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철 칼럼] 자연 속의 콩나무로 기르자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l승인2019.12.23l수정2019.12.2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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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어렵고 힘든 일은 하지 않고 편하고 쉽게 살아가려는 경향이 짙다. 나는 이들을 'LET족'이라 부른다. LET는 좋아하고(like) 쉬운(easy) 일만 하며 오늘(today)을 살아간다는 말에서 따온 약어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 같은 삶을 살아간다면 가정은 물론 국가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자명한 일이다. 요즘 학교 시설이 갤러리 같은 학교, 카페 같은 교실로 변하고, 학교 교육 활동도 안전 위주, 편리함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음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들은 시루 안의 콩나물이 아닌 자연 속의 콩나무로 자라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그들은 세계라는 운동장에서 세계의 청소년들과 경쟁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 교육부나 교육감들의 "비교와 경쟁 없는 교육", "자사고나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그들의 평등사상에 의한 교육정책으로 우리 교육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교육은 평등사상에 의해서만은 이루어질 수 없다. 교육은 평등과 다름, 상생과 경쟁, 자율과 통제, 인권과 인의라는 두 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녀를 자연 속의 콩나무로 기르기 위해서는, 
첫째, 참는 힘을 길러주어야 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미셸(W. Mischel)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만족 지연 능력 실험을 했다. 4세 어린이들을 3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하고 나서 마시멜로가 있는 방으로 데려간 후 잠시 자리를 비우면서 1시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한 봉지를 더 주겠다고 하고 그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마시멜로를 바로 먹어버리는 어린이, 조금 참다가 먹는 어린이, 먹지 않기 위해 흥얼거리는 어린이, 기도하는 어린이, 주위를 돌아다니는 어린이 등 다양한 행동을 볼 수 있었다. 15년 후 그들을 다시 조사해 본 결과 먹지 않고 참았던 어린이가 학교 적응 능력이나 대인 관계, 성적, 스트레스 대응 능력 등에서 바로 먹어버린 어린이보다 더 나았다. 

학교에서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IQ는 높은데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을 보게 된다. IQ는 학업 성적과 관련이 있는 인간의 지적 특성이다. IQ와 학업 성적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IQ가 높은 아동이 평균적으로 성적이 높다. IQ가 높은데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을 살펴보면 다른 요인도 있지만 인내심이 크게 부족한 경우가 많다. 자녀가 공부를 잘하기를 바란다면, 그 무엇보다 인내심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들의 인내심은 가정에서 부모의 교육 활동에 의해 좌우된다. 자녀가 원하면 뭐든지 들어주는 부모는 자녀에게 순간의 기쁨은 줄지언정 자녀의 미래에는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오늘날 젊은 부모들의 자녀 양육 태도를 보면 자녀를 학습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로부터 학습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 어린아이가 욕구 충족을 위해 떼를 쓰면 그 뜻을 바로 받아주는 부모는 자녀의 인내심을 길러줄 수 없다.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울 때 배고파서 우는지, 몸이 아파서 우는지, 떼를 쓰기 위해서 우는지를 가려 자녀가 떼를 쓴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그냥 울게 내버려 둔다고 한다. 부모의 그런 반응이 지속되면 어린이는 운다는 것이 효과가 없음을 학습하게 되고 부모가 “No.”하면 욕구를 억제하고 더 이상 떼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헬리콥터 맘', '캥거루 족', '오렌지 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말들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걸 보면 우리 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얼마나 잘못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견디는 힘을 길러주는 것과 함께 교육적인 체벌 또한 생각해 볼 일이다. 체벌이 아이들의 성장에 역기능으로 작용한다며 가정과 학교에서 어떤 체벌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교육적인 체벌은 아이들의 건전한 생활 태도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오늘날 자율성을 강하게 주장하나 도덕성은 교육적인 통제와 체벌에 의해 길러지는 것이다. 가족이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을 때 자녀에게 자율적인 행동만 하게 하면 밥상머리교육은 이뤄질 수 없다. 어른보다 먼저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되고, 맛있는 음식만 마구 먹어서도 안 되며, 음식을 흘러서도, 어른보다 먼저 먹고 아무 말 없이 일어서도 안 된다는 밥상머리 교육은 자율로는 안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도덕성은 맨 먼저 벌을 피하고, 다음으로 칭찬을 받기 위해 지키다가 보편적 도덕관념을 획득하는 쪽으로 나아간다. 이런 이론을 보더라도 체벌을 교육적인 의도성, 계획성, 가치 지향성을 갖고 자녀들의 개인차에 맞게 강도와 빈도를 달리하여 활용하면 큰 효과를 얻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도전 정신을 길러주자
해안선만 따라 항해하던 시절에 120명의 선원을 배 3척에 태우고 대서양을 항해한 콜럼버스, 증명할 수는 없었지만 확신을 갖고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먼 거리의 송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대서양을 넘어 무전기의 송수신을 과감히 성공시킨 말코니 등등, 인류 역사상의 발명과 발견은 불굴의 도전 정신의 결과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과감히 도전하는 용기와 도전 정신을 길러줘야 한다. 쉽고 편하고 좋아하는 일만 하도록 하는 부모는 자녀를 성공시킬 수 없다. 연약한 자녀들에게 강인한 의지와 도전 정신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나 교사들의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지도가 있어야 한다.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에 친구들한테 매일 얻어맞고 다녔다. 중학교에 입학해서도 같은 친구한테 괴롭힘을 당해 매일 울며 집에 오는 약한 학생이었다. 어느 날 어머님이 “너는 중학생이 되어서도 맞고 다닐 작정이냐? 너는 체구도 크고 힘도 세니 한번 싸워봐라”라고 말씀하셨다. 다음 날 청소 시간에 그 친구가 또 나를 괴롭히려 해서 선생님이 안 계시는 틈을 타 싸움을 하여 그 친구를 넘어뜨리고 실컷 두들겨준 경험이 있다. 그 후부터 나는 부당한 것엔 맞서면 된다는 신념을 갖게 되었고, 고등학교 입학식 날에 공을 찼다는 이유만으로 불량배에게 얻어맞았으나 학교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다녔다. 내 몸을 스스로 보호한다는 목적 하에 그때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여 좋지 않은 친구들로부터 시달림을 받지 않았다. 많이 배우지 못하신 어머님이지만 나를 어떤 어려움에서도 강인하게 살아갈 수 있게 길러주신 어머님께 감사한다.

 

내 아이가 학교에서 얻어맞고 오거나 따돌림을 받는 경우 부모들은 학교에 가서 항의하고 매스컴에 알려서 사회 문제화한다. 그러나 또래의 문제는 또래끼리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가 제 문제를 스스로 돌파해 보도록 한 다음,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른들이 개입해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어려움을 이기고 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기다리는 부모, 자율만이 아닌 통제와 체벌도 교육적으로 잘 활용하는 부모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Profile
現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미래로학교교육도우미 대표
    호남교육신문 논설위원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

前  광주광역시 학생교육원 원장
    광주 KBS 남도투데이 교육패널

저서 <가정교육의 함정-오래>(2013):아동청소년분야 최우수상 수상(문화체육관광부)
      <생각을 바꾸면 학교가 보인다-영운출판> (2011),
      <학습력 증진을 위한 수업의 실제-형설출판사> (2010년)
      <아는 만큼 교육이 보인다.>-V.S.G Book (2009) 등 30여권


하영철 미래교육포럼 상임대표  pppig1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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