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일꾼, 편견에 맞서다

신민수 우드스케일 목수연합 대표

  • 입력 2019.12.31 16:45
  • 수정 2020.01.02 12:35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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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을 지을 때, 건물의 뼈대를 외장목수가 담당한다면 그 내부 인테리어와 마무리 등 80%는 내장목수의 손끝에서 탄생해 완성된다. 때문에 인테리어에 관련된 모든 직종의 기술자들과 전문가들이 작업사항에 대해서 내장목수들에게 문의한다. 예를 들어, 문틀 위치와 문짝사이즈 타일시작 지점이나 콘센트가 들어가는 위치, 벽체의 재료 분리 라인, 천장의 높이 바닦 단의 높이, 카운터 와 가구 들어가는 위치, 창문에 들어가는 유리 사이즈 등 거의 모든 사항들을 내장 목수들과 조율해야 한다. 그야말로 현장 작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렇듯, 건축의 마무리까지 책임지기에 'Finish carpenter'라고도 불리는 내장목수. 하지만 국내에선 '막노동' 취급을 받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편견을 깨부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목수를 브랜드화 시킨 이가 있다. 바로 우드스케일의 신민수 대표다. 
목수였던 아버지를 보고 자라며 일찍이 현장에 발을 들였고, 어느덧 19년차 베테랑 기술자로 거듭난 신민수 대표는 20대부터 50대 초반까지 실력과 감각을 겸비한 젊은 목수팀 들을 이끌며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이끌어가고 있다.

 

탄탄한 네트워크, 숙달된 팀워크를 자랑하는 '우드스케일'
지난 2019년 1월, 신민수 대표는 8여 년간 꿈 꿔오던 '목수연합'을 세상에 내놓았다. 당시 연합원 8명으로 시작해 1년 만에 67명으로 늘어나며 목수업계의 유일무이한 연합브랜드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신 대표는 목수연합을 오랜 시간 꿈 꿔오며 구상해왔기에 실행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우드스케일을 알리고 목수를 모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신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내의 공이 가장 컸다고 말한다.

"아내가 결혼 전 홍보마케팅 분야에서 일을 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유튜브, 블로그, SNS 등을 통해 물심양면으로 홍보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아내가 든든하게 지원해주지 않았다면 목수들을 모으고, 네크워크를 구축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겠지요. 개인으로 활동하던 목수들이 그룹으로 움직이게 되니 혼자서는 성사시킬 수 없던 기업규모의 인테리어 시공을 맡을 수 있게 됐죠. 또, 그룹으로 움직이면 손발이 척척 맞아 일의 속도와 능률, 완성도 모두 높습니다. 클라이언트들의 만족도며 목수들 개인의 만족도 또한 높고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셈이지요."

실제로 우드스케일 목수연합은 서울·수도권은 물론이거니와 전국적으로 분산돼있으며, 제주까지 연합원이 있을 정도로 탄탄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실력으로도 누구 하나 빠짐이 없기 때문에 기술 공유를 통해 서로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등 ‘WIN-WIN’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장목수의 덕목, 뛰어난 감각과 전문 기술 그리고 집중력
신 대표가 소사장으로 일하는 인테리어 목수들을 한 데 모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브랜드를 만드는 데에는 더욱 합리적으로 일하기 위함도 있지만 앞서 이야기 했듯, ‘막노동’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고, 올드한 이미지를 탈피해 인식 개선을 이끌어내고자 함이었다. 신 대표가 겪은 일례로, 작업복 차림으로 음식점에 방문하자 홀대를 당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고 한다. 

"뛰어난 감각과 고급 기술을 겸비해야 하는 전문직이지만 편견과 선입견은 ‘목수’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부딪쳐야 할 영원한 숙제죠. 현장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쓰며 땀 흘리며 일하고 있지만, 절대로 무시당할 만한 직업은 아닙니다. ‘공간지각능력’이 없으면 10년, 20년을 일해도 늘지 않습니다. 평면의 도면을 보고 눈을 감으면 머릿속에 3D 입체화면이 펼쳐져야 하는데 말이죠. 또 미적 감각은 기본이고, 날카롭고 예리한 절단도구 등이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집중력도 요구됩니다."

경험이 없으면 작업과정의 어느 부분에서 결국 탈이 나게 마련이다. 큰 평수든 작은 평수든 자신 있게 공사하려면 인테리어 목수 인생이 적어도 10년 이상은 돼야 한다. 때에 따라 도면 없이 현장에서 바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기 때문.

신 대표는 토니안과 배윤정의 댄스아카데미 스테이지 631 작업현장에서, 도면을 뽑기가 애매해 즉흥 작업을 공간과 방음(방음전문업체) 인테리어 업체에게 제안을 받고 카운트 데스크를 도면 없이 완성한 것을 가장 인상적인 작업으로 꼽는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이나 다름없는 작업이다. 그가 쌓아 온 실력과 전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젊은 목수'를 키우는 '젊은 목수'
이와 관련, 우드스케일 목수연합에서는 한 명이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키기 위해 신입이 들어오면 반드시 실무교육을 거친다. 업무시간에 배우는 내용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 숙련을 시키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신 대표 또한 지금도 매일 30분씩 자기기술개발 관련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도제교육을 시작해도, 수년 간 핵심을 배우지 못하고 잔심부름만 하는 관례 때문에 이탈률이 높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두 달에 한 번 내지 두 번 정도는 신입 초보 목수 실무교육에 시간을 들이고 있습니다. 우드스케일이 목수전문 브랜드로 좀 더 자리매김하게 되면 구체적인 양성 계획을 세울 생각입니다."

젊은 목수를 모아 젊은 감각으로 시장을 이끌어가는 우드스케일과 '젊은 목수' 신민수 대표가 만들어 갈 튼튼한 대한민국 내장목수의 미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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