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O 부의장에 이어 600여명 학회 수장으로

박원규 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과 교수 / 한국수산과학회 회장

  • 입력 2022.03.24 10:55
  • 수정 2022.03.24 11:03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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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의 한 실험실에서 무분별한 남획으로 귀해진 붉은가시랍스터를 성공적으로 사육한 뉴스가 있었다.
작년 UN의 세계수산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 불가능한 수준에서 어획된 수산 어종이 1974는 10%에서 2017년 34% 가량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남획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세계 각국에서 엄격한 통제와 수산자원 치안 유지에 맞춰졌지만 성공소식은 거의 없었다.
어업 금지, 어획량 제한, 포란한 암컷의 포획을 전면 금지해도 여전히 대게처럼 인기높은 주요 어종의 자원량은 감소하고 있다.
FAO의 수산담당관 마르셀로 바르콘첼로스(Marcelo Vasconcellos)는 "자연환경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실험실에서 개체를 보호하거나 배양할 연구를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연구실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수산과학회 회장인 부경대학교 박원규 교수로부터 수산자원강국을 위한 학회의 역할과 국내의 갑각류 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2016년 세계수산회회
박원규 교수는 지난 2016년을 의미 깊게 기억한다.
제7회 세계수산회의(World Fisheries Congress: WFC 2016)가 세계수산과학회 협의회와 한국수산과학회 주최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당시 WFC 2016에서는 지속 가능한 어업과 안전한 수산물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컨퍼런스 연사와 세션 모두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죠. 수산업이 한국에서 주요 산업이고 국내 최대항인 부산의 위상을 알리는 기회였습니다. 여러 기조연설에서는 전 세계에서 날아온 수산전문가들이 다양한 어업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이야기했고, 지속가능한 수산업에 대한 연구의 어려움을 설명하는 자리도 있었습니다."
한편, 수산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수산회의는 1992년부터 4년마다 개최되어 왔으며 그리스에서 시작해, 영국 에딘버러, 호주, 베이징, 요코하마 등을 거쳐는 등 세계 주요국에서 개최되었다. 2016년에는 크게 6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했으며 회의 전반에서 등장한 공통적인 주제는 "전 세계 어업에 직면한 대규모 위협"이었다. 
 
2007년 이전 박원규 교수는 알래스카 대학교 페어뱅크스(UAF)의 수산해양대학에서 박사를 준비했다. 알래스카 주는 미국 수산물의 절반 정도를 생산하기에 수산해양 연구가 활발하다. 
"알래스카 주변의 청정지역에서 양질의 수산물이 대량 잡히거든요. 대서양 태평양을 다 끼고 있는 드넓은 미국이지만 아무래도 '깨끗하다'는 느낌 때문인지 알래스카 인근 수산물이 많이 소비됩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연구도 많고요. 이전에 알래스카 대학교는 광산관련 학과로 유명했었지만 사양산업이 되면서 흐름에 따라 수산업으로 바뀌어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박사과정만 6년 넘는 시간이 필요했지만 포기는 없었다. 그리고, 2~3년이 흐른 뒤 지난 2010년 부경대에 임용되었다.
동시에 한국수산과학회 활동은 시작되었다. 한국수산과학회에는 양식, 수산가공, 자원·환경·생태 분과 등 3개의 분과가 있고, 한국수산자원의 보전과 건강한 이용을 위해 헌신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수산과학회에는 전국 600명이 넘는 학회 회원 중 교수만 100명이 넘는다.
 
회장직을 맡은 박 교수는 한국수산과학회를 통해 산학협력에 주력할 예정이다.
"대다수 학회가 비슷하겠지만 교수님들도 개인 시간이 빠듯합니다. 그러니 시간이 나는 분을 모시기는 힘들어 1년 임기를 채워 나가는데 주력하려 합니다. 학회의 회장이나 간사나 모두 봉사직이라 할 수 있죠."
KOSFAS에는 매년 학회를 두 번의 학회를 진행한다. 매년 봄에 이뤄지는 봄학회와 한국수산과학총연합회 주관으로 열리는 가을학회이다. KOSFAS도 한국수산과학총연합회 5개 회원 학회 중 한 학회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FAO부의장 역임 이후
2013년, 박 교수는 UN산하기관인 FAO(이탈리아 로마 소재) 수산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세계인의 영양상태를 관리하고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 움직이는 FAO의장단은 OECD 국가 대표 2인과 G77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 2인으로 구성되는데 그중 OECD대표로서 수행했다. 이로써 150여 회원국이 참여하는 국제기구 주요대표활동에 국내인물이 진출한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정부로부터 받았다.
 
또한 2015년부터 준비한 세계수산대학원의 필요에 따라 UN산하 FAO에 개발도상국 고급인력을 역량 강화해 준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가교역할을 할 예정이라 해양수산부와 부경대에서 적극 준비했고 지난 2017년 총 44명의 세계수산대학 시범사업 졸업생을 배출했고, 2차프로그램은 2021년 8월에 마무리했다. 하지만 현재는 FAO전체 총회에서 정식 세계수산대학원 설립을 위한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부산에서는 '해양수도'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데 이것이 '부산'만의 이야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해양수산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인프라를 만들며, 해양수산분야의 힘을 일본이나 북유럽 주요 국가처럼 키워나가야 합니다. 일본이 유엔대학을 만들면서 자신의 입지를 키운 것처럼 이제 우리나라도 해양수산역량을 다른 선진국처럼 키워나가야 합니다."
 
박원규 교수는 이어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Daniel Pauly 교수가 미국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투고한 논문에 따르면 국내 수산 관리에 대한 수준은 순위에서 종합 12위, 수산자원연구 분야만에서는 4~5위를 할 정도로 높습니다. FAO World Fishries University 프로그램은 개도국의 청년들에게 관심이 높습니다. 이제 G77국가에게 도움 주는 글로벌교육기관인 세계수산대학원에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더해질 것입니다."
 
이어지는 갑각류 연구, 대게로 기대
박 교수가 집중하는 연구 테마는 무척추동물유생 생태와 동물플랑크톤이다. 
그중 국내 갑각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대상은 영덕과 울진의 특산품인 대게였다.
대게의 생활사와 어린 대게를 보호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특히 포란한 어미 암게의 연구와 조사를 통해 어떻게 해야 어미 암게의 서식처에 대한 더 정밀한 정보를 얻었고, 이에 대한 관리 방안을 제안했으며, 어린게의 생존율을 높이며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이는 실제로 이뤄지는 인공어초에 대한 실효성이나 추가적인 대응을 위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예정이다.
 
"인공어초의 재료는 목재나 철제, 콘크리트까지 다양하지만, 결국 3D가 아닌 바닥에 붙어 2D 공간에 사는 게의 생활패턴에서 봐야 하거든요. 어린 게가 저인망 어선에 의해 무분별하게 혼획되지 않게 보호할 수 있는 것이고요. 나중에 성체가 되어 우리 식탁에 더 많은 대게가 저렴하게 오르고, 지역 어촌계가 더 풍부한 대게자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연구입니다."
 
박원규 교수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약진 중인 학자가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대한민국이 수산자원강국을 꿈꾸며 개도국 G77의 요람이 되길 기대해 본다.
 
 
Profile
미국 알래스카페어뱅크대학 수산학 박사
 
FAO 부의장
 
부경대학교 자원생활학과 교수
한국수산과학회(KOSFAS) 회장
북태평양해양과학기구(PICES) 생물해양학위원회(BIO)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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