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메가 항공사'의 탄생 초읽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입력 2021.01.11 09:52
  • 수정 2021.01.14 15:41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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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 포기로 존폐 기로에 섰던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인수키로 하면서 국내 항공업계의 양대산맥이 하나로 뭉칠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사모펀드 KCGI가 “주주 외 제3자(산업은행)에 신주를 넘기는 건 부당하다”며 낸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기각해 큰 고비를 넘겼으나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품기 위한 첫 과제, '고용안정'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고용안정을 약속한 만큼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기내청소나 시설경비 등을 담당하고 있는 하청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시선이 모인다.

과거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때에도 하청노동자의 고용승계 문제는 현안이 되었던 적이 있다. 반면 이번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는 하청노동자의 고용문제가 뚜렷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어 하청노동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통합과정에서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의 하청노동자들은 법적으로 고용승계를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만큼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조원태 회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미재계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정에서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는 대한민국 항공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결정했다”며 “구조조정 계획은 없으며 모든 직원들을 품고 가족으로 맞이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청노동자 문제를 검토하지 않게 되면 이들은 일거리와 일자리 모두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합 과정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하청노동자의 고용안정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發 경영악화에 대대적인 변화 모색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를 넘기 위해 대한항공 조직을 가볍게 만들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최근 유럽 지역본부와 동남아시아 지역본부를 폐쇄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대한항공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미국지역과 중국, 일본 등 3곳에만 해외 지역본부를 두고 운영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한항공 안팎에서는 여러 국가로 구성된 유럽 지역본부와 동남아시아 지역본부가 각 나라의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처리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지고 본사가 즉각적으로 대응하는데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조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해외 지역본부의 기능을 각국 지점으로 옮기면서 각 지역의 운영 전문성을 높이고 본사에서 직접 해외 지역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혁신은 조직개편뿐 아니라 개별 사업전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의 지시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운영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여객기 좌석까지 뜯어내 화물운송 역량을 키우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보잉 777 여객기의 일부 좌석을 제거한 뒤 화물을 싣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이 여객기 좌석까지 제거하면서 화물기를 활용하려는 것은 그만큼 수익을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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