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미소가 있는 '선한마을'

선한마을 진상욱 목사 설지수 기자l승인2021.08.31l수정2021.08.3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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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 중 하나로 인구 고령화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한국은 매년 노인인구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6.6%를 차지하고 있다. 국제연합(UN)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고령 인구 구성비가 2025년에는 20%에 이르러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젊은 세대들의 노인부양에 대한 책임 역시 가중되고 있다.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이 부양하는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을 나타내는 노년부양비의 경우 2020년 21.7명이지만 2030년에는 38.2명, 2065년에는 1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인복지정책에 대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충북 충주시에 소재한 노인복지시설 ‘선한마을’과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진상욱 목사를 만나 노인복지에 대한 현황과 제언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난과 실패를 사랑으로 응답하다
진상욱 목사는 '선한마을'을 운영하기까지 삶과 목회가 고난의 연속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갑자기 찾아온 결핵성골수염으로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독서를 통해 시인이 되고자 하는 꿈을 키웠다. 그러나 대학 진학을 놓고 부친의 반대로 당시 장래가 유망한 전자공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졸업 후 일찍이 전자사업 분야의 기업을 운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공장을 확대하고 직원 수도 점차 늘어나면서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갔지만 88 올림픽 이후에 임금이 계속적으로 인상되는 상황 속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기도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들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사업을 정리하고 신학을 시작하게 된다. 신학을 하면서 경기도 시흥시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목회하며 항상 지역주민들을 섬기는 활동을 하던 중에 지금의 충주시로 목회를 옮겨오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과거에 사업은 실패했지만 그 경험과 교회에서 무료급식과 다양한 나눔사업을 했던 것들이 지금의 양로시설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2011년에는 당시 폐업 위기에 처한 양로시설 ‘선한마을’을 맡아 문제 되었던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며 체계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이 없는 양로시설이라 재정적으로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그는 금전적인 계산보다는 항상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운영방식을 꾸준히 지켜왔다. 어르신들의 건강관리를 각별히 신경 쓰며, 지역의 병원과 안과 및 치과의원과 협약을 맺어 정기적으로 검진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양로시설이 되기까지 그의 노력과 헌신도 있었지만 진 목사는 항상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분들과 특히 곁에서 큰 힘이 되어주는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어르신 맞춤 프로그램으로 웃음과 활력을 되찾다
진상욱 목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선한마을'을 웃음과 생기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처음 '선한마을'에 왔을 때 어르신들의 어깨가 처져있는 분위기였지만 그는 어르신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처음에는 반응이 없어 보이던 어르신도 이내 윷놀이와 레크레이션 게임에 흥미를 보이면서 한동안 잊고 살던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노인복지시설의 프로그램 중에 최고는 예배라고 말한다. 임종을 앞둔 어르신들에게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신앙생활을 통해 준비시켜드리는 것이 큰 보람 중 하나라고 한다. 매달 어르신들의 생신을 챙기며 맛있는 음식으로 준비한 생신상과 음악봉사단의 축하연주가 어우러진 생신잔치를 열어드리고 있다. 어르신들은 매년 돌아오는 자신의 생신잔치를 손꼽아 기다리며 직원들이 준비한 장기자랑은 어르신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이 됐다. 또한 이·미용 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파마 등 머리 손질을 해드리며 어르신들의 미용관리도 빼놓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평소 어르신들이 가보지 못했던 청와대, 서울의 남산타워, 군부대 방문, 바닷가 등 현장체험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진 목사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믿음의 열매를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양로시설에 대한 관심과 지원 시급
진상욱 목사는 사회복지시설의 사각지대인 양로시설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미흡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장기요양보험제도 시행 이후 요양시설에 대한 지원은 크게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양로시설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줄어들면서 후원회 문화도 시들해졌다고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이 없는 상황 속에 양로시설들이 심각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현재 운영 중인 양로시설 역시 종교인과 사회복지단체를 통해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양로시설의 서비스 질을 높이고 다양한 노인복지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재정지원과 제도개선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시설 장기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노인 가운데 신체적, 정신적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홀로 남겨진 어르신의 경우 식사를 챙기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세탁 및 청소 등 가사가 부담되기 마련이다. 자녀들 또한 맞벌이나 자녀교육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부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처럼 고령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반양로시설에 대한 사회적 역할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진 목사는 다양한 노인복지서비스가 요구되는 현 상황에서 양로시설이 가진 역할과 기능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독거노인들의 경우 낮에는 요양보호사가 재가방문을 통해 생활은 돌봐주지만 신속한 의료돌봄이 어렵다 보니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밤중에 생기는 일들은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고독사가 사회의 문제로 제기되고 있고 이를 해결하는데 양로시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가적으로도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의료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어르신들의 건강이 악화되기 전에 시설의 보호와 의료지원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면서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양로시설에 대한 예산지원을 통해 노령인구의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지고, 사고와 질병에 대한 사전예방을 통해 노인에게 지출되는 의료비용을 경감하여 국가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한국은 저출산 위기에 직면해 있으면서 역설적으로 입양아는 절반 가까이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을 갖추기도 전에 외모가 다른 한국인이 현지에서 적응하기란 쉽지 않으며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진 목사는 경제적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여전히 아동 수출국으로 오명을 벗어나지 못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부탁했다. 

어려운 사람을 보면 지나치지 않고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진상욱 목사. 지금도 그는 좀 더 나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현재 선한마을 시설확충을 준비 중이며 후에 입양아동들을 돌볼 수 있는 보육시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우리사회의 그늘진 곳을 사랑으로 묵묵히 밝게 비추는 그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설지수 기자  jisooseo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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