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 속에 우주를 그리는 화가, 평행우주를 표현하다

고리들 작가

  • 입력 2020.08.03 14:24
  • 수정 2020.08.21 16:45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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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시대가 찾아왔다. 한류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한국 드라마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은데 이어 K-POP이 세계 곳곳에서 울려 펴지고, 외국인들이 한국 노래를 ‘떼창’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한류의 흐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 콘텐츠를 넘어 예술의 영역까지 넘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한강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2016년 맨부커 상을 수상하는가 하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쓸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품격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국격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뿐만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의 진단키트를 공수하기 위해 온 나라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이며 의료과학에 있어서도 한국의 힘을 입증해냈다. 

대중문화와 의료 과학 분야에서 대한민국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예술가이자 미래학자 고리들 작가는 한류의 가장 막바지에는 ‘미술’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드라마·음악과 같은 대중적인 콘텐츠와 달리 미술이야 말로 상류층이 향유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선진국가가 아닌 이상 인정받기 힘들다는 평가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한국의 많은 순수예술 작가들이 세계로 뻗어나갈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그중에서도 고리들 작가는 이미 수년전부터 그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세계 진출을 위한 충분한 인프라를 다져오고 있다. 전북 전주와 익산에서 터를 잡고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고리들 작가를 만나 그가 지닌 예술가의 남다른 철학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평행우주와 캔버스, 마침내 해답을 찾다
고리들 작가는 양자물리학 평행우주론을 한 폭의 그림으로 그려내는 작가다. 고리들 작가가 우주의 원리에 대해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얼추 열다섯 살 즈음이었다. 우주의 시작과 끝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시작한 독서가 지금까지 이어져 독서량이 총 1만2000여 권을 넘게 됐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종교서적과 동양고전을, 20세 되면서 인문과학 자연과학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독서를 했습니다. 서울대 미대에 진학해서도 부러 다양한 교양과목을 수강하며 전공 이외에 인문학적인 지식을 채워나갔고, 매우 탐구적인 학습동아리에 들어가 방학마다 독서합숙을 하며 이공계 지식도 차곡차곡 정립해나갔지요. 그러다가 만난 평행우주이론은 저에게 큰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이를 하나의 그림으로 표현해야할지가 화가로서 평생의 숙제였지요. 그렇게 오랜 세월을 고민하는 와중에 이혼과 파산 등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딸과의 생이별을 견디던 2006년, 마침내 저의 유일한 벗이었던 동네 고양이에게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오묘한 고양이의 눈동자 속에 우주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힘들고 약해진 순간에 섬광처럼 찾아온 것이지요. 순간 번개를 맞은 듯이 등줄기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마치 신내림을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 두 번 다시 겪어보지 못할 순간의 충격적인 짜릿함이었죠. ‘눈동자 안에 담긴 우주’. 이 테마는 분명히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 고리들 작가는 그가 예측한 ‘미술한류’에 대비하기 위해 회화는 물론이거니와 조각, 도예, 건축물까지 그야말로 예술의 집대성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기왕이면 ‘미술 한류’의 슈퍼스타급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를 위해 총 6000평 땅에 이미 1500평 정도의 작업실을 마련했고요. 층고 높은 환경조각용 800평 작업실도 신축하렵니다. 저와 함께할 어시스트들과 실험적인 작품을 많이 만들어 볼 예정입니다. 실험을 통해 실패도 많이 해봐야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법이니까요."

 

예술가들의 놀이터, '창조화력발전소'
고리들 작가는 백범 김구 선생이 외쳤던 문화선진국에 큰 뜻을 지니고 있다. 고 작가의 숙원사업인 문화·복지·연구재단 설립의 기초가 될 기업, ㈜창조화력발전소가 지난 7월 문을 열었다. 고 작가는 창조화력발전소를 통해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고 작가는 전북을 중심으로 창조화력발전소의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창조화력발전소가 보유한 부지를 문화재단에서 임차해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게 되면 관리와 운영을 위한 일자리 창출로까지 이어지는 셈이다. 이후 고 작가는 작품에서 발생한 수익은 주로 복지재단에 기부할 생각이다.  

"중국 베이징의 공장단지가 ‘798예술구’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향후 우리나라에도 빈 공장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 예측, 할 일을 끝낸 화력발전소를 예술의 성지로 재탄생 시키고자 그 이름을 지었습니다. 비록 처음 구상과 달라졌으나, 창조화력발전소의 대규모 예술단지는 1차 산업, 그중에서도 토종 종자를 이용한 농업을 기반으로 3만평에서 시작해 300만평까지 넓혀나갈 생각입니다. 단지 내에는 바이오연구재단을 설립할 예정이고요. 예술가들은 토종 종자를 바탕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물론 노동이 의무는 아닙니다. 제가 직접 텃밭도 가꾸고 원예도 하다 보니 창작에 큰 도움이 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더군요.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생활까지 지원되는 복합적 공동체를 만들 생각입니다."

 

'문화 의병'을 계승한 예술교육의 성지, '신흥문화재단'

이 외에도 고리들 작가는 문화재단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입시와 내신 위주의 공교육 속에서 소외되어가는 예술·문화교육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획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 스승이신 일랑 이종상 선생은 독도 수호 활동에 가장 먼저 앞장 선 화가입니다. 여러 화가들과 함께 독도에 방문하기도 했지요. 저 또한 스승님을 따라 독도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스승님께서는 우리를 ‘문화 의병’이라고 칭하셨습니다. 스승님의 정신을 이어받아가고자 합니다. 과거 우당 이회영 선생이 일본군에 맞서 독립군 양성을 위해 신흥무관학교를 창설하였듯, 예술을 활용한 교육에 있어 주입식 공교육이 아닌 깨어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신흥문화재단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신흥문화재단은 예술가들의 참여를 도모하기 위해 유튜브 미술대전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고리들 작가는 회화부터 원예, 무용, 조각, 건축은 물론 심지어 타투까지도 창작을 증명할 수 있는 예술 분야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진을 꾸리고 있다. 

"창작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유튜브에 업로드한 후 제 유튜브 채널에 링크를 올리면 심사위원 또한 영상을 보고 비대면 심사를 하게 됩니다. 유튜브 예술대전에 당선이 된다면 억대의 상금은 물론 창작 공간과 재료비 등 전폭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누구든 예술가를 꿈꾸고 예술을 향유하는 세상, 호모루덴스의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화단에 120억 펀딩 신화를 쓰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을 비대면으로 해결해야하는 시대다. 이 가운데 미술은 지금까지 비대면에 특화된 분야가 아니었다.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고리들 작가는 9년 전부터 주 무대를 오프라인 갤러리가 아닌 유튜브 채널로 삼았다. 유튜브로 펀딩을 받는 작가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 고 작가는 지난 2011년, 평소 관심이 있던 어원학 관련 영상자료를 유튜브에 업로드한 것을 시작으로 공부법 강연 등을 꾸준히 올리던 그의 채널은 입소문이 나 작년 초에 4000명의 구독자를 모았고, 재료비 마련을 위해 그림 선불구입 후원 펀딩을 시작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인 ‘고리들TV’는 현재 약 6500명 구독자를 자랑하며 작품 직판공간이자 갤러리가 되었다. 후원 요청을 시작한 이후, 지난 2019년 3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현금으로 11억, 할부금으로 120억원의 펀딩금액을 달성했다.

고리들 작가의 작품 후원 펀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의 작품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30일까지 호당 20만원이었던 가격이 7월 1일부로 40만원이 되었다. 이어 내년부터는 호당 100만원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그의 그림을 갖고 싶지만 후원 금액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 ㈜창조화력발전소의 주식을 구입하는 것이다. 창조화력발전소를 설립하면서 20억의 주식을 발행한 고 작가는 개인 몫의 5억을 제외한 15억을 판매하겠다고 공표하면서 주식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금액에 비례하는 그림을 선물로 줄 것이다. 그마저도 이미 9억이 예약이 돼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사실 아직 본격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만큼 환영을 받는다는 것은 그동안 꾸준히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한 화가로서의 비전, 사업가로서의 비전 그리고 대한민국을 문화선진국으로 만들어나가는 데 일조하겠다는 제 의지를 많은 사람들이 믿어주신 덕분입니다. 저와 뜻을 함께해주고 비전을 더 키워주시는 분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외에도 고리들 작가는 또다른 ‘깜짝선물’을 준비 중이다. 오랜 친분을 유지하며 우정을 쌓아 온 박희원 대표와의 인연으로 ㈜스토리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취임하게 된 그는 스토리홀딩스의 지분 20%를 보유하게 됐다. 고 작가는 자신의 몫인 스토리홀딩스의 주식을 창조화력발전소의 주식을 구입하는 이들에게 같은 비율로 배분할 생각이다. 저금리 기조와 함께 부동산 억제정책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는 이들이 주식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고리들 작가의 프로모션은 가히 파격적이다. 하나의 주식만 구매해도 두 가지 종목을 갖게 되니 분산투자도 되며, 리스크 또한 절반으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그림 구입과 주식 구입 등 모든 거래는 유튜브 채널 ’고리들TV’ 구독자에 한해서 진행된다. 

 

21세기, 고리들의 시대로 기억되기를
마지막으로 고리들 작가는 ‘신의 선택을 받은 예술가’라는 신념으로 작품 활동에 정진하며 문명사를 갈무리하는 화가가 되겠다고 자신해보였다.

"20세기가 피카소의 시대였다면, 21세기 이후에는 고리들의 시대로 기억될 것입니다. 눈동자에 우주를 그리는 화가. 평행우주이론을 표현하는 그림의 힘은 계속 커집니다. 더 넓은 범위에서 보자면 문명사적인 그림이라고 자부하며 지금까지 역사상의 화가들과 견줄 수 없을 정도의 문명사적 새 지평을 열어가고 싶습니다. 만약 신께서 화가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면 저 고리들을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이라는 느낌으로 작품 활동에 임하고 있습니다. 또 제 작품을 소장한 모든 분들 또한 제가 느끼는 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세계를 놀라게 할 미술 한류, 그 중심에서 폭풍의 눈이 될 고리들 그림을 좀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Profile

서울대 미대 졸업 
제18회 중앙미술대전 대상

주요저서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인공지능 시대의 창의성 뇌교육
인공지능 VS 인간지능 두뇌사용설명서 
돈이 되는 미래특허 119
내 아이를 위한 두뇌 사용 설명서 
전교 꼴찌 서울대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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