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격의 감옥을 벗어나, 더 뛰어난 존재를 꿈꾸라

  • 입력 2019.09.27 13:21
  • 수정 2019.09.27 13:23
  • 기자명 조신애 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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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끊임없이 물어지는 질문이 있다. 나 자신, 바로 ‘존재(Being)’에 대한 질문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이런저런 존재방식으로 쉼 없이 고민하게 되고, 원하든 원치 않든 나와 타인 앞에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야 하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진짜 얼굴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심리적 곤란함 앞에 놓일 때마다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생존전략을 세워왔고, 그렇게 형성된 것은 반복되고 굳어져 우리를 대표하는 성격이 되었다. 성격은 그 사람의 생존하는 삶의 방식이다. 그것은 부끄러운 우리의 민낯을 가려주는 가면이 되어 준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형성된 '성격'을 자기 자신이라고 착각한 채 살아간다. 그런 나의 성격을 알면 나를 찾는 길에 도움이 된다. 작은 설문 작업을 하나 소개하겠다. 간단하지만 자신에 대해 새로워질 수 있다. 가능한 다양한 사람들(10명 이상)에게 보내 보자.

<설문 1> 
나를 찾는 설문 조사 중이에요. 나에 대해 떠오르는 것 3가지만 적어 주세요.(ex 차분함, 똑부러짐, 열정적, 배려 등)

 

설문을 마치면 사분면에 나누어 적어 보아라. 반복되는 것은 얼마나 반복되는지 보는 것도 재밌다. 특성 별로 세모 네모 별표 다양하게 구분해 보아라. 어떤 것은 한 표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맘에 들기도 하고, 어떤 건 많이 나왔어도 싫은 것이 있다. 작업을 하는 과정 자체를 충분히 느껴라. 나의 성격적 특성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 그간 힘겹고 버거웠던 삶을 지탱해준 것은 성격이다. 성격은 위기 상황에서 나를 구출했고 보호했다. 충격을 완화시키고 고통을 덜어 주었다. 성격의 공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나는 아니다. 성격을 벗어나 덜 메이고 더 자유로운 삶을 향해 도약해야 한다. 바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던 나, 남을 위해 배려하고 친절해야만 했던 나,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살아야 했던 나, 그간 그래야만 했던 책임감 또는 의무감 등으로 지켜왔던 가면의 나에서 벗어나 이제 자유로워질 때이다. 적어도 삶의 중반이 넘어선 당신이라면 말이다. 이제는 수많은 페르소나의 나를 통합하고자 하는 욕구가 저 깊은 곳에서 쿵쿵 울리고 있을 것이다. 

공작새가 화려한 날개를 모두 잘려 버렸을 때 어떨까? 날개 없이는 그저 못나 빠진 닭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의 충격은 과히 공포 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을 감수해 내는 것이다. 보이는 나, 그 너머의 나로 시선을 돌려라. 갖은 것을 모두 잃거나 빼앗겨도 침범할 수 없는 나가 있다. 자신만의 고유함이며 특별함이 있다. 단 한 명도 쓸모없는 존재가 없다. 

이제 사회적 위치, 직업, 재력, 학벌 등 다양한 것들로 한계 지어지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 무한하고 창조적인 세상으로 나아가자. 그것이 진짜 나를 찾는 것이다. 모든 것을 벗어 버리고 발가벗은 나로도 괜찮을 때 우리는 자유로이 존재(Being)로 나아간다. 더 높은 층의 그 무엇인가로 '변환'된 것이다. 

참으로 넓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집주인이 있다. 그런데 그는 매일 허름하고 어두운 지하 창고에서만 살아간다. 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그동안 우리가 이 어리석은 집주인 같았던 건 아닐까?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부에서부터 꽁꽁 묶인 자물쇠를 열어야 한다. 그것은 스스로 열어야 하는 문이다. 그 누구도 열 수 없다. 평생을 갇혀 살아온 성격의 감옥. 그것에 늘 다리를 묶이고 넘어지고 패배했다면 과감히 성격을 벗어나 보자. 성격이 아닌, 진짜 나를 찾는 것이다. 일부러 돕지 않아도, 과하게 웃지 않아도, 억지스러운 호의를 하지 않아도 당신은 당신 그대로 아름답고 인기 있고 매력적이고 쓸모 있고 힘이 있는 자이다. 내가 원하는 나를 향해, 지금 딱 한 발만 디뎌 보라. 나를 보는 일. 그동안의 나를 만나는 일. 그리고 잠들어 있던 진짜 내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일. 우선은 말이다. 불편함 앞에 진실하게 마주하는 것 자체로 우리는 성실하고 용기 있는 자이다. 성격을 벗어나 더 뛰어난 존재를 꿈꾸며... 한 발. 오늘.

 

Profile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프로코치 KPC(Korea Professional Coach)
연세대 상담코칭학 석사
에니어그램 전문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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