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소통'으로 만드는 함께하는 삶

나윤서 한국고용공단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 입력 2021.08.31 11:14
  • 수정 2021.08.31 11:24
  • 기자명 설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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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헌법 제 10조는 인간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엄하고 가치가 있고 국가는 이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정신에 따라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금지와 인권보장을 위한 법 개정, 인프라 확충 등 사회적 변화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그릇된 인식으로 장애인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나윤서 강사는 장애인인식개선교육이 의무화되기 전부터 지난 15년간 장애인 및 노인·아동 인권교육 등 전반적인 인권·복지 분야서 강의를 해왔다. 유치원생부터 90대 노인까지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의로 잘 알려진 나윤서 강사는 교육만족도 1위, 재강의요청 1위를 기록하며 스타강사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발달장애인의 복리증진 및 권익옹호활동 등 장애인복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 장애인 인식개선·인권교육 등 강의활동과 노인복지사업 등으로 누구보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나윤서 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애' 특별함이 아닌 '우리'
나윤서 강사의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은 '장애'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장애라 하면 우리와는 동떨어진 별개의 삶으로 바라본다. 통계상으로 장애의 90%는 산업재해 혹은 교통사고 등 사고로 인한 후천적 장애에서 비롯된다. 현재는 어려움 없이 생활하고 있는 우리 또한 불의의 사고로 한순간에 다치거나 아플 수 있는 것이다. 

"사고나 질병 등을 피해 가더라도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신체적·정신적 기능이 점점 약해진다는 것 우리 모두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저는 그래서 인간은 평생에 한 번 가장 자연스러운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장애인은 우리가 도와줘야 할 안타까운 존재가 아닌,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 할 사회 구성원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선을 긋지 않고, 나와 다르지 않은 ‘우리’라고 생각하는 것. 나윤서 강사가 생각하는 장애인 인식개선의 첫 발걸음이다.
영화나 텔레비전 방송 등 각종 매체에서는 종종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하거나, 불행한 존재로 나오곤 한다. 장애인에 대한 직접적인 혐오 표현이나 차별적 표현은 줄어들고 있으나, 장애인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담은 표현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나윤서 강사는 이러한 편견들 또한 장애인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강의가 끝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장애인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입니다. 그때마다 저는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해주세요.'라고 말씀드립니다. 오히려 특별함이 상대방을 특별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윤서 강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장애인의 관점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장애감수성'을 강조한다.

"과거 교육들이 장애인에 대한 에티켓 위주의 내용이었다면 현재는 장애인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장애감수성'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만 옳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데 누구나 자신의 삶 외엔 경험해본 적이 없기에 장애인의 삶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그러기에 '장애감수성', '인권감수성' 등 장애인에 대한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장애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연장선에서 아이들이나 나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역시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세입니다."

 

'공감' 속에 마음을 움직이다
나윤서 강사는 항상 자신의 색깔을 지키며 '나윤서만의 강의'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그의 강의는 청중들과의 공감을 형성하는데 주력한다. 유치원생부터 90대 노인까지 청중들의 나이와 상황이 다양하지만, 그는 듣는 사람의 관심과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소재와 이야기들로 강의를 풀어나간다. 

"제가 생각하는 강의는 강사가 앞에 서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강사의 이야기이자 강의를 듣고 있는 청중과의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청중의 눈빛만 봐도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 청중들의 반응을 느낄 수 가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직접적으로 던지기보다 강의내용과 관련해 청중의 눈높이에 맞는 소재를 파악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다가가려고 합니다."

나윤서 강사는 지난 4년간 부여군 내 경로당을 방문하며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을 진행했다. 장애인 복지사업에 대한 어르신들의 냉소적 반응과 경로당이라는 어려운 강의 환경 속에서도 나윤서 강사는 친화력과 공감을 바탕으로 이내 어르신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어르신들이 '똑같이 잘살아야지' 하시면서 강의 시간 내내 호응해주시고, 어떤 분은 '강의 후에 몰랐던 것을 알게 됐다'며 선물을 주시는 등 저에게 소중한 추억과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현장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해주시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더욱 힘을 얻는다는 나윤서 강사이다. 사람들이 행동으로 이어지려면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자신의 강의를 듣고 한 사람이라도 마음을 움직였다면 그 강의는 나윤서 강사가 생각하는 성공한 강의이다. 

"강의를 통해 생각을 다시 해보거나 바뀌었다는 분들 덕분에 제가 강사로서 지닌 사명감과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윤서 강사는 강사활동 뿐 아니라 충북 증평군에 소재한 '효인원' 요양원을 15년 넘게 운영하며 남들과는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다. "노인 요양원을 운영하며 겪었던 일들이 지금 제가 활동하는 강의활동 뿐 아니라 상대방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나윤서 강사는 가능한 많은 체험을 하고자 평소에도 독서와 영화감상, 신문스크랩 등을 꾸준히 이어가며 강의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인구 수가 전국민의 5% 수준이다. 실제 우리 주변에 알고 있는 장애인의 수는 그보다 못한 걸 느낄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이나 인식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 전체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없이 더불어 사는 그날까지,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나윤서 강사의 선한 영향력이 앞으로도 이어지길 응원한다.

 

Profile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장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강사


괴산교육지원청 인권지원단 위원
노인요양시설 시설장
충북도청 인권강사
충북종합사회복지센터 인권강사
충북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대표강사
충북장애인가족지원센터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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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지방문화공연 MC
서울시음악회 MC
괴산증평자치신문 인터넷방송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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