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의술의 조화,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다

성용원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

  • 입력 2020.02.27 12:45
  • 수정 2020.02.27 13:19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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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사망률 1위로 꼽히는 암. 그중에서도 폐암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아 사망률이 가장 높다.  폐는 호흡을 통해 늘 외부와 접촉하기 때문에 이상이 생기거나 본래 기능이 약해지면 감염이나 손상을 입기 쉽다. 폐에 문제가 생기면 기침과 객혈(혈액이 섞인 가래),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암 환자의 5~15%는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 하거나 감기로 오인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가 암이 전이되거나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최근 국가 암 검진 사업 등을 통해 CT 검사를 받다 우연히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생존율과 예후 또한 매우 좋아진데다가 국가가 나서서 금연사업을 실시하고, 흡연력이 30갑년(하루 평균 담배소비량x흡연기간) 이상 되는 고위험군을 선별해 검진을 시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은 서울특별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더불어 서울대학교병원의 훌륭한 의료진이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공공의료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흉부외과 성용원 교수는 폐, 식도, 종격동 등 일반흉부 분야를 전문으로 하며 생명을 살리는 일에 열심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저선량CT·흉강경 등 완치율을 높이는 기술
성용원 교수에 따르면, 기존 흉부 CT보다 방사선 노출량이 적고 폐 질환 발견율이 최대 10배가량 높다고 알려진 저선량 흉부 CT 검사가 활성화를 통해 조기 진단 환자가 크게 늘었고, 폐암의 병기 시스템이 개정될 정도로 완치율 또한 매우 높아졌다. 실제 폐암의 가장 초기단계인 1a기의 경우 90%까지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 등도 이를 뒷받침한다. 뿐만 아니라 보라매병원을 포함한 상급 병원에선 내시경을 통한 흉강경 수술을 주로 하기 때문에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게 됐다. 성용원 교수는 암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를 꼽자면, 2014년 좌측 폐에 암 덩어리가 생겨 수술을 받은 환자가 있습니다. 왼쪽 폐가 완치될 때 즈음 오른쪽 폐에도 암이 생기게 됐습니다. 빠른 발견 덕에 치료를 하고 유지를 하고 있는 와중에 후두에도 암이 생겨 결국 세 가지 암을 견뎌내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긍정적으로 이겨내고 있기에 지금도 재발없이 외래 진료를 있습니다. 암 판정을 받게 된 환자들이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 표현하시는데, 희망을 놓지 마시고 긍정적으로 치료에 임하시면 좋은 결과 있을테니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 그리고 후회없는 선택
성용원 교수의 경우 조부인 故성수현 박사와 부친인 성상철 서울대병원 교수의 뒤를 이어 정형외과에 뜻을 두고 의사의 꿈을 키웠으나 인턴 수련을 거치면서 흉부외과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다.

“어려서부터 늘 흰 가운을 입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자랐기에 존경심이 남달랐고, 의사라는 직업이 지닌 가치에 대해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었지요. 본격적으로 진로를 설정하고 의대에 진학해 인턴 수련 중에 흉부외과를 담당하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흉부외과는 생과 사를 오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자주 펼쳐지기 마련인데, 흉부외과의 의료진을 보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 고비를 넘긴 환자들이 완치돼 웃으며 퇴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되고 힘든 와중에도 기쁨이 피어나는 감정을 맛보고 나니 흉부외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공의 시절의 삶도 매우 팍팍하긴 했으나 그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는 큰 보람이 있기에 앞으로도 선택에 대한 후회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아버지 어머니가 크게 반대하실 줄 알았는데, 어려운 길을 택하는 모습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흉부외과의 가치를 알리다
흉부외과에서는 주로 흉부에 위치한 심장, 대동맥, 폐, 식도, 종격동, 횡격막 등의 장기에 발생하는 질환과 각종 혈관질환을 진단하고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한다. 이같은 질환들은 생명과 직결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업무강도가 센 것으로 악명이 높아 흉부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 수가 저조한 것이 현실이다. 

“흉부외과를 소재로 한 드라마, 영화, 웹 소설 등이 큰 인기를 얻는 덕에 많은 사람들이 흉부외과가 하는 일에 대한 중요성을 체감하는 등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극적인 요소가 분명 존재하겠지만 흉부외과가 매번 긴박한 수술을 진행하거나 과도한 수술 스케줄을 소화하지는 않습니다. 최근에는 근무시간을 80시간으로 제한하는 전공의 법이 도입됨에 따라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 실수 하나로 한 환자의 생사가 갈릴 수 있다 보니 부담을 느끼는 선생님들도 많겠지요. 대한민국 흉부외과 수준은 전 세계에서 인정하는 레벨임에도 전국에서 배출되는 전문의 수가 매우 적은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나중에는 정말 흉부외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환자가 수소문하며 찾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흉부외과가 지닌 희소성을 가치로 여기며 많은 전공의들이 지원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질병 앞에서 무력해지지 않도록
성용원 교수는 의료 기술이 나날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면서 생존율이나 예후 등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암이라는 질병 앞에서 아직도 무력한 한 개인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고 말한다. 암을 조기에 발견했음에도 전이되고 퍼져서 안 좋아지는 상황에서 특히 그렇다. 때문에 더욱 연구와 치료에 노력을 기하고자 한다.

“한 사람의 암 치료는 흉부외과만의 일이 아닙니다. 호흡기내과부터 항암치료를 위한 혈액종양내과, 방사선 치료를 담당하는 방사선종양학과, 진단을 돕는 영상의학과와 핵의학과 등 종합병원 전체의 협진으로 이루어집니다. 의료진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암이라는 높은 벽을 허물기 위해 더욱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폐와 식도 등을 전문으로 삼는 의사이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 더욱 연구해나가고자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기흉에 대한 연구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연구회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요. 수술적으로도 약물적으로도 암을 이겨내는 데에 일조하는 의료인이 되겠습니다,”

 

Profile
前 보라매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건강증진병원담당

서울대학교병원 조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조교수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진료교수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임상강사
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수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석사
흉부외과 전문의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학회활동
대한흉부외과학회 정회원
대한폐암학회 정회원
대한흉부종양외과학회 정회원
International Society of Minimally Invasive Surgery (ISMICS)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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