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글로벌 전기차업계 '퍼스트 무버'로 도약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입력 2022.07.01 11:21
  • 수정 2022.07.01 12:59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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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광폭행보를 펼치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전기차 확산을 비롯한 모빌리티 대전환 시기를 맞아 현대차그룹이 '퍼스트 무버(선도업체)'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기차를 포함한 신기술, 신사업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침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전세계로부터 인정받은 전기차 '아이오닉5·EV6'
지난 6월 블룸버그통신은 "일론 머스크 미안. 현대차가 조용히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는 중."(Sorry Elon Musk. Hyundai Is Quietly Dominating the EV Rac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미국 시장 내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무서운 성장세를 표현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초 미국에서 아이오닉5와 EV6를 출시한 순식간에 테슬라 이외의 모든 전기차 브랜드를 제치고 2만1467대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포드의 머스탱 마하-E의 1만5718대 판매를 넘는 수치다.

블룸버그는 테슬라가 여전히 훨씬 더 많은 자동차를 팔고 있지만, 테슬라의 경우 현대차·기아의 판매량 수준까지 가는 데 10년이 걸렸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현대차의 성장세가 테슬라를 뛰어넘었다는 소리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조차 현대차의 기록에 인상 깊어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기차 아이오닉5가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3개 부문의 상을 받았다. 월드카 어워즈는 '유럽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으로 꼽힌다.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특히 유럽 올해의 차와 북미 올해의 차와 달리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만큼 의미가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 월드카 어워즈에서 전체 6개 부문 가운데 아이오닉5가 3개를 휩쓸었다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의 경쟁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월드카 어워즈 심사위원단은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이오닉5에 대해 “복고풍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유연한 실내공간의 적절한 조화를 앞세워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며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아이오닉5의 디자인은 심리스(seamless) 기술 기반으로 뛰어난 비율을 구현해 신선한 느낌을 주며 내장 디자인과 소재 등에서도 현대적 감각이 엿보인다”고 격찬했다.

이밖에도 아이오닉5는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 금상' 등 상을 휩쓸었다. 기아의 전용플랫폼 전기차 EV6도 아이오닉5에 뒤지지 않는다. EV6는 2월 말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뽑혔다. 글로벌 전기차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과 북미 등 선진 자동차시장에서 각종 상을 수상한 것은 의미가 크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전기차에 76조원 투자…"사활 걸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핵심계열사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3사가 2025년까지 63조원을 투입해 전동화와 친환경, 신기술, 기존사업 등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미국 전기차 공장 건설에 투입할 13조원까지 포함하면 2025년까지 국내와 미국에서 모두 7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차와 기아가 국내 전기차 생산시설 확충을 위해 2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뒤 미국 현지에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등을 위해 약 7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더해 정 회장은 추가로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등과 관련해 미국에 6조원을 추가 투자하겠다고 밝혔고 현대모비스까지 포함한 주요 계열사 3곳의 종합적 국내 투자계획을 내놨다. 여기에는 전기차 관련 국내 투자분이 포함됐다. 총 76조원이라는 투자 규모는 현대차그룹의 연간 매출(약 180조원)의 40%가 넘는다. 

세부적으로 발표한 국내 투자에서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와 미래모빌리티 등만 살펴보면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2025년까지 4년 동안 25조1000억원을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에 투자한다. 여기에 미국 전동화 및 미래기술 투자까지 더하면 약 38조원에 이른다.

이는 세계적 자동차회사들의 투자 규모에 필적할 만한 규모다. 폴크스바겐과 제네럴모터스(GM), 포드, 토요타 등 세계적 자동차회사들도 현재 전기차에 사활을 걸면서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이 이들과 경쟁할 만한 수준의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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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퍼스트 무버'의 탄생
정의선 회장은 글로벌 고성능, 고급차 브랜드들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인 ‘E-GMP’를 개발할 당시 이를 놓고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렸을 때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며 개발을 밀어붙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E-GMP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줄곧 "지금껏 내연기관차 시대에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며 "경쟁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선두업체)'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회장의 이런 의지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완성차업계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전동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정 회장은 E-GMP 개발의 주요 단계마다 직접 점검하면서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대표적으로 E-GMP에 탑재된 초급속 충전시스템 등은 다른 완성차업체에선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적용 여부를 고민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이를 비롯 다른 고사양 장치를 과감하게 탑재했다.

이런 노력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에 세계에서 전기차를 7만6801대를 판매했다. 2021년 1분기보다 73% 늘었다. 특히 전기차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유럽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럽 전기차 전문 사이트인 'EU-EV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주요 14개 국가에서 현대차의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13.93%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자동차 판매순위 5위에 올랐는데 이제 개화하는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위상을 다져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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