다. 여행 가기도 힘들죠. 물론 타지에서 투석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있긴 합니다. 사실 이것도 굉장히 제한적이고, 해외 같은 경우는 더더욱 힘듭니다. 또, 투석비용도 만만치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투석을 약 7년 이상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오히려 신장 이식을 받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신장 이식이 사실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신장 이식을 무사히 받은 환자들이 투석의 고통에서 해방돼 일상을 회복한 모습을 보면 의료인으로서 무척이나 보람되고 감사함을 느낍니다. 한 번은 투석혈관 관리하던 환자가 예약날짜에 안 오셔서 연락을 해보니 공여자로부터 이식을 받아 더 이상 투석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기뻤던 기억이 나네요.”

 

혈관질환의 ‘골든타임’, 더 늦기 전에 검진부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혈관질환의 경우 당뇨 혹은 고협압 유병자들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혈관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와 관련, 권준성 원장은 분야의 전문가로서 혈관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제고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혈관질환 환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는데 이는 유병자가 적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환자 본인이 혈관질환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최고의 치료는 예방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미 발병하기 전에 꼭 혈관검진을 통해 본인의 건강을 관리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특히 당뇨나 고혈압 환자들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시길 강권합니다. 검진을 통해 질병이 발견된다 해도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와 관리방법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설명해드리고 있습니다. 반드시 시술과 수술만이 정답은 아닌 케이스도 많습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내원하셔서 함께 건강을 지켜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혈관외과 발전에 이바지하고파
권준성 원장은 현장에서 진료를 통해 환자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하는 한편, 다양한 학회 활동을 통해 유의미한 연구들을 펼치는 등 학술적으로도 의학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4월 제75차 대한혈관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강북삼성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혈관외과·흉부외과·호흡기내과 등 관련 분야의 교수들과 함께 『Lung cancer as a risk factor for abdominal aortic aneurysm』라는 주제로 폐암 환자와 복부 대동맥류의 상관관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권준성 원장은 폐암의 위험인자에 흡연이 속하고, 대동맥류도 위험인자에 흡연이 속한다는 사실을 통해 이 둘의 위험인자가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한 바, 폐암이 있는 환자는 대동맥류가 생길 확률이 높다는 결과를 도출해냈다.
또, 같은 기간 정맥학회에서 진행한 제42회 대한정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코로나 이후 합병증 중 하나가 심부정맥혈전증이 많이 생긴다는 해외 연구를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심부정맥혈전증이 얼마나 많이 생기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에 관한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권 원장은 ‘투석혈관 권위자’로 거듭나기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연구와 혈관질환의 위험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통해 혈관외과 전문의 또한 증가하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다.

“투석혈관의 권위자가 되기 위해 아직 가야할 길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많은 사례들을 접하고,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제 개인의 성장은 물론, 참하지외과도 함께 성장을 거듭하다보면 대학병원에 버금가는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병원으로 성장해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 혈관외과를 전공하려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만, 선배로서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해 나가다보면 언젠가는 인기 있는 전공과목이 되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봅니다. 어떤 결과이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열심히 정진해나가는 전문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

약력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강성심병원 외과 전공의 수료
외과 전문의 취득
혈관외과 분과 전문의 취득
강북삼성병원 전임의
한강수병원 외과 과장
인천성모병원 전임의
강북삼성병원 혈관외과 부교수
2022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필드닥터

학회활동
대한외과학회 평생회원
대한혈관외과학회 평생회원
대한이식학회 정회원
대한신장학회 정회원
대한투석중재학회 정회원
대한투석혈관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정맥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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