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 분쟁에 韓 경제성장률 0.4%p 하락

물가상승률, 전세계적인 골칫거리

  • 입력 2019.10.21 11:54
  • 수정 2019.10.21 12:32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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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장기화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의 영향으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0.4%p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0.4%p의 하락분 가운데 미중 간 관세부과 등으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을 따진 무역 경로를 통한 하락 효과가 0.2%p,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투자와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함에 따른 영향이 0.2%p로 추정됐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 양국 수출 비중이 워낙 크다 보니 두 나라가 붙은 분쟁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면서 "0.4%p는 결코 작지 않다. 당사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해 투자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 부진까지 가세했다. 한국 기업의 설비 투자도 반도체와 연관이 큰데 반도체 경기가 나쁘니 수출도 부진하다"며 "올 한 해 성장률 둔화는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대외 요인 악화 탓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성장률은 다소 반등하리라고 내다봤다.

이 총재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부분적 합의를 하면서 최악은 면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고,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경제 성장세는 올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금리는 지금도 낮은데 제로(0) 금리까지 가기에는 아직도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들이 있다"며 "정책 여력이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막상 리세션(침체)이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여야 할 중앙은행이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번에 금리를 두차례 인상했을 때 비판이 있었는데 거꾸로 당시 안 올렸다면 지금은 어떻게 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물가와 관련해서는 "0% 내외 물가 상승률이 한두 달 정도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이 중앙은행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됐다.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 현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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