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가 즐거운 사람들, 서우회를 찾다

황종영 향림서원 서우회 회장

  • 입력 2022.01.13 12:12
  • 수정 2022.04.25 14:19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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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가 향림 조오순 원장이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는 향림서원에는 특별한 동호회가 존재한다. '서우회'가 그 주인공이다. 서우회에는 주로 은퇴 이후 서예라는 취미활동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기 위한 이들이 모였다. 서우회는 서예를 사랑해서 모인 사람들이지만 서예 외에도 다양한 외부활동을 통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게 든든한 벗이 되어주며 우의를 다져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중에서도 서우회 회장을 맡고 있는 황종영 회장은 지난 2018년, 향림서원과 인연을 시작으로 약 2년 만에 한국서화작가협회 공모전에서 삼체상을 수상하였으며, 3년째에는 대한민국서화예술대전 백암 대상을 수상하였고, 지난해 한국서화작가협회로부터 초대작가 증서도 수여받는 등 서예가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서예로 시작하는 인생 제2막
황종영 회장은 향림서원에 오기 전까지 한국전력 본사 계통계획처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국내 전력생산부터 공급까지 특히 모든 송전망과 송변전 장,단기 설비계획을 수립하는 전문적인 업무를 맡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이바지해 왔다. 오랜 시간 몸 담아온 한전의 조직을 떠나 비로소 어릴 적 꿈을 찾아 향림서원에 오게 된 셈이다.

황 회장은 아주 어릴 적부터 붓글씨에 일가견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친조부가 서당 훈장이었기에 붓글씨에 친숙한 환경에서 자랐으며, 그의 아버지 또한 명필이었다고.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습자시간이라고 하여 붓글씨를 쓰는 수업이 있었습니다. 그 때마다 제가 쓴 붓글씨가 교실 뒤편에 전시가 되곤 하였지요. 또 당시 평택군내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해마다 붓글씨 쓰기대회가 열렸는데 제가 오성초등학교 대표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붓글씨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이후 언젠가는 서예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한국전력에 입사한 이후 회사 내에 서예 동호회가 있어 잠시 활동을 하기도 했으나 직장 일이 워낙 바빠 오래 하지는 못했지요. 이후 퇴직을 하고나서야 온전히 저만의 시간을 즐기고자 향림서원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서우회, 서로에게 진정한 벗이 되는 곳

향림서원 서우회 회원들은 황 회장과 마찬가지로 퇴직을 하고 취미생활을 위해 모인 사람들로, 향림 조오순 원장님으로부터 추사체를 지도받고, 연구하는 것을 주로 하지만 매주 금요일마다 한글을 쓰기도 하는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서우회 산악회를 조직해 매달 야유회를 다니며 친목을 도모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서예를 배우고 싶고, 서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좋아하는 일을 함께 즐기는 말 그대로 '어른들의 놀이터'가 되어주고 있다.
그 속에서 황 회장은 서우회의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이끌어가고 있다.

"우리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밥을 먹고 빨리 친구들을 만나고 싶어서 놀이터에 뛰어나가곤 했지요. 서우회 회원에게는 이 향림서원이 어른들의 놀이터인 셈입니다. 여기에 와서 붓글씨도 쓰고,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는 것입니다. 또 서예를 하면 결과물이 남게 되니 보람도 상당합니다. 이 작품들을 모아 서우회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요. 원래는 2년 마다 전시회를 열어왔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대로 전시회를 계획해 볼 생각입니다."

 

"究劃將然", '서예'라는 새로운 지향점 찾아
마지막으로 황 회장은 가장 좋아하는 구절로 "구획장연(究劃將然)"을 언급하며 앞으로의 여생을 서예에 쏟을 것을 다짐해 보였다.

"연구할 구(究), 계획할 획(劃), 장차 장(將), 그럴 연(然). 연구하고 계획하는 것이 장차 그렇게 되리라는 의미입니다. 직장생활 30년 간 늘 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일을 해왔으며, 부하직원들에게도 이러한 가르침을 전해왔습니다. 비단 직장뿐만 아니라 향림서원에 와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추사체를 깊이 있게 연구하며 남은 삶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서예를 통해 인격을 수양하고, 많은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단순히 작품만 남기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기운이 담긴 좋은 글, 좋은 작품을 선물하며 재능기부를 하고 싶습니다. 좋은 것을 나누면 기쁨도 배가 되지 않습니까? 은퇴 이후에 즐거운 취미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는 늘 서예를 해오고 싶었기에 지금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우회 회원들과 이곳에서 즐거운 나날을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 

 

Profile

향림서원 서우회 회장
한국추사체연구회 부회장
한국서화작가협회 이사
대한민국서화예술대전 대상수상
한국서화작가협회 초대작가
아세아미술초대전 출품
코리아아트페스타 전통과 현대미술의 동행전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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