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진심이 만나면"…우리옷·우리가락 보존에서 시니어문화형성·치매예방까지

김유석 전남과학대학 교수 마채림 기자l승인2019.11.28l수정2019.11.2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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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노력, 여기에 진심이 더해진다면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끈기, 뚝심까지 겸비한다면 성공하지 않을 수 없을 터. 한류문화를 알리기 위해 밤낮없이 고군분투하며 광주·전남 레크리에이션 문화를 보급한지도 31년째. 이제는 더 나아가 우리 옷, 우리 가락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며 시니어 문화 형성과 치매 예방에까지 힘쓰고 있는 전남과학대학 김유석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현재 아시아문화예술개발원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우리 옷에 대해 알리고 노인 치매예방을 위해 빛고을 시니어모델시범단을 이끌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980년대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건전한 놀이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관련 서적을 출판하고 우리나라 전통문화와 접목시킨 레크리에이션을 보급해왔다. 1996년 전남과학대학에 임용된 김 교수는 전국 최초로 모델학과를 개설하며 본격적인 문화예술인재를 양성했다.
11월 6일, 김유석 교수가 총 기획·연출한 ‘우리옷 우리가락 시민 한마음대회’와 사단법인 한국여가레크리에이션협회 광주지부, 사단법인 한국노인치매예방협의회 광주전남 본부에서 주관한 우리전통과 웰빙·건강을 위한 ‘100세 치매예방 전국 시니어 웰빙 건강대회’가 성료 했다. 풍성한 볼거리와 남다른 의미를 담았던 그날의 대회 현장을 안내한다.

 

제3회 우리옷 우리가락 시민 한마음대회
김유석 교수를 만나기 위해 피플투데이가 찾은 GLM국제리더스모델아카데미에는 워킹 연습에 한창인 주부모델들로 가득했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탄탄한 몸매와 밝은 표정을 지닌 그들은 곧추선 자태로 우아한 매력을 뽐냈다. 다소곳하면서도 절제된 손놀림과 사뿐사뿐 걷는 워킹은 그간 봐오던 패션쇼 워킹과는 어딘가 달라 보였다.
“워킹 연습 중인 분들이 대회에 설 한복 모델분들입니다. 다들 한가락씩 하시는 분들이지요. 한복 워킹은 서양 워킹과 달리 인사와 절인 예법이 들어가니 더 어려워요.”
꾸준한 연습 이후, 11월 6일 광주 서구에 위치한 제이아트웨딩컨벤션에서 김유석 교수의 지휘 아래 ‘제3회 우리옷 우리가락 시민 한마음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대회는 아시아문화예술개발원과 빛고을 모델시범단이 주관하고 사단법인 아시아모델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사단법인 국제문화공연 교류회, 광주광역시, 광주 매일신문 등의 후원을 통해 진행됐다.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우리옷입기대회’ 및 ‘우리옷 모델 선발대회’는 40~50대 빛고을 부문, 60대 이상 시니어 부문, 다문화 부문으로 나뉘어 한복의 우수성과 독창성, 예술성을 선보였으며 한복에만 국한하지 않고 일반 캐주얼룩과 정장 및 드레스, 스포츠 웨어 등 다양한 패션을 연출하고 모델에 관련된 기술을 연마하는 교육 시범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문화 부문에는 베트남, 몽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많은 다문화 가정 모델들이 참여해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이는 지역 내 다양한 문화를 통합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회를 거듭할수록 의미를 더하고 있다. 김유석 교수는 아시아 문화예술개발원을 통하여 ‘우리옷ㆍ우리가락ㆍ우리춤 사랑 시민 한마음 운동’을 선도하고 우리 옷의 우수성을 한복쇼를 통하여 일체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우리 가락이 어우러진 무대공연과 창작활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통예술을 선보였다. 
한복에 사군자ㆍ풍속도ㆍ산수화를 직접 그림으로 그려 패션과 동양화의 만남을 시도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김유석 교수가 선보인 이러한 종합예술은 우리 옷이 지닌 색과 선을 통해 우리 가락과 춤을 표현하며 문화의 우수성을 보급하는 계기가 되어주고 있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한복을 통해 한국전통머리를 무대공연으로 재현해 전체적인 한국 문화예술을 국제적 공연 감각으로 표현해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러한 활동들을 위해 빛고을모델시범단을 구성했습니다. 시니어ㆍ주부ㆍ청소년ㆍ아동으로 4세대가 공감하는 시민모델을 자유롭게 참여시킬 수 있으며, 교육과 공연 연습을 위한 시민 빛고을 시범단을 구성하게 된 계기가 돼줬습니다. 4세대 간 가족사랑 모임이라는 가족애(愛)를 중시하며,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다양한 다문화의 가족들과 한마음 공동체를 이끌어내는 대화의 장이 형성된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시니어 문화, 치매 예방에까지 힘쓰다
“100세 건강 노인 문화를 치매로부터 벗어나는 예방 활동을 장려하고, 노인 여가 활성화와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보급하는 계기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에 100세 치매예방 전국 시니어 웰빙 건강대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우리옷 우리가락 시민 한마음대회’가 열렸던 11월 6일. 나란히 개최된 ‘100세 치매예방 전국 시니어 웰빙 건강대회’는 화려한 안무와 흥겨운 노랫소리로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100세 건강시대에 발맞춰 노인 치매예방과 스트레스 해소,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시니어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구성돼 보는 이와 참가하는 이 모두를 만족시켰다. 이날 개최된 ‘전국 시니어 웰빙 건강 댄스 경연대회’에는 총 400여 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훌륭한 공연을 선보였다. 우리나라 전통의상을 갖춰 입은 선수단들의 등장만으로도 장내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장구 연주와 부채춤, 사물놀이, 한국무용, 가야금 연주 등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듬뿍 담은 무대들이 이어졌으며, 뒤를 이어 은빛 드레스를 입은 하모니카 팀의 연주, 남녀 짝을 이룬 포크댄스, 색소폰 연주, 현대무용 등의 무대 등이 펼쳐져 이색적인 매력을 자아냈다. 영예의 대상은 전남 담양군 수북면 ‘삼인산’ 난타 팀이 거머쥐었다.
사단법인 한국노인치매예방협의회는 시니어들의 활발한 문화생활을 위해 출범한 단체다. 시니어를 위한 많은 단체들이 모여 ‘시니어 웰빙 대회’ 등 다양한 대회와 종목을 구성해 나가며 노인들의 치매 예방과 정신적, 정서적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놀이 등을 통해 신체적 검사를 진행하고, 공예 등 만들기, 꾸미기를 통해 정서적인 검사와 계발 활동을 진행하며 시니어들이 양질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니어들의 관계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거죠. 혼자서 명상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속한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거예요. 나이가 들면 외로워져요. 저 또한 열심히 일하고 있음에도 어느 순간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고요. 주변의 기대가 많으니 칭찬보다는 질타를 받을 때도 많거든요. 시니어 세대는 곧 역사예요. 역사는 굴러가야 하잖아요. 치매예방협의회, 건강대회도 결국 목적이 일치해요. 요즘 이런 부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시니어 관련 대회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한국노인치매예방협의회 주최 대회와 비교했을 때 전문성은 떨어지지만, 완성도와는 별개로 그런 대회들이 생겨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우리 옷, 우리 가락 알림이로 우뚝 서다
설날이나 추석 때 한복을 입고 어르신들께 절할 생각에 들떴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과거에도 한복을 평상복처럼 자유롭게 입지는 않았지만, 명절이나 특별한 가족 행사가 있는 날, 결혼을 할 때 폐백을 위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었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불과 몇십 년 지나지 않았건만, 그러한 모습을 찾아보는 게 어려워졌다. 김유석 교수는 자꾸만 잊혀가는 우리 옷 ‘한복’을 되살리고 널리 전파하자는 취지로 ‘우리옷 우리가락 시민 한마음대회’ 등의 대회나 관련 활동들을 기획, 진행하며 전통문화 알림이로 우뚝 서고 있다.
“결혼할 때 겨우 입던 한복이었는데 그마저도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명절 때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들만 겨우 한복을 입고 있어요.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전통한복과 어우동의 매력에 흠뻑 빠져 박수갈채를 보내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멸시받고 있습니다. 외국인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는 한복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키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워요. 다음 세대에 우리나라 전통을 물려주기 위해 우리 옷을 알리는 각종 활동들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한복을 입었던 세대로서 한복에 대한 향수가 있다는 김유석 교수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발돋움하면서 민속놀이와 전통문화 등이 사라져 한복은 물론 연날리기, 제기차기 등이 사라진 데 안타까운 감정을 표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통문화를 등한시하고 한복을 멸시하는데 반해,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면 꼭 한복체험을 하는 것에 아이러니를 느낀 김 교수는 “우리는 한복을 죽이고 있는데, 외국인들에게는 활성화시킨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한복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아 자체적인 한복 대회를 개최하겠노라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한복 대회다 보니 한복업계분들과 손잡고 패션쇼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한복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한복을 만드시는 분들 또한 좋은 취지로 저희와 함께하면서도 앞으로 한복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계세요. 한복을 노출시키려고 하면서도 한복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옷에 오염이 생기면 파는 데 지장이 생길까 염려하며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시더라고요. 하지만 격투기 대회를 할 때 안 맞고 지는 것보다 맞고 이기는 게 낫다는 말처럼, 한복에 때가 묻어 세탁이나 관리에 조금 더 힘써야 하더라도 일단 널리 알리는 데 더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복이 깨끗하게 남아있다 한들 문화가 사라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우리 전통의상인 한복과 우리 가락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김유석 교수는 ‘우리옷 우리가락’ 대회를 통해 전통 가락을 알리고 더불어 한복을 착용하는 하나의 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시민들이 모여 한복을 입고 사뿐히 걸어보기도 하고,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는 과정들을 반복한다면 젊은 세대에게도 우리 옷과 가락의 매력과 깊이를 전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이다. 
"우리 때만 해도 대학에 사물놀이패, 민속탈춤패가 있었는데 지금은 다 없어지고 게임 동아리 같은 것들만 남았어요. 젊은 사람들이 좀 더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결국은 ‘시니어’가 되잖아요. 100세 시대 기준, 굉장히 젊은 나이지만 60세 이상을 시니어로 칭하며 그분들의 여가생활, 건강생활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75세까지도 모델로서 워킹도 하시고 난타도 배우러 다니세요. 그분들이야말로 제 롤 모델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같아요."


마채림 기자  editor.chaerimm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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