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공예명장 세계 플루트 시장에 도전장

송영찬 쏠트 대표 서성원 기자l승인202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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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고 경쾌한 소리로 오케스트라에서 주 멜로디를 연주하거나 독주를 자주 맡는 플루트는 원래 나무로 제작되었으나 효과적인 연주를 위한 플루트로 개량되면서 지금은 주로 구리합금이나 은합금 또는 금합금을 이용해 제작되고 있다. 가격도 50~100만원 정도의 저가형 악기에서부터 재질과 제작회사에 따라 1000만원에서 1억 원을 호가하는 전공자용 플루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한다. 세계적으로 유구한 역사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브란넨(Brannen), 무라마츠, 야마하, 산쿄, 파우웰, 알투스 같은 브랜드가 잘 알려져 있으며 제작 공정의 많은 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 그 플루트 소리의 매력에 빠져 플루트 제작의 길로 뛰어든 부산시 공예명장 송영찬 대표를 만났다.


우연히 아름다운 플루트 소리에 빠져
플루트의 달콤한 음색은 세계 경제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아시아 경제 위기가 한창이었던 1990년대 후반, IMF이후에 한국에 금 플루트 판매량이 급증하다 갑자기 급감했다고 LA타임즈가 밝혔다. 미국의 수제 플루트 산업은 보스턴과 인근 지역의 소규모 업체로 구성돼 있었다. 미국의 플루트 산업은 100년 전 매사추세츠(Massachusetts)에서 고급문화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클래식, 오케스트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귀금속 산업과 연관된다. 이처럼 플루트 산업이 귀금속산업과의 연관성은 세계적으로 흔한 일이다.
수년 전만 해도 국내에 수입 제품을 들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플루트 수입완제품은 15~30%의 딜러 유통비, 25%에 육박하는 수입 및 운송관세로 인해 비용이 2배 가까이로 치솟았다. 전 세계 플루트 제작사와 제조 명인들은 ‘이런 아름다운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는데 최소 수 천만 원 이상을 투자가 필요로 하는 단일 시장은 찾기 어렵다’고 말한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송영찬 대표의 세공관련 히스토리는 지난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 대표는 직업의 전문성을 갖기 위해 부산 범내골역 인근 중앙시장에서 조그만 보석상을 열었다. 처가의 손윗 처남들이 세공관련 기술자라서 귀금속업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사업체는 점차 단순 세공에서 세공기술을 전파하는 학원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 왔다. 그중 악기수리를 위해 세공 기술을 배우러 오는 수강생들이 종종 있었다. 한 번은 플루트 연주의 맑고 힘 있으면서 아름다운 소리에 매료되었다. 
‘바로 저 소리를 갖고 싶다!!’
그런데, 플루트업계 사람들은 <한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반응했고, 송 대표의 도전의식에 불을 지폈다. 
‘어떤 분야든 세계적 기술을 자랑하는 이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단순해 보이는 것을 만들 수 없다고? 내가 한 번 도전해 보겠어!’

플루트 연구가로서
손재주 좋다는 한국인의 한 사람, 기술인의 한 명으로서 자존심을 내건 승부였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하고 무엇부터 배울 지가 막연했다. 수소문 끝에 플루트 유명 연주자인 연세대 음대 김대원 교수를 찾았다. 세계 정상급인 그는 연세대 졸업 후 독일에서 유학하고 KBS교향악단 플루트 수석주자까지 역임한 실력자였다. 서울까지 올라가 교수와 겨우 만났다. 그는 젊은 시절에 함께한 친구, 일본의 한 플루트 기업대표를 소개해줬다. 바로 세계 10대 플루트 브랜드 중 하나인 <알투스(Altus)>의 다나까 슈이츠(Shuichi Tanaka, founder of ALTUS) 회장이었다. 
플루티스트 플루트 연구가이자 일본 플루트 제조 역사의 전설이라 할 수 있는 그는 악기의 음질과 기술적 측면의 혁신적으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ALTUS의 브랜드에는 그의 열정이 결합되어 있다고 한다. 최초 알투스 플루트는 1981년에 시작되어 국제적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1990년부터 일본 내 생산을 시작했다. 회장 연락처를 받아 회사로 연락을 했으나 회사 관계자가 바로 회장과 연결해줄 리 만무했다. 매주마다 전화하고 팩스 보내기를 이어가 2달 즈음 다 되어 갈 때 전화가 왔다. 바로 다나카 회장이었다. 
그렇게 동경에서 첫 만남이 성사되었고 송영찬 대표는 직접 만든 악기(지금 생각하면 악기도 아니었지만)를 선보일 기회를 얻었다. 동경에 만든 제품을 갖고 오면 시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송 대표는 시연하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큰 무대였다. 회장의 초대를 받은 수많은 연주자들과 중간 딜러들이 함께 모인 장소였다.

알투스 회장의 조언
실패의 소리를 듣고 다나카 회장은 점잖게 말했다. “팔기 어려운 악기지요.”
서로 명함을 주고받은 뒤 헤어지면서 초보플루트 제작자를 위해 다나카 회장은 숙제를 하나 내줬다. 한 요소를 딱 찍어서 ‘조언해 준 것을 기초로 한 번 만들어봐라’는 내용이었다. 요청에 따라 송 대표는 정성을 다해 몇 주에 거쳐 제작해 샘플을 보냈다. 그러면, 다시 알투스 회장의 숙제가 내려졌다.
이런 식으로 6개월의 시간이 흐르자, 회장으로부터 연락이 다시 왔다. 직접 한국으로 와서 ‘시간을 줄여주겠다’는 기쁜 소식이었다. 다나카 회장은 5번 방문하면 방문할 때마다 매일 책상에 앉아 립플레이트를 깎아가며 구조와 생긴 모양, 턱에 닿아 이루는 각도까지 생각하며 소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주자에게 어떤 것이 편하고 불편한 요소로 작용하는지, 혹은 연주자의 최적화 된 제품이 어떤 것인지를 송 대표와 함께 연구했다.
1주일씩 와서 보고 조언해주며 도와주고 가는 식으로 지도 방향은 바뀌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흘렀다. 보긴 단순한 악기였으나 배음이나 음정의 미세 조정이 쉽지 않았다. 하나씩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2012년 송영찬 대표는 <송플루트>라는 자신의 브랜드 명을 가졌다. 
“저희처럼 플루트 헤드조인트나 플루트를 만드는 국내 회사는 없습니다. 모두 OEM 방식으로 해외에서 제작해 들어옵니다. 지금은 자동차의 엔진과도 같은 헤드조인트에 집중하고 있지만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세계의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훌륭한 플루트를 만들 것입니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송플루트 헤드조인트
송플루트 헤드조인트는 타브랜드와 달리 소리의 특성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합금처리한 금속 재료를 사용하여 관재를 제작하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플래티넘 합금 제품은 알투스에서 한 제품 생산되지만 송플루트의 제품과는 또 다르다.
지난해 부산시 공예명장으로 당당히 선정된 송영찬 대표는 금속공예의 숙련기술을 바탕으로 악기제조 및 독자적 디자인을 구축했다는 평가 받았다. 현재 쏠트 송플루트의 헤드조인트 제품은 일본, 미국, 이탈리아, 대만, 홍콩, 네덜란드 수출로 매출 90%는 해외이며 송영찬 대표는 1~2달이 멀다하고 전 세계의 전시회를 돌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국민의 오케스트라, 클래식 문화의 관심이 높아졌다. 송플루트가 국내 고유의 플루트 브랜드로 약진해 10년, 20년 후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찾는 ‘Made in Korea! 악기브랜드’로 성장해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서성원 기자  tmaxx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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