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라이온킹, 이동국 선수의 마지막을 조명하다

이동국 축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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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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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한 살 이동국(전북현대)선수가 지난 10월 28일 은퇴 기자 회견을 했다. "네가 은퇴한다니 나도 이제 은퇴해야 되겠다"고 하더라는 부친의 말을 소개하며 말을 멈춘 뒤 그는 눈물을 흘렸다. 재시·재아, 설아·수아 겹쌍둥이를 낳고, 막내 '대박이'까지 합쳐 오남매의 아빠가 된 다둥이 아빠, 대박이 아빠로도 이름을 알린 이동국 선수는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에 데 뷔, 광주 상무, 성남 일화를 거쳐 전북 현대에서 23년 간 선수 생활을 이어간 후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현역 최고령 선수다.

 

23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나며
K리그 MVP, 신인왕, 득점왕, 도움왕을 모두 석권하고 K리그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 및 챔피언스리그(ACL)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 이동국 선수. 프로 선수 경력만 23년째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까지 무려 4번의 시대에서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한국 선수로, 그 전적도 매우 화려하다. 그는 K리그 547경기에 출전 228골 77도움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K리그 최초로 70골 70도움 클럽에 가입하고 지난해에는 역시 처음으로 개인 통산 공격포인트 300개(223골 77도움)를 달성, 한국 프로축구의 역사를 장식했다.

이동국 선수는 2009년 전북현대에 입단해 마침내 프로 인생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2년 동안 전북 현대모터스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맹활약, K리그 8회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회, FA컵 1회 등 모두 10차례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K리그 최다승점과 전주월드컵경기장 홈경기 최다 관중 수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아시아 최강팀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북현대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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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아쉬움 남긴 비운의 국가대표
이동국 선수는 국가대표 발탁에 찬반 여론이 많았고, 월드컵과는 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선수로도 유명하다. 월드컵 대표팀에 지명 되지 못하자 "잠깐이나마 축구를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시간"이라고 했던 2002 한·일 월드컵, 지난 2005년 포항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전에서 십자인대 부상으로 경기에 참여하지 못한 2006년 독일 월드컵, 우루과이전과 골문 앞에서 동료들의 패스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며 슛에 성공하지 못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등 국가대표로서 참가했던 국제경기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이동국 선수는 국가대표로는 1998년 최초 발탁, 2000년 레바논 아시안컵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로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세계대회(U-20 월드컵)에 출전했다. 2004년 중국 아시안컵에서도 4골을 기록해 아시아 무대에서 최고 강자의 모습을 발휘 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출전 후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최종 명단에 배제되는 아픔을 뒤로하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했다. 국가대표팀 간 경기 A매치에 105회 출전, 33골을 넣어 FIFA 센추리클럽 가입선수로도 자리매김했다.

한국축구 간판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로 손꼽히며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산 37골로 대회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는 등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도 이름을 알린 이동국은 유럽 프로축구 빅리그인 독일과 잉글랜드 무대도 경험했지만 기대만큼 성적을 내진 못했다. 2001년 포항에서 독일 베르더 브레멘으로 6개월간 임대됐으나 부상 등으로 7경기에 출전에 그쳤다. 2007년 1월 영국 미들즈브러로 이적해 한국 선수로는 네 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가 됐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려 출전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채 1시즌 반 만에 K리그로 복귀한 아쉬움도 더했다.

 

전북현대, 20번 '영구 결번' 지정

전북현대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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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간판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로 손꼽히는 이동국 선수.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산 37골로 대회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는 등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 11월 1일 현역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은퇴를 자축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 소감을 밝혔다.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저는 제 인생의 대부분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롭게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다가오는 홈경기가 등 번호 20번을 달고 팬분들과 함께 하는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해 옵니다. 마지막까지 축구선수 이동국이란 이름으로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전북현대는 12년 동안 구단을 빛낸 이동국 선수를 위해 등 번호 20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은퇴식을 치른 이동국 선수는 "정말 많이 지쳤을 때도 항상 뒤에서 응원해 주시는 팬들과 함께 역사를 이뤘기 때문에 선수들만이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끝내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시간 내내 비가 내렸지만 이동국 선수의 은퇴 경기를 지켜 본 팬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아쉬움과 고마움' 은퇴, 끝이 아닌 새롭게 시작
이동국 선수는 축구 지도자로 새출발 한다. 2주씩 2회에 걸쳐 총 4주간 진행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과정(A대표팀과 프로팀 코치)을 밟고 있는 이동국 선수는 "지도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선수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알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지도자 과정에 대한 뜻을 전했다. 총 4주간의 강습 중 이론, 실기, 논문 등이 평가에서 합격해야만 A급 지도자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전북 전주시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구 FC와의 최종전이 끝난 뒤 이동국 선수에게 명예시민증을 전달했다. 이 선수는 K리그 최다승점과 전주가 축구 수도로 발돋움하는데 기여해 전주 시민에게 큰 감동과 행복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중학교 방문 축구클리닉, 진로체험교실을 운영하는 등 지역 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시민들과 함께해 온 지난 12년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 되길 바란다"며 "이동국 선수가 앞으로 도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 하며 탄탄대로를 달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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