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바이러스' 이호왕 박사, 노벨의학상 유력 후보 선정

  • 입력 2021.09.23 17:13
  • 수정 2021.09.24 01:52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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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백신을 개발한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94)가 글로벌 학술분석 정보 기업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한 노벨상 유력 후보 16인 중 하나로 선정돼 화제다.

23일 클래리베이트는 “이호왕 교수가 칼 존슨 미국 뉴멕시코대 명예객원교수와 함께 한탄바이러스의 발견과 신증후군출혈열(HFRS)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이 유력시 된다”고 발표했다.

한탄바이러스는 과거 6.25 전쟁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휴전선 인근에 참전중이던 유엔군 3200명이 원인불명의 신장기능 저하와 고열 등으로 쓰러졌고 수백명이 사망했다. 20여년이 지난 후 이호왕 교수는 한탄강 유역에서 채집한 등줄쥐에서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 바이러스를 발견했고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라고 명명했다. 

1988년에는 세계 최초로 출혈열 예방백신을 개발했고 1990년 9월에는 ‘한탄박스’라는 이름으로 백신이 출시됐다. 한탄박스는 대한민국 국산 신약 제 1호이기도 하다. 

한편, 클래리베이트는 지난 2002년부터 생리의학·물리학·화학·경제학 분야에서 논문이 다른 학자의 논문에 2000회 이상 인용된 상위 0.01%의 우수 연구자들을 노벨상 수상 후보로 선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보로 지목한 연구자 376명 중 59명(16%)이 실제로 노벨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4년 카이스트 유룡 교수와 2017년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2018년 울산과기원 로드니 루오프 교수, 2020년 서울대 현택환 석좌교수가 각각 화학상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이호왕 박사는 이번 발표에 대해 "1970년대 한국은 연구에 있어 후발국의 위치에 있었고, 이 환경에서 연구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내 연구가 세계의 출혈성 질환의 원인 바이러스를 규명하는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 그리고 많은 연구원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나아가 인류 건강을 지키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함흥의과대학을 다니다가 월남해 1954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했다. 1954년~1956년 육군 중위로 복무한 후 미국으로 유학해 1959년 미네소타 주립대 미생물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올해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16명 중 9명은 미국, 3명은 일본의 주요 학문 기관들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프랑스와 이탈리아, 싱가포르 출신 연구자들도 각각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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