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대변인' 박용만, 7년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 입력 2021.03.30 10:39
  • 수정 2021.03.30 16:51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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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지난 7년간 대한상공회의소를 이끌며 재계와 정치권의 가교 역할을 해오던 박용만 회장이 최태원 SK 회장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임기를 마무리했다. 박 회장은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스타트업과의 대화에서 "대한상의 회장을 인계하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니 법과 제도가 창업해서 성장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제약을 많이 가하고 있다는 데 눈이 갔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샌드박스 창구를 열게 됐는데 최태원 회장이 앞으로도 젊은 사업가들을 잘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박용만 회장은 2013년 전임자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CJ그룹의 비상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나자 후임으로 대한상의의 21대 회장에 선출됐다. 첫 임기에서 쌓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3월 만장일치로 대한상의 22대 회장에 추대됐다. 2018년 다시 한 번 만장일치로 대한상의 회장에 추대돼 23대 회장에 올랐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두산그룹 글로벌 성장의 주역
박용만 회장은 1995년 두산그룹 전략기획실장을 맡은 뒤 전략기획본부장, 두산중공업 회장, 두산그룹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두산그룹을 중공업 중심의 기업으로 재편하는 데 주력했다. 기존에 두산그룹의 성장동력이었던 OB맥주 영등포 공장, 한국네슬레 지분, 김치 브랜드인 종가집김치 등 소비재 관련 사업은 매각하고 기업금융 프로젝트팀을 이끌면서 두산중공업(인수 당시 한국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인수 당시 대우종합기계) 등 현재 주력계열사로 자리잡은 기업들을 인수했다. 

2007년 49억 달러를 들여 미국 건설장비 제조회사 잉거솔랜드의 소형 굴착기의 밥캣, 부속장비의 어태치먼트, 다목적차량의 유틸리티 등 3개 사업부문을 인수했다고, 중간지주사 두산밥캣 아래 3개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그러던 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건설장비의 수요가 줄고, 두산밥캣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박 회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군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유럽 법인을 구조조정하는 등 두산밥캣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힘썼다. 박 회장의 노력 끝에 두산밥캣은 2016년 매출 3조2870억원, 영업이익 3980억원을 냈다.

박 회장은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모두 17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고, 두산그룹은 중공업 중심의 그룹으로 탈바꿈했다.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재편과 혁신을 주도해 글로벌기업으로 만든 주역으로 꼽히는 박 회장은 2016년 그룹 회장 자리를 조카인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회장에 넘겼다. 그가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면서 두산그룹의 3세경영이 막을 내리고 4세경영이 시작됐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두산으로 돌아가는 박용만, 거취는 어디로?
한편,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으로 매각이 확정되면서 갈 곳을 잃은 박용만 회장의 향후 거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그룹 경영보다는 계열사 경영을 맡게 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계열사 중에서는 두산밥캣으로 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두산밥캣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박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인수한 기업이다.

한편으로는 박정원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긴 때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중앙대학교 학교법인 이사 역할에 전념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박용만 회장은 최근 발간한 산문집 '그늘까지도 인생이니까'에 관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룹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현재로써는 거취를 확정하기 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Profile

1977년 외환은행 입사
1982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 사우디지사
1983년 두산건설 뉴욕지사
1988년 동양맥주 차장
1988년 두산음료 이사, 두산식품 부장
1990년 두산식품 이사
1991년 두산식품 상무
1995년 두산그룹 기획조정실장 부사장
1996년 OB맥주 부사장
1998년 두산 대표이사 사장
2000년 한국-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2005년 두산, 두산산업개발,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의 대표이사 부회장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2009년 두산,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오리콤 회장,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
2012년 두산그룹 회장
2013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한국경영교육인증원 이사장, 국립오페라단 후원회 회장
2014년 중앙대학교 이사. 스페인 명예영사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국립오페라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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