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물들이는 염색의 마술

박영혜 부산공예명장 / 색깔사랑 대표

  • 입력 2022.07.28 15:56
  • 수정 2022.07.28 18:22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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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매년 공예명장을 선정한다. 지난 5월 23일에 부산시청 제3전시실에는 2022년 부산공예명장전이 열렸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전시에는 16명의 명장, 26점이 준비되었다. 시는 공예 각 분야에서 15년 이상 종사하고 활동 중인 10년 이상의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심사해 공예명장을 선정하고 있다.

예술적 기질을 열어준 스승
박영혜 명장은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약 30년 간 교직에 몸담았다. 학생을 지도하고 세월이 흐르면서도 자신이 늘 꿈꿨던 ‘미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1995년 대학원 미술교육과에 진학 후 자신의 재능을 다시 끄집어냈다. 석사학위 논문은 ‘초등학교 미술교육에 있어서 표현기법에 관한 연구 - 공예염색 기법을 중심으로’였다.
그의 어린 시절은 자투리 천으로 인형이나 옷을 만들며 시간을 많이 보냈다. 4학년 때는 열정으로 가득했던 교사 김연태 선생으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담임의 교육자료전 출품을 거들고 야자수그림의 천 모자이크를 경험하며 김 선생님의 강렬한 예술적 영향력은 제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기 충분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천 작품’ 세계에 들어섰다.
중고 때까지 학교대표로 나가 여러 미술대회에서 수상하며 <미술대학>으로 진학할까 생각 했으나 집안 사정은 여의치 못했다.  아버지의 설득으로 차선책인 교육대학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교단에 선 후 30여 년의 교사생활을 하며 미술지도와 학교환경정리를 도맡아 하며 손에 물감 마를 날이 없었다. 지도상도 여러 번 수상하고 교원기능대회에서 1등급을 받기도 했지만 이루지 못한 미술에 대한 꿈과 헛헛함은 항상 남았다.
명예퇴직 하면서 서면 영광도서 인근에 그렇게 꿈꾸던 연구실을 열었다. 바로 ‘색깔사랑’의 시초였다. 색깔사랑은 곧 명퇴한 교사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을 했고, 염색작업을 하면서도 일반인 상대나 대학 강의도 이어나갔다.

디자인등록 특허등록
지난 2017년 1월1일, 박영혜 명장은 1인 출판사를 등록한 뒤 20여 년간의 염색작품들을 모아 『염색예술 일상을 물들이다』를 출간했다. 염색을 사랑하고 관심을 갖는 이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하는 지침서이다. 박영혜 명장이 대단한 이유는 또 다른 곳에 있다. 디자인등록과 특허에서 누구보다 경험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2002년 디자인 도용이 있어 분쟁이 생기자 빠르게 디자인등록 방법을 살피기 시작했다. 교직생활 때 늘 해왔던 문서작업이 빛을 발했다. 의문사항을 특허청에 통화해 문의해도 해결되지 않자 바로 KTX를 타고 대전으로 직접 찾아갔다. 그렇게 찾아가기를 예닐곱 번. 스스로 끝낸 디자인 등록 건만 13건이다. 이 소문이 나면서 부산, 경남 공공 단체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디자인등록’에 대한 노하우를 강의로 알려달라는 문의였다. 박 명장은 소상공인, 공예인들의 모임에서 자신이 겪은 좌충우돌 디자인등록 경험을 강의하기도 했다.
“우리네 전통적인 부분, 염색이나 섬유관련학과가 모두 없어지는데 전통 분야는 보존의 가치가 높습니다. 최근에는 먹물작업에 푹 빠져 다음에 발간할 책도 먹물염색에 관련한 책을 준비 중입니다.”
박영혜 명장의 마침표는 그간 쏟아 부은 열정의 한 형태가 될 것이다. 부산에 섬유염색 박물관이나 섬유염색 미술관을 세워 사라져가는 염색예술을 알리는 공간을 만드는 게 마지막 꿈이다.

 

사진=색깔사랑
사진=색깔사랑

 

Profile
부산교육대학교/경성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창신, 양정, 망미, 혜화초등학교 교사

부산교육연수원, 경남교육연수원 자격연수 강사
대한민국 공예품경진대회 부산광역시 예선대회 심사위원, 
    기술디자인 심의위원
사) 부산섬유조형디자인협회 이사, 부회장, 회장 역임

저서 <염색예술, 일상을 물들이다>

상표특허등록 ‘색깔사랑’ / 디자인등록 스카프 5종, 직물디자인 8종

現 
갤러리&섬유예술원&출판사 '색깔사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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