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 작가 신경미, 예술 인생 두 번째 장을 열기 위한 쉼표를 찍다

신경미 화백

  • 입력 2022.07.07 15:22
  • 수정 2022.07.07 16:00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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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미 화백은 전설 속 동물인 봉황 그리고 물고기라는 동양적 소재를 서양적 기법으로 자유롭게 표현해내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사랑에 보답하듯 대구·경북 일대에서 전시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는 신 화백은 지난 2021년에는 대한민국 예술가들의 등용문인 제39회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에서 비구상부문 서양화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피플투데이는 끊임없이 정진하며 켜켜이 쌓여가는 신경미 화백의 화업인생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봉황'과 '물고기'로 전통과 현대의 아름다움 표현
신경미 화백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단연 ‘봉황’과 ‘물고기 여인’이다. 봉황은 전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상상의 새다. 수컷은 봉, 암컷은 황이라고 하며 금슬이 매우 좋다고 전해진다. 이와 함께 물고기 여인은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을 표현한 작품으로, 그림 속 물고기는 다산을 상징해 가정의 평화와 화목을 염원하는 신 화백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봉황은 오색찬란한 빛을 띠우며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신비로운 동물로 전해집니다. 나라가 태평성대일 때 나타난다는 설이 있지요. 봉황의 머리 무늬는 덕(德)을 나타내고 날개의 무늬는 의(義)를 상징합니다. 또 등에는 예(禮), 가슴 무늬에는 인(仁), 배 무늬에는 (信)의 의미가 담긴다고 합니다. 이처럼 덕·의·예·인·신을 고루 갖추고 있어 더욱 상서로운 동물인 것이지요. 물고기 또한 가정의 평화와 어머니의 사랑, 자식에 대한 애정을 상징하여 제 작품을 보는 이들이 항상 행복하고 평화로웠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저 또한 가족들의 희생과 응원,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무탈하게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지만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붓에 담아 더욱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경미 화백의 작품을 서울에서 감상하고 싶다면 서울시 인사동에 위치한 애플갤러리를 방문하면 된다. 애플갤러리에서는 신 화백의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더 많은 관람객과 나누기 위해 상시 전시를 하고 있다.

신 화백은 "제 그림을 서울에서도 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준 애플갤러리 관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서 "제가 활동하고 있는 대구·경북 지역을 넘어 더 많은 곳에 봉황의 상서로운 기운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미'를 되돌아보는 시간
한편, 신경미 화백은 최근 자주 교류하던 원로 화백들과 지인들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심적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그림을 시작한 뒤로 늘 공부와 작업, 전시에 몰두하며 앞만 보고 달려왔던 신 화백은 초심으로 돌아가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남기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제 자신을 되돌아보며 가장 첫 번째로 화실을 정리하였습니다. 재료비를 살 돈도 없던 시절 합판에 모래를 발라 그리던 그림부터 시작해 수많은 습작들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이 화실 구석구석에서 나오더군요. 젊은 날의 열정이 담긴 그림들과 다시 조우하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이 때의 내가 모여 지금 대작을 그리는 신경미가 존재하는구나 생각도 들고요. 작가 신경미의 역사가 담긴 그림들, 모두 제 자식 같은 작품들이지만 과감히 버릴 것은 버리고, 남길 것은 남기려고 합니다. 지금은 대작을 주로 그리지만, 또 나이가 든 후에는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작은 작품들을 다루지 않을까 싶어요. 결국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 때가 되면 작은 작품들을 모아 전시를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신 화백은 앞으로도 예술가로서 더 좋은 작품을 그려내기 위해 건강과 체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저는 단 한 번도 제 건강에 대해서 의심해온 적이 없었기에 건강을 돌보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을 무시할 수는 없더군요. 점차 체력이 따라주지 못하는 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한참인데, 하루라도 더 좋은 작품을 그려내기 위해선 건강해야지요. 최대한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는 ‘살면서 죽음을 기억하라’라고 말했습니다. 죽음이란 아주 부정적이고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농밀하게 살기 위해선 죽음을 늘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일반인이 아닌 작품을 남기는 예술가이기 때문에 후대에 어떻게 평가될 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작품을 구입해 소장하는 분들에게 누가 되어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내일 죽어도 미련이 없을 만큼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예술가로서의 가치는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밖에도 신경미 화백은 화가의 길을 걷게 된 이후 자신을 위해 응원하고 희생한 사람들로부터 받은 고마운 마음을 봉사를 통해 갚아나가고 있다. 
 
"대구시 수성구에서 활동 중인 세바퀴봉사단 김명애 회장님이 오랫동안 봉사한 곳에서 함께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다른 사람을 위해 베푸는 일을 소홀히 여기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주변의 이웃과 나누는 삶을 실천하며 그동안 제가 받은 나눔에 보답해나가고자 합니다."

 

자연에서 영감을 얻다
신경미 화백은 '느림의 미학'을 강조하며 당분간은 초록의 자연 속에서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숨을 고르며 새로운 작품에 몰입할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작품이 안 풀리거나 새로운 시도를 할 때에는 마냥 작업실에 앉아있기 보다 책을 읽거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거나, 작업 환경에 변화를 주며 영감을 얻습니다. 일례로, 경남 산청군에 황매산이라는 철쭉 군락지로 유명한 아름다운 산이 있습니다. 이 세상 절경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 곳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웠지요. 그 곳에서 바로 스케치를 하여 120호 작품에 옮겨 담아 완성한 그림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경북 고령군에 위치한 산골마을로 작업실을 옮겨 푸른 산과 들, 초록의 자연 속에서 좋은 그림을 탄생시켜보고 싶습니다. 멀지 않은 날에 다시 대중에게 좋은 작품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해주시길 바랍니다."

 

Profile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졸업
대구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조형 창작학과 석사졸업

활동
개인전 19회
대구정부지방합동청사 초대전
조선일보미술관
G갤러리
중국 상해 개인전
독일 드레스덴 특별초대전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 ART르살롱전
일본 등 국내외 전시
서울국립미술관, 예술의전당, 인사아트프라자 단체전 다수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미술협회 회원
2014 독일드레스덴 아리랑을 울려라
영화제 봉황 퍼포먼스 10회

수상
대한민국을 빛낸 인물 선정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2회(국전)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외 다수
서울시정일보 논설위원
봉황문화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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