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사랑스런 음악을 전하는 피아노학원,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문화를 전파하고자

신수진 아마빌레 피아노 원장

  • 입력 2019.12.04 14:36
  • 수정 2019.12.05 11:26
  • 기자명 서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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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수도 없이 많은 음악들이 매일마다 탄생하고 잊혀지기를 반복한다. 한 때 질 낮은 음악으로 봐 왔던 힙합이나 R&B가 하나의 주류로 당당히 들어선 시대에 사는 입장에서는 도대체 음악적 ‘장르구분’이 무슨 의미인가 생각될 때도 종종 있다. 올드팝이나 흑인음악이나 새로운 느낌의 음악이 좋다면 즐기면 그만인 것인데 말이다. 하지만 다양한 음악적 시도나 새로운 음악문화적 발생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장르가 있다.  바로 클래식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음악가 바흐, 베토벤, 헨델, 바그너, 브람스 등 우리 교육과정에서 수도 없이 등장하는  독일의 음악가들. 클래식이나 음악을 잘 모르더라도 독주회에 참석해 즉흥곡이나 피아노 소나타를 듣고 있노라면 전율을 느낄때도 있다. 피아니스트이자 현재 아마빌레 피아노 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신수진 원장의 감성도 그런 느낌이다. 남다른 음악교육관으로 똘똘 뭉친 아마빌레 피아노 신수진 원장을 만나 그가 아마빌레에서 연출하는 음악교육의 현장이야기, 음악적 감성을 들어 보았다.

 

교육과 연주,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가다 

아마빌레 피아노 학원은 드넓은 홀과 통유리를 많이 활용한 인테리어가 장점이다. 전체적인 공간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원장실 양쪽 벽 모두 투명으로 되어 언제라도 학원 구석구석까지 다 볼 수 있게 되어있다.
신수진 원장의 교수법도 톡톡튄다. 보통 피아노학원처럼 1대의 피아노에 아이가 앉고 피아노 옆에서 선생님이 앉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2대의 피아노가 준비된다. 피아노의 스킬적 요소가 필요하다면 바로 신수진 선생님이 건반법을 지도하며 보여주고 따라하도록 한다. 
“설명을 해도 잘 모를 때는, 한 번 눈으로 보고 귀로 바로 듣는게 효과적이라 생각해요.”
신수진 원장이 이런 교수법을 선택한 데는 사연이 있다. 
고등학교 때 미국 뉴욕에서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한 선생님이 큰 심적 방파제가 되었었다. 선생님은 늘 직접 연주를 하며 시범을 보여주는데 주력했고 용기를 북돋아주며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 신 원장은 클래식에 국한시키지 않고 재즈나 대중가요, 외국의 팝이나 힙합까지 다양한 음악감상을 통해 자신이 다양한 악기소리에 만족하고 즐거움을 느끼며 음악적 성장의 동기를 키웠다.
“하루는 가요를 듣고 있는데 제 악기소리와 목소리의 조합에 집중하는 자신을 느꼈어요. 피아노 뿐 아니라 오케스트라 연주도 많이 듣고 있고요.”
지난 9월에도 신 원장은 전 세계 음악인들이 참여하는 오스트리아 빈 국제음악경연대회에 참가했다. 1등상을 수상한 신수진 원장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Wiener Musikverein)에서 열리는 기념연주회 및 시상식에 초청되었다. 빈 무지크페라인 콘서트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신년음악회가 매년 개최되는 역사깊은 콘서트홀이다. 학원장으로서 학원을 운영하며 물리적 시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회에 참가가 뜻있는 2019년의 대미를 장식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에 심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어요. 그것을 극복하고 매일마다 꾸준히 연습하고 연주에 집중하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슬픔을 잊고 힐링했어요. 그랬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죠.”
신수진 원장은 1등상 결과 발표 후 오스트리아 빈 기념연주회에 가기 전까지 연주곡을 정교하게 다듬고 준비를 하면서도 기쁜 감정과 설레는 시간을 보냈다고.
신 원장이 아마빌레를 설계할 때 드넓은 홀을 마련한 또 다른 이유는 ‘연주회’를 위해서였다.
아마빌레 피아노학원에서는 봄, 가을 그리고 연말 또는 신년까지 최소 3회 정도의 연주회가 개최된다. 신 원장은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고 다 함께 공유하며 자신감을 키울수 있는 자리가 바로 연주회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무대에 자극받아 콩쿠르를 알고 더욱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취미를 위주로 하는 성인반의 경우 뉴에이지, 재즈, 전통클래식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OST까지 자신이 관심있거나 좋아하는 분야의 음악을 배우고 연습한다. 
“피아노의 장점이 힘들때 음악을 들으면 위안이되는 음악 치유의 역할도 있다고 봐요. 또 학원 내에서 소심한 아이는 음악을 통해 자신을 표현함으로써 적극적 면모도 찾게 되고, 집중이 힘든 아이는 음악을 하며 집중하는 방법을 배워 학부모님이 좋아하시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피아노가 아이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동시간대 많은 수강생을 받지는 않는다. 아예 대기를 두더라도 시간당 인원제한, 소수정예로 교육하는 식이다. 신수진 원장은 “학부모가 신중하게 선택해서 보낸 피아노학원일텐데 교육이 많은 인원수로 깨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음악에 관심 깊었던 아이
신수진 원장은 6살때부터 시작해 7살 때부터는 실력 좋으신 선생님의 1호 제자로 들어가 꾸준히 음악을 배우며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 나갔다.  초교 시절에는 피아노 학원에서 친구들, 입시부 언니들과 함께 피아노 연습에 많은 시간을 보내며 지냈고, 콩쿠르에 자주 출전했다. 많은 참가에 하루에 2개의 콩쿠르가 진행될 때도 있었다.
울산 출신 신수진 원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꿈꿨던 부산예술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오후 4시반경에 마치면 잠시 쉬다가 경쟁적으로 저녁늦게까지 4~5시간의 암묵적 연습이 이어졌다. 고교시절은 동래에 위치한 집에서 통학생활했고, 이후 부산에서 대학, 대학원을 들어서면서 보람을 찾고자 했다.
먼저 개인레슨으로 피아노 교육을 시작했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느낀 점들을 통해 개인레슨의 장점과 학원의 장점을 절충하기로 결심했다. 집에서 개인레슨을 했을 때는 공간적 제약을 받고 연주회 개최가 힘들어 결국 학원을 개원하기로 결심했다. 2017년에 부산 정관 방곡리에서 연주홀에 공을 들인 음악교육공간을 만들었다. 방곡리는 많은 초중고생들이 몰려 있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분산되어 있으며 교육열이 높은 정관 지역이라 학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미술의 개인전이 있다면, 음악에도 리사이틀이 존재한다. 늘 연주회를 중요시 여기는 신수진 원장은 홀이 최대한 넓은 설계를 했다.  그렇게 그랜드 피아노를 비롯한 3대의 피아노가 홀에 준비되면서 연습실 또한 넓게 마무리했다. 하나하나 직접 신수진 원장이 관여하면서 디테일을 살려 자신만이 생각한 공간을 탄생시켰다.
“나이 제한을 많이 안 뒀어요. 어린 학생들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게 열려있죠. 5세부터 가르쳐도 봤는데, 유아들 음악교육을 시켜보니 영재성이 한창 말을 배우고 행동을 배우는 5~7세 정도에 보이더라고요. 머리회전이 빠르고 마치 스펀지처럼 흡수하는게 보였어요. 빠르게 늘어난 실력에 피아노를 배우는 좋은 시기라 생각했죠.”
신수진 원장은 학생이 처음오면 실력테스트를 진행한 뒤 장점을 빠르게 찾아낸다. 그리고 음악에 관한 공통관심사를 꺼내고 피아노를 함께 연주하면서도 즐거운 시간을 가질수 있도록 유도한다.

자녀가 학원을 다녀오면 뭘 물어봐야 할까요?
현실적인 학부모들의 질문을 신수진 원장에게 물었다. 
“피플투데이 독자를 위해서 물어봅니다. 학원을 마치고 온 아이가 제대로 학원에서 뭔가를 한다는 것을 학부모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이에 신수진 원장은 바로 대답을 이어나갔다. “오늘 학원에서 재밌었냐고 먼저 물어보세요. 만일 재밌었다고 하면 무엇이 그렇게 재밌었냐고 물어보고 어떤 부분이 구체적으로 좋았는지 확인해 봅니다. 그리고 집에 피아노가 있다면 배운 것을 연주해보라고 해 봅니다.  이 정도가 학부모님이 해야 하는 관심과 확인이에요.바이엘, 체르니 몇 권… 이런 식으로 교재 단계가 높아졌다고 해서 실력도 높아진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어요. 바이엘 단계인 학생이 체르니 단계인 학생보다 더 실력이 좋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죠. 하나를 배우더라도 제대로 배우고, 실제로 연주를 잘 하고 있는지가 중요해요. 현재 음악교육은 진도가 서적과 함께 나가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해요. 피아노 교재는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본을 다지는 교재부터 클래식, 애니메이션과 영화 OST, 가요 등의 연주곡 레퍼토리까지 폭 넓게 교육하고 있습니다.”
소질이 있는 아이는 가르치는 선생님의 귀에도 바로 들린다. 예를 들어 선생님의 연주를 듣고 금방 따라 연주한다던지, 자신의 실수는 말하기도 전에 인지한다던지, 심지어 오른쪽과 왼쪽귀에서 다른 소리가 동시에 들려도 정확히 구분한다던지 하는 영재성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영재가 아니라도 아이들에게 동기부여를 위해 최대한 칭찬을 많이 해라고 신 원장은 조언한다. “어린 친구들일수록 칭찬으로 용기를 줘요. 자신이 가진 장점을 부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만일, 그 아이가 음악적 천재성이 없어도 천재적 과학자가 될 수 있잖아요. 음악은 부수적으로 집중하는데 도움 줄 수 있어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음악적 천재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밝은 목소리로 활짝 웃는 신수진 원장의 목소리에 상대도 같이 기분이 좋아졌다. 앞으로 아마빌레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이 순수한 열정을 이어받아 음악적이든 다른 분야든 세계적 거장으로 성장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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