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적자 기록한 '호텔신라', 돌파구 찾기 돌입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

  • 입력 2021.05.26 14:40
  • 수정 2021.05.26 14:52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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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3월 정식으로 호텔신라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이부진 사장이 지난해 최악의 경영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지난해 호텔신라는 185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첫 적자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매출도 44.2% 축소된 3조188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예상보다 강하고 빠른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의 '포스트 팬데믹'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대비해 기존 역량과 시스템을 하겠다"며 "새로운 판매채널 발굴, 초격차 운영 품질 확보 등을 기조로 사업전략을 재설계해 위기 이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 리스크를 분산시키면서 회사의 탄탄한 토대가 될 수직·수평적 신성장동력 발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 사장은 올해 디지털 역량강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지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면세점, 호텔 예약 사이트 등 기존의 이커머스 채널을 확장해 디지털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업 전 분야에 걸쳐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등 디지털 역량을 확보, 개발에 나선다. 
이 사장은 "올해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임직원은 지혜를 모아 최선의 성과를 보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흑자전환 핵심 키, 면세사업에 달렸다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연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면세점 수익성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1분기 호텔신라의 면세점 영업이익률은 6.6%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5.1%)을 뛰어넘었다. 
이는 지난 3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비용부담이 절감된 것과 더불어 면세점의 임차료 산출기준이 2020년 9월부터 고정비에서 매출 연동으로 바뀌면서 임차료 부담이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시내 면세점 수익성도 상당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내면세점은 소모적 경쟁을 최대한 지양하면서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다. 4월부터는 서울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흐름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어 레버리지효과(매출이 늘어나는 데 따라 이익이 더욱 크게 증가되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한편 매년 통 큰 승진인사를 단행해오던 이 사장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면세와 호텔 사업이 모두 부진하자 주요 임원들을 그대로 재신임한 가운데 전체 임원 수를 줄이며 긴축 경영을 펼치고 있다. 

호텔신라의 세계 진출, 그리고 한옥호텔의 꿈 이룰까
이부진 사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계획대로 신라호텔의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고 해외 직접진출을 시도하는 등 호텔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호텔신라는 국내 고급브랜드 더신라,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에 이어 지난 2020년 6월 베트남 다낭에 ‘신라 모노그램’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호텔을 개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만에 문을 닫았으나 6월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신라모노그램 다낭의 재오픈으로 글로벌 사업 계획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호텔신라는 신라모노그램 다낭을 시작으로 이르면 올해 미국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신라스테이를 오픈할 계획이었다. 호텔신라는 향후 미국 신라스테이 등 해외 진출 역시 현지 오너사의 예정에 따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사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한옥호텔 건립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11년부터 서울 장충동에 정통 한옥호텔을 짓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서울시는 자연경관 훼손, 문화경관 보호 등을 이유로 2011년 사업안이 처음 제출된 뒤 2차례 반려, 2차례 보류 끝에 2016년에야 사업안을 승인했다. 호텔신라는 2019년 10월 22일 마지막 관문으로 불리던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뒤 2020년 상반기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옥호텔 부지를 정비하던 과정에서 인근 주차장과 호텔 정문 입구 사이에서 다수의 유구가 발견되면서 공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 유구의 문화적, 역사적, 학술적 가치에 따라 공사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호텔신라는 2020년 10월 말을 기점으로 한옥호텔 건립을 중단하고 10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1년 8월에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한옥호텔이 완성되면 서울시내 최초의 한옥호텔로 위상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삼성 家 상속 마무리에 이부진 사장 행보 주목
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지분 상속이 마무리되면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계열 분리 여부에 재계 관심이 쏠린다. 이번 상속으로 이부진 사장의 보유 지분은 삼성생명 6.92%, 삼성물산 6.24%, 삼성전자 0.93%, 삼성SDS 3.90% 등으로 늘어났다. 이 사장은 삼성생명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개인 2대 주주에 올랐다. 
이 사장은 현재 경영하고 있는 호텔신라를 분리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호텔신라에 대한 지분이 1주도 없는 이 사장은 현재 확보한 상속지분 가치를 감안하면 호텔신라 최대주주 지위를 충분히 확보하고도 남는다. 재원과 운영 측면에서 이 사장이 독립경영을 할 만한 여건은 갖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이 당장 계열분리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게 재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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