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의 美, 새 지평을 열다

김영화 작가 / 한국뇌융합예술원 원장 박예솔 기자l승인2019.12.18l수정2019.12.1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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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POP, K-BEAUTY, K-FOOD 등 국내 다양한 산업 분야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세계시장 속 한국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고, 더 나아가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시대가 온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우리 문화만 고집하는 것이 아닌 동양과 서양의 융합에서 탄생된 새로운 문화다.

이러한 가운데, 피플투데이가 만난 김영화 작가는 일찍이 융합의 美 를 깨닫고 K-ART를 선도하며 4대째 내려오는 예술가의 DNA를 아낌없이 발휘하고 있다. 서양화 특유의 화려한 색채, 캔버스를 꽉 채우는 붓터치에 동양화만의 선과 여백이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 장르를 탄생시켰다.

김 작가가 붓을 잡은 것은 14살, 아버지인 故도봉 김윤태(무형문화재 사기장 13호)선생의 권유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면서부터였다. 그 시작도 이미 도예와 회화의 융합이었으니, 이는 마치 예견된 일 같기도 하다.

 

‘One & Only’ 특별함을 선물하는 화가
김영화 작가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골프와 회화의 융합이었다. 골다공증 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시 작한 골프와의 인연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승 트로피 제작으로 이어졌다. 도자기 위에 한국화 기법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도자기 트로피’를 KLPGA 대회 우승 트로피로 사용하면서 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해나갔다. 최근, 국제아시아 배구대회에서도 요청이 들어와 배구여제 김연경 선수를 비롯한 선수들의 트로피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트로피인 만큼, 만드는 이도 받는 이도 특별함이 배가 된다.

"과거 골다공증으로 고생을 하던 시절, 재활을 목적으로 골프를 접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연이 이어져 오게 되었네요. 필드를 나간 첫 날부터 탁 트인 자연과 더불어 역동적인 스윙에 저도 모르게 스케치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단순하게 피트니스 센터를 찾았다면 이렇게 그림을 그릴 일이 없었겠지요. 좋아하는 것을 즐길 때 Inspiration(영감)이 떠오르듯, 골프를 즐기면서 예술적인 영감을 많이 얻게 되었고, 선수들의 우승 트로피 제작은 물론, 11년 째 일간지에 일주일에 한 점씩 골프 그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그 그림들이 모이고 모여 저에겐 어마어마한 자산이 되었죠. 올 연말에는 기고한 그림 들을 모아 두 번째 단행본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진흙을 뚫고 나온 연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다
14살에 붓을 잡기 시작한 김영화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그 어떤 휴식과 놀이보다도 즐겁다고 말 한다. 하지만, 너무 일찍 예술가의 길을 걸어온 탓일까. 예술가라면 홍역처럼 앓고 지나가는 슬럼프가 그녀를 깊게도 할퀴고 지나갔다.
미술학도라면 누구나 꿈꾸는 선망의 대상인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에 진학한 후 결혼과 출산, 육아까지 무엇 하나 부족할 게 없는 삶이었지만 김 작가는 너무도 공허한 시간들이었다고 말했다. 마치 입구가 막힌 어두운 동굴 속에 갇힌 기분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과정이 진정한 예술가로 거듭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생각되지만, 그 당시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명상을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보듬어주며 빛을 찾아가기 시작했지요. 항상 제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등, 나를 돌아보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자 내 인생의 주인은 진정한 ‘나’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고, 비로소 빛이 보였습니다. 입구가 막혀버린 동굴인 줄 알았던 어둠 속은 출구가 있는 ‘터널’이었더군요."

작품은 작가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나 다름없다.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은 채 빛을 따라 긴 어둠을 헤치고 나온 그녀는 더욱 단단해졌으며, 작품들 또한 멋진 색을 되찾을 수 있었다.

 

'무령왕 표준영정 제작'…선택받은 예술가


이러한 가운데, 김영화 작가에게 화가로서 아주 특별하고 값진 경험을 할 기회가 찾아오게 됐다. 바로 백제 무령왕의 표준 영정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표준영정이란 한국 역사인물 중 민족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선현에 대해 국가가 지정하는 영정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표준영정 심의 규정에 따라 제작하게 된다.

그 시작은 무령왕의 아버지인 '곤지왕'의 초상화였다. 곤지왕은 5세기 일본으로 넘어가 백제 문화를 전파해 융성하게 만들어 주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금도 아스카지방에선 신사를 세워 곤지왕을 기리고 있을 정도로 추앙받고 있다. 곤지왕을 모시는 이들을 위해 곤지왕의 초상화를 제작해달라는 양형은 박사의 부탁이 있었다.

사진기술은 당연히 없거니와 일본으로 건너간 탓에 전해져오는 인물상도 없었지만, 소설 <곤지대왕>을 집필한 정재수 작가의 꿈에 두 번이나 선명하게 등장했다기에 정 작가의 묘사만으로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곤지왕의 신사를 모시는 일본단체에 초상화를 전달하는 날이 다가왔다.

"정말로 잊지 못할 경험이었죠. 정재수 작가의 묘사만으로 완성한 곤지왕의 초상화를 일본단체 앞에서 선보였더니 그 분들이 그림에 대고 절을 올리고 예를 갖추더군요. 너무 놀라서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그림 초상이 전날 충남 공주시에서 보고 온 무령왕 석상의 얼굴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초안을 토대로 20호 크기의 곤지왕 초상화를 완성시켰고, 공주 무령왕 국제네트워크협의회와의 협의에 의해 무령왕 얼굴 뵙기 작업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2016년 4월부터 백제 무령왕 표준영정 제작을 추진해 총 12차에 걸친 문화체육관광부 영정동상심의위원회의 세밀한 고증과 심의를 거쳐 국가공인 표준영정(제99호)으로 최종 지정받았다.

 

'뇌융합예술'과 '창의력'의 시대
한편, 융합예술가답게 현 시대의 화두인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뇌 융합’에 관심을 갖고 있는 김영화 작가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사)한국디지털문화진흥회(KAADC) 직속기관 한국뇌융합예술원(KBCAA) 초대작가로 지내고 있다.

한국뇌융합예술원이란 ‘뇌융합’을 과학·기술 분야의 산업화를 뛰어넘어 문화예술·인문·사회과학까지 확장해 문화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행하는 기관으로, 한국디지털문화진흥회가 세계 최초로 연구·구축한 '뇌융합 문화예술 사회론'에서 출발해 뇌과학과 문화예술을 접목시킨 분야다.

김 작가는 융합을 통해 창의적 뇌연구를 시행하고 실천하면서 ‘뇌융합예술’을 체계적으로 교육, 관련 전문가와 아티스트를 양성하고 이를 보급해나가면서 미래문화사회를 대비하고자 한다.

김 작가는 '뇌융합예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을 ‘창의력’으로 꼽았다. 창의력은 전두엽의 발전뿐만 아니라 해마에 창의적인 기억을 인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의 주입식 교육현실에선 창의력을 이끌어내기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김 작가는 뇌는 활성화시키면 시킬수록 젊어지며 CI기법으로, 몸을 사용함으로써 뇌를 젊게 만들고, 창의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직접 ‘좌뇌’와 ‘우뇌’를 동시에 활성화 시켜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수업 방식을 연구했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한국뇌융합예술원에서 진행하는 뇌혁명 프로젝트 ‘김영화의 7B’ 프로그램이다.

"젊은 시절,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교육방식이 너무나도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는 게 아니라, 그려야만 하는 것을 가르치는 현 교육방식은 창의력을 죽이는 일이나 다름없죠. 7B의 원리는 평소에 쓰던 좌뇌 대신 왼손을 사용해 ‘우뇌’를 활성화 시키는 것입니다. 그림에 대한 '인지'와 '기교'는 우뇌에 의해 형성되는데, 좌뇌만 쓰는 평소 습관으로 그림을 그리면 뇌에선 이미 거부반응을 보입니다. 그런데 왼손(우뇌)을 사용해 자신의 손을 그리게 하였더니 차분히 그리고 끝까지 몰입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근사한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이것은 CI기법으로 뇌를 활성화시켜 쓰지 않던 뇌를 자극해 주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잠재되어 있던 뇌가 활성화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예술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김영화 작가는 오로지 그 본질만을 탐미하며 오늘도 융합예술의 새로운 길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녀가 개척해나가는 예술의 길을 피플투데이가 응원하고 싶다.


Profile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동대학원 졸업
홍익대, 인천대, 군산대 강사 및 대구 예대 겸임교수 역임
한국뇌융합예술원 원장

개인전 56회 (New York, Hong kong, China, Japan, Sydney, Malaysia)
대한민국 미술대전, 공모전 우수상 다수 수상
2009년 스포츠 서울 이노베이션 기업&브랜드 대상
- 문화, 예술 부문 대상
2010년 한국문화예술대상 한국화 부문
2010년 유나이티드갤러리 특별 초대 개인전
2010년 경향갤러리 특별초대 개인전
2010년 뉴욕 아트페어
2010년 롯데캐슬 갤러리 개관 특별 초대전
2010년 상명대학교 올해의 예술인 상
2011년 대한민국 산업대상 문화 홍익대, 대구대 겸임 교수 역임
2015년 상해 아시아종합위원 작가대상 수상
2015년 아시아중앙위원회 예술대사
2018년 공주시 무령왕표준영정제작 공로패 수상
2018년 예술지도자상 수상 - 한국디지털문화진흥회
2019년 제5회 자랑스러운 인물대상 - 올해의 대한민국미술발전상 수상 

매일경제신문, 충청일보그림연재, 문화일보 골프그림연재 중
백제 제25대 무령왕표준영정제작(제99호 국가지정)


박예솔 기자  yesall42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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