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추억에 숨결을 불어넣는 색채의 아름다움

이광진 작가

  • 입력 2021.01.25 10:06
  • 수정 2021.01.26 13:40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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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니즈에 발맞춰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더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으며 여유는 찾아볼 수 없는 각박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광진 작가는 날로 변해가는 현대 문명 가운데 정이 깃들고 사랑이 있던 옛 추억, 소중했던 시간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추억들을 그림으로 구현해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되돌아보며 마음을 정화시키는 시간을 선물한다. 추억에 빛과 색채를 더해 숨을 불어넣어 행복했던 유년시절, 어린 날의 기억 속 고향의 정서를 담은 그림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 작가를 만났다. 

 

시간이 흐른 뒤 찾아오는 소중함을 담다

그림은 작가의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이광진 작가는 기나긴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것을 소재로 삼는다. 오랜 세월을 통해 표현되는 컬러는 우리의 삶에서 느끼고 간직하고자 하는 추억과 세월의 가치를 캔버스 위에 옮겨 담는다.

"우리는 주변에 흔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스쳐 보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을 추억하며 소중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예컨대, 오래된 앨범을 열어보았을 때 느끼는 감정들이 그렇지요. 당시에는 하루하루 흘러가는 날들이었지만, 그 하루들이 모여 먼 훗날엔 소중한 추억이 됩니다. 유년시절 아름다웠던 시골 풍경을 떠올리면 너무나도 평화롭고 행복했던 기억들이 생생합니다. 기억 속에 각인된 이 아름다운 추억을 어떻게 화폭에 담아볼까 늘 고민합니다. 시골 사람들의 맑은 표정과 오고가는 정, 소소한 일상이지만 너무나도 소중하고 고귀하고 또 값진 것들이지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소중해지며 자연과 사람들의 조화 속에서 진솔한 삶을 캔버스에 재현하고자 합니다. 소중하고 그립고, 다시 찾고 싶은 추억이 지닌 가치를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지문'처럼 유일한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찾아
이광진 작가는 ‘그림은 삶이다’라고 말한다. 살아가면서 경험한 것들과 그 속에서 파생되는 느낌과 생각들을 모아 붓으로 그려낸다. 때로는 스스로가 의도했던 장르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가 펼쳐지기도 한다. 

"밤새 그림을 그리고 아침이면 마음에 들지 않아 지워버리길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번민과 고충, 아픔이 지나간 자리에 다시금 열망과 열정을 채워 넣으며 내일은 더 좋은 작품을 그려볼 것이라는 설렘과 기대를 캔버스 위에 쏟아내지요. 예술가에게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자신만의 지문과도 같은 유일하고도 독특한 예술세계가 존재합니다. 그림의 소재를 선택하는 일은 화가에겐 평생의 숙제나 다름없습니다. 작가들은 자신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찾기 위해 평생을 방황합니다. 누군가는 일찍이 예술세계를 구축하는 반면, 누군가는 평생을 헤매다 화업 인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독특한 자신만의 지문과도 같은 예술세계가 만들어지게 되는가 싶습니다. 독자적인 예술세계 속에서 소재, 색채, 필력, 주제, 느낌, 그리고 이야기들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잠재돼있는 상황, 환경, 삶의 과정 등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캔버스에 투영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이 그림 세계에 나타나게 되는 것이지요."

 

 

'색채'가 주는 마법같은 아름다움
이광진 작가는 추억 속 고향의 정서를 더욱 짙게 표현하기 위해 색채 연구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작품에 있어 빛은 생명과도 같으며, 세월의 흐름을 캔버스 위에 탁월하게 표현하기 위해선 그에 어울리는 색상 선택이 중요하다. 색채는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도 하고, 열망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우리에게 내재되어 있는 희열과 행복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색채를 연구하면 할수록 엄청난 깊이와 권위를 깨닫고 놀라움을 느끼곤 합니다. 색채를 감상하면서 감동과 환희를 느낍니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인생을 배우듯, 그림 또한 계속하여 그리면서 알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그림의 세계도 경험과 터득을 통해 그 가치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아직도 그리고자 하는 소재들은 많지만 막상 붓을 들면 캔버스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배울 것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힘든 작업들을 구상하고 열정을 쏟으면서 ‘왜 이런 힘든 세계를 선택했을까?’하는 마음도 들지만 저 뿐만 아니라 수많은 예술가들이 고달픈 삶 속에서도 지금보다 더 나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와 포기하기에는 저 역시도 더 나은 작품들이 그려질 거라는 희망과 희열들은 나를 작품 세계로 이끌리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특별하지 않을 수 있어도 그림이 나의 직업이고 화가로서의 본질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시야로 대상을 바라보며 어느 수많은 환경과 스쳐가는 것들을 예술가의 시선으로 재구성하려는 열망에 빠져있는 일상에서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삶이 온다 해도 언젠가는 더 나은 그림으로서의 삶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그리고자 하는 열망 또한 갈망하며 작업에 몰두합니다. 그것은 화가들이 자연스런 내적인 만족과 행복이 삶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간들을 살 수 있기를 갈망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의 작품 세계를 기대하고 완성해나가고자 합니다."

 

Profile
원광대 미술교육과 졸업
국제 미술교류전 초대전
평창 올림픽 기념 초대전 
한국미술 국제대전 서울시장상
문화 체육부 장관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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