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魂)이 담긴 붓으로 전하는 삶

조오순 서예가 / 향림서원 원장 박예솔 기자l승인2021.11.29l수정2021.12.28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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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하얀 화선지 위를 춤을 추듯이 유영하는 붓 끝에서 탄생하는 서예. 과거에 비해 한자 사용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서예를 즐기는 사람들 또한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통을 지키며 붓을 통해 삶을 그려내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조오순 원장은 3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사체(秋史體)를 연마해왔으며, 작은 체구와 대비되는 강인하고 힘 있는 필체를 자랑한다. 특히 '서예계의 교과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서예가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2010년 향림서원의 문을 열고 뜻이 맞는 회원들과 서우회(書友會)를 결성해 즐거운 노후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펼쳐나가는 조오순 원장을 만났다.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추사체'의 매력에 빠지다
조오순 원장이 연마하는 서예 기법인 추사체는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의 서체로, 추사라는 이름은 그의 호를 따서 만들어진 것이다. 추사체는 당시의 서체와 구별되는 개성이 강한 서체로 파격적인 조형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조 원장은 추사체가 지닌 강인한 생명력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평생 즐길 수 있는 인생의 즐거움을 찾고자 다양한 취미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테니스, 수영, 골프 등 안 해본 운동이 없을 정도였지요. 그러던 중 집 근처에 위치한 서실에 가게 되면서 서예와 연을 맺게 됐습니다. 처음 서예를 시작할 때에는 한글을 쓰려고 했으나, 추사체가 지닌 강한 생동감과 힘에 매료돼 30여 년이 넘도록 추사체를 연마하고 있습니다. 정갈한 마음으로 먹을 갈고, 반듯하게 펼친 화선지 위에 붓으로 글을 쓰다보면 제 안에 평화가 찾아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마음이 어지러울 땐 붓 끝에서 티가 나는 법이지요. 제 스스로가 차분함을 유지하고, 좋은 본보기가 되어 자녀들의 가정교육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가정이 평안하고, 자녀들 또한 성실한 인재로 사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볼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제가 존경하는 신사임당 선생님처럼 늘 어질고 현명한 자세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것이 지금까지 살아온 모습이자 앞으로 살아가야 할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우회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이러한 가운데, 조오순 원장은 20여년간 꾸준히 학교와 기관 등에서 서예 강의를 하거나, 향림서원을 통해 후학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서예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조 원장은 그럼에도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자 함께하는 서우회 회원들과 회원전을 열기도 하며 즐거운 노후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향림서원과 서우회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서예는 노후에도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기 향림서원을 찾는 가족들 대부분 은퇴 후 삶을 즐기기 위해 오신 분들이지요. 그래서인지 이 속에서도 다양한 친목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예컨대 산악회를 결성해 등산을 가기도 하고요. 단순히 서예를 배우기만 하는 것은 아닌 셈입니다. 은퇴 이후에 친구를 사귄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인데 이곳에서 마음이 통하는 친구를 만나고, 같이 글도 쓰고, 정을 나누며 노후의 즐거움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것이지요."

조 원장은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 하자"는 말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아 하루하루 주어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가치 있는 날들을 보내왔다.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조오순 원장을 만들어 낸 것이리라.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이라는 하루를 결코 헛되이 보낸 적이 없다고 단언합니다. 항상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가정에 충실하고 또 서실에 와서는 붓 끝에 집중하며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에 몰두합니다. 그래야만 제가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서 후회 없는 삶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다보면 어느새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마련입니다.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서우회 회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는 하루를 보내며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강인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추사체에 현대의 숨결을 담아 서예의 매력을 전하는 조오순 원장과 서우회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피플투데이가 응원한다.

Profile


향림서원 원장
한국추사체연구회 부회장
(사)한국서화작가협회 상임부회장
송파구 가락본동 서예교실 강사
(사)한국서화작가협회 공모전 심사위원/심사위원장
(사)한국서예진흥협회 백일장 심사위원/운영위원장
대한민국서예공모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고불서예대전 심사위원


(사)한국서예미술진흥협회 부회장

수상
신사임당상 / 한국평화통일염원비림협회
한국예술문화상 / 한국평화통일염원비림협회
대상 / 한국서예진흥협회(백일장)
표창장 / 한국서예진흥협회(초대작가)
대상 / 한국서화작가협회(초대작가)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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