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어머니' 수잔 보이치키, '혁신의 어머니'가 되다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 박예솔 기자l승인2020.02.27l수정2020.02.2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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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와 시청시간을 확보한 동영상 서비스로 나타났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유튜브의 월간 순사용자는 3368만명에 달했다. 유튜브는 사용시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사용시간은 489억분으로 지난해(355억분)보다 134억분 늘었다.

비단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유튜브 코리아에 따르면 유튜브에는 1분마다 4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새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한달 글로벌 유튜브 이용자 수는 19억명에 달한다. 세계인들은 매일 10억 시간을 유튜브 영상 시청에 쓰는 셈이다.
유튜브가 전세계적으로 가장 핫한 소셜미디어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배경에는 수잔 보이치키 유튜브 CEO의 공이 혁혁하다는 평가다. 2014년 2월부터 유튜브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수잔 보이치키는 1998년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에게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있는 자신의 집 차고를 빌려준 것을 계기로 구글의 16번째 직원이 됐다.

구글의 역사와 함께 한 보이치키는 구글에서 광고와 상거래를 총괄했다. 이후 구글 이미지와 구글 북스, 구글 비디오 등 핵심 서비스 초기 개발을 진두지휘하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2006년 유튜브 인수를 주도한 보이치키는 구글의 유튜브 인수가격 16억5000만달러(1조8992억원)를 놓고 지나치게 높다는 회의론이 팽배했지만, 보이치키는 유튜브 사용자수를 현재 10억명, 기업가치 700억달러(80조5700억원) 이상으로 성장시켰다.

 

아이디어의 원천, 열정과 호기심
수잔 보이치키는 엔지니어들이 주류를 이루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보기 드문 문과 출신이다. 하버드대에서 역사와 문학을 전공했고, 캘리포니아주립대 LA캠퍼스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어머니, 스탠퍼드대 물리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학구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보이치키 CEO는 지금도 자신의 강점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그 아이디어로 미래를 바꾸는 힘”이라고 말한다.

그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모두 유명한 사람이 되거나 큰 부를 누리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단지 열정적으로 흥미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나 또한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에게 지시를 받아서 하는 것 보다 스스로 방법을 생각해서 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는 실용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흥미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보이치키 CEO의 인생에 있어 큰 전환점으로 작용한 것은 1990년 하버드 재학 시절 수강한 컴퓨터 과학입문 과정 ‘CS50’이었다. 그는 지금도 “CS50은 그 동안 들었던 수업 중 가장 놀라운 수업이었다. 내가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고 말한다. 컴퓨터와의 만남은 그가 졸업 후 실리콘밸리에 입성하는 토대가 됐고, 반도체업체인 인텔에서 일할 기회가 되기도 했다.

 

구글, 신생기업 유튜브를 품다
수잔 보이치키 CEO는 구글의 16번째 직원으로 합류하면서 구글 마케팅광고 부문을 맡게 됐다. 구글의 광고 서비스 ‘애드센스’가 그의 작품이다. 그는 2003년 광고를 웹사이트·블로그와 연계한 애드센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1000만개 이상의 웹사이트가 애드센스를 사용하면서 구글의 핵심 수입원이 됐다.

구글 마케팅 임원으로 승승장구하던 보이치키는 비디오 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다. 구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비디오 서비스를 담당하던 중 스타트업 유튜브를 발견했다. 유튜브는 2005년 실리콘밸리의 한 창고에서 설립된 신생 기업이었다. 

구글은 2006년 10월 이 회사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수잔 보이치키가 유튜브를 사야 한다고 다른 경영진을 강력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잔 보이치키는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 경영을 맡게 됐다. 그는 모바일 동영상 광고, 유료 채널 출시, 음악 스트리밍서비스 등 새로운 수익 모델들을 쏟아냈다. 취임 이듬해엔 2015년 유튜브는 창사 이래 최고의 매출을 기록했다.

“일반인도 전문 스튜디오 없이 자신만의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세상이 오고 그 중심에 유튜브가 있을 것이며, 전 세계 사람이 유튜브에 자신의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만큼 유튜브가 세계 최대 빅데이터 회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편, 유튜브 인수와 관련해 일각에선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설립한 지 1년 된 신생 기업을 지나치게 비싼 값에 샀다는 이유에서다. 그 때 당시엔 유튜브의 수익 모델도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유튜브 인수에 대한 평가는 180도 바뀌었다. 유튜브가 모바일 시장에 딱 들어맞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광고 수익이 크게 늘었다. IT업계에선 구글의 가장 성공적인 인수로 유튜브를 꼽을 정도다.

 

불법·음란 영상에 정면돌파 '유튜브 키즈'
순항을 이어가던 유튜브는 암초에 부딪치고 만다. 최근 유튜브는 불법·음란 동영상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보이치키 CEO는 이런 논란에 대해 정면돌파에 나섰다. 유튜브 키즈가 대표적이다. 

유튜브 키즈는 일반 유튜브와 별개 플랫폼으로 만 12세 이하 아이들에게 친숙한 콘텐츠만 제공한다. ‘관련 동영상’ 등으로 아이들이 보기에 부적절한 콘텐츠까지 이어지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것이다. 

수잔 보이치키 CEO 또한 자녀들에게 장시간 유튜브 시청을 금하고 있다. 자녀들은 아이 전용 유튜브 앱인 ‘유튜브 키즈’를 통해서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시간 제한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뭐든 지나친 건은 좋지 않다고 본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보이치키 CEO는 유튜브의 개방성과 다양성은 최대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유튜브 본질은 개방형 플랫폼”이라며 “다소 공격적이거나 논란이 많은 콘텐츠도 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범위의 관점은 궁극적으로 사회를 더 강하고 풍부하게 한다”며 “개방성을 유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할 뿐 아니라 책임 있는 공동체를 이루는 방법”이라고 했다.

 

워킹맘 전성시대, 그 시작을 알리다
‘구글의 어머니’라 불리는 보이치키 CEO는 여성 친화적 기업 환경을 강조하는 경영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4년 유튜브 CEO로 취임한 첫해에 다섯째 아이를 낳기 위해 구글 최초로 출산 휴가를 썼다. 1999년 구글에 합류할 당시에도 임신 중이었다. 구글 탁아소가 그의 제안으로 생겼고 여직원의 유급 출산 휴가를 18주로 늘린 사람도 보이치키 CEO다. 그는 매일 오후 6~9시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등 ‘가정과 일의 균형’을 실천하는 삶으로 유명하다. 유급 출산 휴가 확대, 여학생의 기술 기업 진출, 코딩 교육 지원 등의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보이치키 CEO는 실리콘밸리의 마초적인 문화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여성 직원을 늘려야 성차별로 인한 소모적 논쟁이 사라지고 직원들이 집단적 사고에서 벗어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이치키 CEO는 “나는 육아 휴직을 통해 미국에서만 2조달러가 넘는 구매력을 보유한 엄마들의 세계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다”며 “육아휴직이 기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유튜브의 여성 직원 비율은 2014년 24%에서 현재 30% 수준으로 높아졌다.

수잔 보이치키 CEO는 “유튜브의 목표는 전 세계 누구라도 접근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사람들을 연결해 세계를 개방해서 모든 사람들이 발언할 수 있는 환경과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 단어로 압축한 자신의 모토도 ‘Video for All (만인을 위한 영상)’이다. 또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항상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rofile
現 유튜브 최고경영자

前 구글 광고담당 수석부사장
前 구글 제품관리담당 수석부사장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 MBA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캠퍼스 대학원 경제학 석사
하버드대학교 역사, 문학 학사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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