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로 '승부수' 띄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입력 2020.08.07 17:02
  • 수정 2020.08.07 17:26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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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발견된 뒤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600만여 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전염됐다. 전 세계 바이오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내 기업들 또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셀트리온은 내년 상반기 품목허가를 목표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7월부터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을 시작해 오는 12월 임상 2상을 종료하고 내년 상반기 임상 3상과 정식 허가 심사를 끝마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임상 2상 결과가 잘 나온다면 정부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아 출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정진 회장이 코로나19 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한다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크게 뛰어넘는 또 하나의 성과를 이루게 된다.

 

 

코로나19 치료제로 마지막 승부, '변이'에도 예의주시

서정진 회장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기간을 단축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CT-P59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임상 1상을 허가받고, 영장류 2주 반복 독성 비임상 연구에서 안전성을 확보해 충남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면역원성 및 내약성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이번 임상시험은 건강한 사람 32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1상이다. 임상 1상은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용량을 높이면서 건강한 사람에서 생길 수 있는 안전성 이슈, 면역원성 반응, 내약성 등을 면밀히 관찰한다. 3개월에 걸쳐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유럽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3상을 진행하며, 올 연말에 중간 결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셀트리온은 9월부터 상업용 10배치(Batch) 분량을 송도 제 1공장에서 대량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 배치량은 280배치이며, 현재 임상용 3000명분을 사전 생산 중이다. 품목 허가가 나지 않았음에도 상업용 배치로 생산을 돌입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서 회장은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의약품이 생산된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줘야 허가를 받을 수 있고, 긴급사용승인이 떨어질 시 환자에게 즉시 공급을 해야 하므로 미리 생산한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의 주력포인트로 ‘변이에 대한 준비’를 꼽았다. 셀트리온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와 함께 신약후보물질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항체 치료제 CT-P59의 상업화 후, 코로나 바이러스가 변이돼 지속 유행한다면 2번째 슈퍼 항체 치료제를 출시할 방침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의 거성, 마지막을 위한 준비
서 회장은 국내 바이오 산업 붐을 일으킨 인물이다. 아무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지 않던 2005년부터 각종 난관을 딛고 2012년 마침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식약청 제품 허가를 획득하는 등 성장을 이룩해왔다.

그러나 서정진 회장은 올 연말까지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내년부터는 전문경영진 체제로 운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2세 승계 대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겠다는 뜻을 재차 공식화했다. 

서 회장은 "2020년까지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가능한 완전한 글로벌 바이오기업을 만드는 것이 1단계 목표인데, 이를 완성하면 나는 미련없이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은퇴한 이후에는 회사 운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서 회장은 "연말이 지나면 후배들이 셀트리온을 지휘하게 될 것”이라며 “제가 회장으로 있으면 개발 잘 되고, 물러나면 잘 안되는 그런 허약한 회사가 아니다. 회사 후배들의 실력을 믿어달라."고 했다.

그는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 과제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계열3사의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 회장은 계열사들의 합병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지분 승계 과정에서도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합병은 필수적 과정으로 분석된다.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과 글로벌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하나의 회사가 된다면 ‘규모의 경제’효과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도 시장의 흐름에 발맞출 필요성이 제고된다.

 

Profile

인천 제물포고 졸업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 

삼성전기 입사 
1986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1990년 건국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1년 대우자동차 기획재무부문 고문(전무대우) 
1992년 한국품질경영연구원장 
2000년 넥솔·넥솔바이오텍 설립 
2002년 셀트리온 설립 
2009년 셀트리온제약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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