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시대를 이끌어 갈 '수소경제', 에너지 연구에 박차를 가하다

강상규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교수

  • 입력 2021.05.13 10:42
  • 수정 2021.05.13 13:41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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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채택했고,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에 나섰다. 이에 국내에서도 수소경제 활성화를 통해 수소에너지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소경제란 수소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는 경제 산업 구조로, 화석연료 중심의 기존 에너지 시스템에서 벗어나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생산시스템을 증대시키고, 수소를 안정적으로 생산·저장·운송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분야의 산업과 시장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정부는 수소차와 연료전지 기술을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며 구체화한 데 이어 2020년 7월 수소경제 컨트롤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를 출범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가운데, 수소경제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강상규 교수는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 끝에 우수한 논문을 배출해내며 국제적인 시대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후학 양성에도 열정을 쏟으며 수소 시장을 선도할 인재 양성에도 노력을 기하는 등 자연과학이 우리의 일상에 이롭게 활용될 수 있게끔 연구와 교육에 정진하고 있는 강상규 교수를 만나봤다.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 '수전해'로 활용
강상규 교수는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지능형 파워 및 에너지 시스템 연구실(IPES)에서 다양한 에너지 시스템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수소를 활용한 다양한 유형의 연료전지 시스템, 수소생산 시스템 중 천연가스 개질 시스템과 수전해 그린 수소 생산 시스템, 수소 저장 시스템, 재생에너지 등과 각 분산발전원의 양방향 전력공급전략을 도출할 수 있는 스마트 그리드와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가상 발전 플랜트 등을 연구하며 수소경제의 발전을 돕고 있다.

"탄소제로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될 것입니다. 원자력이나 석탄화력과 같은 에너지는 제어가 가능해 얻고자 하는 만큼 생산할 수 있는 반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의 경우 일사량 및 바람세기가 일정치 못해 발전량 변동이 심합니다. 이때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잉여전력’이라 일컬으며. 이 잉여전력을 활용해 수소로 전환하는 ‘수전해 기술’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이 잉여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원거리로 전달하거나 미래시점에 사용할 수 있도록 각 에너지섹터를 결합하는 ‘섹터커플링’(Sector Coupling)에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섹터 커플링에서는 모든 전기가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이 되고, 이 전기가 발전, 운송, 건물, 산업 각 에너지 섹터에서 전기 에너지 그대로 사용되거나,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을 수전해 장치에 공급하여 수소를 생산하여 각 에너지 섹터에 전달하고 각 섹터에서 필요한 전기, 가스, 열 등 필요한 에너지 형태로 전환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향하고 있는 탄소중립도시 또한 섹터커플링 구현을 통하여 달성될 수 있습니다."

 

 

기술 상용화 위한 산·학·연의 가교가 될 그날까지
이처럼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 만큼 산·학·연 모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연구 트렌드를 파악해 적용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강연과 자문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 및 중소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으로부터 협업 요청도 끊이질 않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뛰어난 연구자들이 학문적으로 훌륭한 논문, 유의미한 연구 결과들을 세상에 내놓고 있지만 전부 실용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야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들에 밀려 상용화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상용화되기까지 거쳐야하는 과정이 다양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98%까지 완성을 했다고 해도 2%가 부족하면 미완성일 뿐이지요. 2%를 채우기 위해선 그동안 해왔던 것의 2~3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술이란 완벽하지 않으면 결함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내구성과 신뢰성도 충족시켜야 합니다. 성능이 확보됐다고 해서 시장에 내놨는데 자주 고장이 나면 신뢰도 또한 떨어집니다. 대기업들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사업을 벌여도 이 2%가 부족해 사업을 철수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들 사이의 가교 역할이 되어 유의미한 연구들이 우리의 삶의 질을 상승시키는데 보탬이 일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상용화 과정에서 산업체에 제동이 걸린다면 학문적인 지식을 활용해 이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것이지요. 제가 다양한 산업군과 협력과제를 수행하고, 자문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책상 앞에 앉아서 연구만 하는 것보다 산업체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접하면서 해결점을 찾아갈 때 연구자와 산업체 간의 간극을 좁히는 일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하고, 보완점을 찾기도 합니다. 학문적 깊이를 갖추되 열려있는 마음으로 산업체와의 연결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 시너지 효과가 나오기도 하고요. 제 영역은 학문적 연구이기 때문에 상용화 과정 전체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산업체에서 하는 과정까지도 공부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에너지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 힘쓰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하는 만큼 연구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강 교수는 인재를 배출해 촘촘하게 채워나가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 재직 시절 겸임교수로도 활동했던 그는 본격적으로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광주과학기술원으로 오게 됐다. 

"거창하게 교육 철학이라고 표현할만한 것은 없습니다만 학생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제자에게 호접란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는데, 식물을 꽤나 잘 키운다고 자부하는데도 왜인지 꽃을 피우질 않더군요. 버리려는 순간 잎사귀 안으로 아주 조그맣게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발견하지 못했지만 꽃대가 올라오려고 안에서는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성급하게 버렸더라면 꽃은 피우지 못했겠지요. 그 호접란을 보면서 무언가를 기른다는 것은 ‘기다림’이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학생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케어하고 지켜봐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지켜보기만 하진 않지요.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학생들은 가르침을 토대로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이 있으면 새벽 늦게까지도 수정하고 응용하는 과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실 저도 학생들도 힘들 수밖에 없지만, 꽃을 피우기 위한 과정은 힘든 법이잖아요. 그때 혹독하게 배운 학생들이 후배들에게 또 알려주는 방식이 자리 잡아 면학 분위기 조성에도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학생들도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쌓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 것이기에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강 교수 또한 같은 길을 걸어 온 선배로서 학생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터. 연구와 공부라는 끝없는 레이스 속에서 지치지 않도록 적절한 휴식과 보상을 통해 완급조절을 하는 ‘페이스 메이커’가 되어주기도 한다. 특히 제자들에게 ‘정체성’을 파악할 것을 강조했다.

"학생들을 보면 보통 연구를 이끌어가는 우두머리 성향이 있고, 팀의 일원으로 참여해 기여하는 학생으로 나눠집니다. 둘 중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본인의 성향에 맞는 선택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또 실험이 더 잘 맞는 학생이 있는 반면 계산에 더 흥미를 느끼는 학생이 있습니다. 논문을 쓰면서도 성취감이 없다면 연구보단 산업계로 진출하는 것이 더 어울릴 수도 있고요. 사회에 나가기 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때문에 웬만해선 학생들에게 개별 연구를 지시합니다. 협업이 필요할 땐 협업을 하되,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 주체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면서 실력을 쌓고, 연구에 대한 책임감을 지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제자들에게 좋은 선배이자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넓은 시각과 통찰력으로 깊이 있는 논문을 발표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합니다. 제 이름 앞에 최고 권위자라는 수식어가 붙을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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