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의 미술여행]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 '르네상스의 서막을 올린 꽃의 도시'

김석기 작가l승인2022.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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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베네치아와 함께 가장 강력한 또 하나의 공국이었던 피렌체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린다. 차창으로 스쳐가는 전원의 풍경이 온통 포도밭으로 이탈리아가 세계 제일의 포도주 생산국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 피렌체 시청사 앞에서

피렌체는 제일 먼저 르네상스가 시작된 도시로 그 중심에는 메디치(Medici)라는 가문이 존재하고 있었다. 메디치 가문은 15세기에서 18세기까지 피렌체를 중심으로 상권을 장악하면서 은행을 만들고, 교황청과 상거래를 하면서 상업 자본을 형성하였다. 피렌체의 황금시대를 만든 메디치 가문은 은행장과 국가 원수의 직위를 겸임하면서 국부(國父)의 칭호를 받아 실질적인 피렌체의 정권을 장악하였다. 메디치 가문은 사재를 시정에 투입하였고, 특히 예술과 문학 등 학예를 장려하는데 노력함으로써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출범을 알리는 서막을 열게 되었다. 이는 메디치가의 놀라운 안목이며 미래를 내다보는 현명하고 위대한 결정이었다.  
  
르네상스의 꽃을 피우기 위한 메디치가의 교육기회 제공과 경제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곳 출신인 미켈란젤로, 단테,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천재들이 배출되게 되었으며, 피렌체의 상징인 종교적 중심지 '산타마리아 델피오레(꽃의 성모교회)'와 같은 두오모 대성당이 완성을 보게 되었다.  
  

▲ 피렌체두오모

두오모 대성당은 1296년에 '아르놀포 디 캄비오'에 의해 설계되고 기공되었으나 그의 죽음과, 뒤이은 종탑 설계자이자 공사감독이었던 '조토 디 본도네' 역시 세상을 떠남으로써 공사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기도 하였다. 그러나 대성당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던 쿠폴라(반구천장)의 공사가 조각가이며 건축가, 화가, 학자로서 이론을 겸비한 초기 르네상스의 거장 '부르넬레스키(1400-1450)'에 의해 1434년에 완성되고, 높이 114m인 주황색 돔의 쿠폴라에 '바사리'가 성서의 이야기를 프레스코화로 그림으로써 두오모가 완성되게 되었다.  
  
이탈리아 최대의 시인 A.단테'가 세례를 받았다는 '산조반니 세례당' 앞에 서니, 미켈란제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칭송했다는 세례당 문이 황금빛으로 눈부시게 다가온다. 10개의 황금 부조작품으로 구성된 천국의 문에는 성서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에서 솔로몬과 시바 여왕에 이르기까지 구약 사건들을 묘사하고 있다. 황금빛 화려함이 극에 달하고, 미술적 원근감 표현이 수려하며, 예술적 가치가 출중한 이 '천국의 문'은 '로렌초 기베르티'에 의하여 28년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명소 종탑이 두오모 대성당과 함께 84m의 높이로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고, 그 종탑은 장식이 다양하고 아름다운 색채의 대리석으로 되어있어 완벽한 건축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피렌체 성당 앞

두오모 대성당 가까운 곳에 있는 '시뇨리아 광장'에 피렌체 공국 당시에 청사로 사용하던 '베키오 궁전'이 94m 높이의 탑과 함께 웅장하게 버티고 서 있다. 이곳은 정치의 구심점으로 시민들의 토론장과 정사를 결정하던 장소로 이용되었으며, '베키오 궁전' 입구 양쪽에 그렇게 보고 싶었던 '미켈란제로'의 '다비드상'과 '헤라클레스상'이 궁전의 문을 지키고 있다. 물론 진품은 아니지만 감상하기에는 충분한 걸작들이다. 많은 조각 작품들이 여기저기 서있는 광장의 한쪽 편에 예쁘게 단장을 한 꽃마차에 날씬한 한 필의 말이 매어있고, 마차 위에 기대 누워 졸고 있는 마부의 모습이 여유롭기만 하다. '시뇨리아 광장' 곁에 있는 '우피치미술관'에서 '보티첼리'의 '비너스탄생', '봄', '레오나르도다빈치'의 '동방박사의예배', '수태고지' 등 많은 명작들을 직접 감상할 수가 있다.      
  

▲ 단테생가 앞에서

피렌체 시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는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올라간다. 언덕 위 넓은 광장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중심으로 많은 조각 작품들이 있다. 광장에서 내려다보는 피렌체시의 풍경이 아름답다. 시내를 가로질러 '아르노강'이 흐르고, 강 너머로 빨간 지붕들의 아름다운 시가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뚜렷하게 우뚝 솟아있는 두오모의 돔과 종탑이 보이고, '베키오 궁전'도 보인다.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처음 만나 사랑을 나누며 단테가 베아트리체로부터 시적 영감을 얻었다던 언약의 장소인 '베키오 다리'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단테가 사랑했던 베아트리체가 실존의 인물인지 아니면 단테의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마음속의 여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베아트리체를 사랑했던 단테(Alighieri Dante 1265-1321)의 생가 앞에 서니 생가를 지키며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무명 예술가의 선율이 울려 퍼진다. "Beautiful" 하고 한 잎의 동전을 떨어뜨리는 나에게 그는 "Thank you" 하며 정감 있는 미소를 던진다. 평온하고 행복스러워 보이는 그의 얼굴 표정에서 나는 단테의 살아있는 생명력을 찾는다.   
  
단테는 귀족가문에서 태어났고, 금융업을 하던 아버지 밑에서 귀족의 교양을 갖추기 위해 어릴 때부터 고전문법과 수사학을 배웠으며, 청년기에는 그 당시의 석학 'B.라티니'로부터 사사하였고, 대학에서 사랑을 주제로 한 시작법도 익혔다. 단테는 그 당시 사랑을 주제로 하여 시를 쓰던 사람들의 모임인 '청신체파'의 선봉에 서기도 하였다. 그 후 그는 정치에 참여하여 로마의 사신으로도 갔었고, 외유 중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영구 추방의 불행한 수모 속에서 살아가야만 했다. 라틴어의 문화권에 살면서도 단테는 이탈리아의 속어(俗語)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이탈리아어를 사용하여 신곡을 썼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는 북이탈리아의 도시를 전전하는 유랑생활 속에서도 신곡(1편:지옥편, 2편:연옥편, 3편:천국편)의 3편을 계속 쓰고 있었다.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그는 라벤나에서 말라리아로 세상을 떠났으며, 유해는 베네치아시 성프란체스코 교회당에 매장되어 있다. 그의 유해를 피렌체로 모시고자 하는 후손들의 간절한 소망이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이곳 피렌체 시민들은 비어있는 단테의 석관을 바라보며 그를 애도하고 있다.  

雨松 김석기(W.S KIM)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 졸업
경희대, 충남대, 한남대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초대작가
프랑스 몽테송아트살롱전 A.P.A.M 정회원 및 심사위원
개인전 42회 국제전 50회, 한국전 450회


김석기 작가  ksk0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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