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에 대응하는 나이키(NIKE)의 자세

존 도나호 나이키(NIKE) CEO

  • 입력 2020.09.22 15:09
  • 수정 2020.09.22 20:31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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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NIKE)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 존 도나호가 나이키의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이 된 것. 그는 스포츠와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기에 큰 화제를 모았다. 

존 도나호 CE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마켓 이베이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서비스나우의 CEO를 지내며 전자상거래와 기술에 전문성을 지닌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14년부터 나이키 이사회에 참석해왔다. 이와 같은 이력을 지닌 존 도나호 CEO를 나이키의 신임 CEO로 발탁한 것은 온라인 유통, 즉 데이터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미이며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계속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 속,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존 도나호 CEO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비대면 시대' 변화와 혁신 모색, 유통채널 패싱한 D2C 대세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유통이 증가하면서 글로벌 패션기업들이 D2C(Direct to Consumer, 직접 판매)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유통 단계를 없애고 소비자를 직접 만나겠다는 취지다. 이에 나이키 또한 지난해 아마존으로부터 독립을 해 온라인 공식몰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나이키의 D2C 판매 비중은 매년 증가 추세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매년 그 비중이 늘었다. 2010년에는 13.1%(25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5년 21,7%(66억 달러), 2019년에는 31.6%(118억 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2022년에는 나이키의 D2C 매출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전망하고 있다.

나이키는 'D2C전략'과 더불어 지난 2017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강화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이와 관련, 2018년 3월 데이터분석 회사인 조디악(Zodiac)을 인수한 데 이어 4월에는 3D머신러닝을 활용하여 맞춤형 신발을 제작할 수 있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인버텍스(Invertex)를 인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 발에 맞는 신발 사이즈를 찾아주는 '나이키 핏' 앱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데이터과학 전문기업 셀렉트를 인수했다. 핵심전략인 D2C를 강화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셀렉트는 지역별 수요를 예측 분석해 물류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돕는 클라우드 기반의 분석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아르바이트로 배운 리더십-① 다양성을 이해하라
풍부한 CEO경험과 뛰어난 리더십을 자랑하는 도나호 CEO는 과거 맥주 유통회사에서 일하며  과거 맥주 유통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겪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리더십에 대한 큰 교훈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전 6시 30분에 시카고 맥주 창고에 도착해서, 도시 전역의 유통업자들에게 맥주를 배달하는 맥주 배달 트럭 운전자들을 도와 맥주 상자를 트럭에 싣는 일을 했다.

그 속에서 배운 리더십 교훈 첫째는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도나호 CEO는 “트럭 운전사를 보조하면서 여러 유형의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 했다”며 “그들이 나와 같기를 바라기보다는 다양성과 그들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사람들을 만나면 '이 사람의 좋은 자질은 무엇이며, 그로부터 내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진다"면서 "이는 내가 리더로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다.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다보면 따르는 사람들이 저절로 생긴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게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로 배운 리더십-② '사전 신뢰(presume trust)'
두 번째 리더십 교훈은 신뢰였다. 트럭 보조원으로 일할 당시 그는 운전 미숙으로 충돌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창고 출입구가 망가져 수천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트럭 운전사는 10대였던 그의 실수를 감싸고 창고 책임자와 논의해 부담을 넘기지 않았다.

도나호 CEO는 "당시 트럭 운전사와 창고 책임자가 '크게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하며 모든 책임이 자신이 지겠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신뢰라는 큰 교훈을 얻었다"면서 "트럭 운전자가 보여준 신뢰는 놀라운 것이었다. 이후 남은 기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일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도나호 CEO가 '사전 신뢰(presume trust)'라고 부르는 리더십 원칙이 여기서 나왔다. 그가 베인앤드컴퍼니, 이베이 등에서 회사를 이끌 때 항상 강조하던 부분이다. 그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한다고 생각만 하지만, 그런 사고방신은 팀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우리는 사람을 먼저 신뢰해야 한다"며 "모두 같은 팀이라는 이해를 하고 동료들에게 접근하는 게 리더십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동료를 미리 신뢰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을 더 성공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일침
한편, 나이키는 여전히 미국 내에 만연한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메시지가 담긴 광고를 선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나이키가 30여 년간 유지해온 'Just Do It' 이라는 시그니처 문구를 반대로 변형해 반대인 'Just Once, Don't do It'으로 사용했다.
나이키는 "우리는 편견, 증오, 불평등에 맞서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이 영상을 통해서 우리 사회 깊숙하게 내재되어 있는 인종차별이라는 이슈에 대항하는 촉매제가 되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발표했다.
존 도나호 나이키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 "우리가 불평등을 해결할 수는 없지만 인종차별 반대를 이끌어내는데 책임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Profile

다트머스대학 경제학 학사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 MBA


나이키Nike CEO


서비스나우 CEO
페이팔 이사회 의장
이베이 CEO
이베이 마켓프레이스 사장
베인 앤 컴퍼니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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