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생활체육연맹 장주호 총재, 체육을 통해 인류애를 실현하다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 장주호 총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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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의 산증인, 평생을 우리나라 생활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체육의 아버지 ‘세계생활체육연맹’ 장주호 총재를 만났다. 장 총재의 업적이 곧 우리나라 체육 역사일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를 설명하는 수식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 총재의 체육 인생은 '현재 진행형'이다. 마치 세월도 비껴간 듯 여전한 열정을 내뿜는 장주호 총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생활체육을 통해 세계 곳곳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대한민국 체육의 역사이자 생활체육의 아버지
제1회 유도선수권대회 동메달 수상을 통해 체육 업적의 신호탄을 쏜 장 총재는 육군 유도사범 복무를 시작으로 1960년 호주유도연맹의 초청을 통해 그 곳으로 건너가 한국인 최초 호주유도사범을 지냈다. 

"호주에 가서 밤에는 유도를 가르치고 낮에는 사범대학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한국에서 공부를 할 때와는 다른 환경에 놀랐고, 체육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느꼈습니다. 마침 미국에서 온 교수의 강의를 듣게 됐는데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체육을 전공해서 훌륭한 체육 지도자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선진화된 호주의 체육시스템을 접한 뒤 훌륭한 체육지도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된 장 총재는 서울YMCA 선정, 스프링필드대 YMCA장학생으로 졸업하며 체육지도자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 나갔다.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사무차장을 역임한 장주호 총재는 올림픽 당시 대회운영 최고점을 기록해 IOC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세계에 대한민국을 비롯해 서울을 알린 체육 역사의 한 줄에 크게 기여했으니, 자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터. 이후 경희대 체육과학대학 교수를 역임하며 다양한 학술활동과 체육인 양성에 기여하고, 수많은 스포츠단체를 이끌며 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한국 생활체육의 아버지’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훌륭한 체육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체육계의 하버드인 미국 스프링필드 대학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씨도 좋고, 대우도 좋은 호주 생활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와왔지요. 한국에 와서 YMCA에 들어간 후, 당시 체육과 영어 실력 등을 높이 평가받아 미국YMCA 장학금을 받고 스프링필드 대학에 가게 됐어요."

"서울올림픽이 유치됐을 때, 초기 조직위원회는 공무원, 군인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올림픽이 가까워지니 국제연맹에서 너희 조직위원회에는 왜 체육인이 없냐고 묻더라고요. 그때 제가 조직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겁니다. 뮌헨올림픽을 치렀던 IOC 스포츠디렉터에게 2주 간 올림픽을 치르는 방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굉장한 자부심이에요. 다양한 체육을 미리 시연해보면서 빈틈없이 계획했습니다. '86아시안게임' 당시 아쉬웠던 걸 보완하고 싶었지요. 체육·문화·예술 인들이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정시에 맞춰 개회식과 폐회식을 훌륭히 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운영을 정시 시작하고 정시에 마친 성공적이었던 서울올림픽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장주호 총재가 그리는 활력 넘치는 도시
체육을 향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바탕으로 해외의 선진화된 체육 시스템을 체득하고, 생활체육 대중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힘쓴 그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 나아가 세계인의 건강 증진을 위해 ‘액티브 시티(Active City)’를 그리고 있다.

"세계생활체육연맹 TAFISA에서는 생활체육을 통해서 전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장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 체육을 리드하는 정책 지침서를 만들고 장려하려면 TAFISA의 모범적인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액티브 시티’ 프로그램을 채택하게 되었어요. 활력이 넘치는 도시 만들기 운동을 시작하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장주호 총재가 진행하는 ‘액티브 시티’ 프로그램은 생활체육을 개인의 몫으로만 남겨두는 게 아닌, 시와 지자체의 정책적 서포트를 받아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높이고 건강한 개인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예전에는 체육단체가 시에 예산을 부탁해 받아 갔다면, 이제는 반대로 시가 정책 차원에서 체육단체에게 시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겁니다. 70억이 넘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지 않습니까. 활력 넘치는 개인이 활기찬 도시를 만든다는 개념도 좋지만, 도시가 먼저 활기를 띤다면 그 도시에 살고 있는 개인도 활력 넘치는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전대미문 '코로나19' 사태, 생활체육의 역할 되새기는 기회로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공황에 빠진 가운데, 곳곳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체력은 국력’이라는 말을 몸소 깨달은 뒤 일평생을 우리나라 생활체육 발전에 이바지한 세계생활체육연맹 장주호 총재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깊은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드러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며 생활체육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간이 이렇게 조그마한 미생물일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허약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생활체육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건강과 안전을 돌보는 헬스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각 이사들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어요."

장주호 총재는 TAFISA를 통해 ‘액티브 시티’ 이후 도시와 개인의 건강 개선 평가 기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헬스시스템을 도입해 지금과 같은 세계 재난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평소 위생과 건강 습관 등을 정립하고 보급하는 시스텝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코로나 종식 이후에 이 같은 전염병이 또다시 돌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미리 교육해서 생활에 스며든다면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미생물의 침입에 면역력을 기르는 건 역시 운동밖에 없어요. 건강 습관이라는 것도 참 중요하고요. 위생 습관, 건강 습관, 그리고 건강과 관련된 공중도덕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생각을 했습니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영원한 스포츠 NGO'
"TAFISA에 가맹된 체육단체는 현재 350여 개가 넘으며 183개국 이상이 가맹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5개 단체가 단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데, 대개 생활체육 종목들입니다. 가맹된 단체는 TAFISA를 통해 널리 보급됩니다. 다양한 스포츠가 TAFISA를 통해 소개되고 나아가 올림픽종목으로 채택되는 과정을 겪고 있어요. 알려지지 않은 각국의 전통 스포츠, 생활체육 보급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장주호 총재는 TAFISA세계총회를 통해 스포츠를 통해 세계가 당면한 사회문제, 환경오염, 교육, 기아 등의 해결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생활체육을 통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침서를 만든 장 총재의 노력은 2017년 서울에서 열린 TAFISA세계총회에서 확인받을 수 있었다. 당시 만장일치로 채택된 그의 지침서는 이미 세계 각국의 정부와 IOC 의원, 국제경기연맹 회장들에게 전달돼 말 그대로 ‘세계 생활체육의 지침’이 되어주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를 통해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장주호 총재의 다짐과 욕심은 끝이 없다. 올해로 체육 입문 63주년을 맞이한 장 총재는 지난해 12월 자서전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장주호의 스포츠 인생 60년-영원한 스포츠 NGO’를 선보였다. 평생 체육에 몸담은 자신의 이야기부터 생활체육에 대한 철학과 과제 등을 풀어나가며 책을 통해 식지 않는 열정을 담아냈다. 장주호 총재가 그려 나갈 체육 인생의 마지막 그림, 감히 상상되지 않는다. 스포츠가 있는 한 영원히 기억될 살아있는 전설인 장주호 총재의 활력과 열정, TAFISA의 멋진 행보를 응원한다.

Profile

경력
2013 ~ 현재 세계생활체육연맹 (TAFISA) 총재
2005 ~ 현재 사단법인 한국체육인회 이사장
2007 ~ 2008 (재)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KOC 올림픽 아카데미 위원회 위원장
2005 ~ 2009 세계태권도연맹 자문위원장
1989 ~ 2010 IOC 생활체육위원, KOC 고문, 체육심의위원회 위원(체육부), 총무처 정책자문위원
2002 ~ 2005 KOC(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
1999 ~ 2002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원장
1996 ~ 1999 KOC(대한올림픽위원회) 사무총장
1985 ~ 1989 86아시아대회 ∙ 88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겸 사무차장
1985 ~ 1989 대한올림픽아카데미 원장 및 회장
1981 ~ 1986 재단법인 한국사회체육센터 창설 이사장
1981 ~ 1986 대한유도회 회장
1962 ~ 1981 서울 YMCA 체육부장, 부총무

상훈 
대한민국 체육상(지도 부문) 수상 / 체육훈장 맹호장 수상
IOC 올림픽 운동 공로상 수상 / IOC 100주년 올림픽 휘장 수상
IOC Olympic Order(올림픽 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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