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양성과 이상촌건설’의 선구자 우당 이회영 선생의 후예 이종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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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투데이 박정례 기자] = 우당 이회영 선생 일가를 아는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자 6형제 전원과 그 일가족 60명을 이끌고 만주 땅으로 망명을 결행한 분이다. 목적은 오로지 전 재산을 처분한 군자금으로 독립운동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우당 선생은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어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력하다가 죽는다면 이 또한 행복이 아닌가?”하고 일갈했던 분이다. 신분과 재산과 인생 모두를 조국의 독립 하나만을 위해서 여한 없이 바친 거룩한 삶이었다.

서릿발 같이 매섭고 일송정 푸른 솔처럼 변치 않는 자주독립운동의 기개를 세운 때가 서른 살 청년 때였다. 이회영 선생은 물었다. “한 번의 젊음을 어찌할 것인가”고. 예순 여섯의 나이로 옥사하기까지의 삶으로 선생은 자신의 물음에 답했다. 몇 대가 누릴 수 있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다 바쳐 칼바람 에이는 압록강의 물살을 가르며 국경의 밤을 그렇게 넘었다.

 

► 이종걸 의원의 일본행

 

2013년 8월 15일, 우당 선생의 손자인 민주당의 이종걸 의원이 일본 도쿄로 달려간 이유는 뭣일까. 바로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인 기시 노부스케 전 통리의 외손자인 현 일본 총리 아베 신조 정권의 극우화 야욕과 방사능 유출 수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애초 이종걸 의원은 대륙여행을 계획했었다. 지난 해 11월 ‘대륙으로 가는 길’이라는 단체를 발족시킨 이 의원은 한.중.일 역사연구와 우리 민족이 주변국과 더불어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노력에 여념이 없던 중이다. 그 일환으로 이번 여름을 이용하여 우당 이회영 할아버지가 활동무대로 삼았던 대륙의 발자취를 더듬고 내친김에 바이칼 호수까지 한걸음에 돌아볼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륙여행은 취소됐다. 일본 군국주의의 망령이 깃든 야스쿠니신사로 달려가기 위해서였다. 이종걸 의원을 민주당천막당사로 찾아가서 그 적나라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천막당사에서 당번을 서는 이종걸 의원

 

광장은 넓었다. 서울광장이 이보다는 더 신나는 일로 유명 정치인들을 근접할 수 있는 장소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스쳐가는 생각 한 조각을 재빨리 수습하면서 이종걸 의원에게 다가갔다.

지난 달 8.15 때 대륙여행을 포기하고 야스쿠니 신사가 있는 일본으로 간데 대해서 첫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종걸 의원은 “대륙여행도 의미 있는 여행입니다. 하지만 해방 68주년이 되는 8.15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가 양국 간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이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최근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인 기시 노브스케의 외손자인 아베 현 총리와 극우세력들이 자신들의 국내문제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을 때마다 한일관계를 이용하는 측면에 대해서 말했다. 이런 때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누구 하나라도 그 부당함을 지적해야겠기에 일본행을 결행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되는 방사능 오염 수 문제도 마찬가지다. 작년 이후 매일 300톤씩 바다로 오염수를 유출시키면서도 자국민들과 이웃나라에 숨기는 그들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 인접국인 한국이 가만히 있으니까 세계 원자력 기구는 물론이고 유수한 환경단체에서는 퍽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인들이란 자신들의 잘못이나 인류에게 저지른 죄악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속 시원하게 시인하거나 용서를 구하는데 인색한 족속이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되는 방사능 오염수도 숨기려고만 든다. 세슘이 함유된 오염수가 검출됐어도 입을 꽉 다물고 정확한 정보를 발표하지 않는다. 그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제일 높은 나라가 이웃국가인 한국이다. 여기다 한국 정부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말이 없다. 이처럼 한일 양국 간에는 정리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와 방사능 오염 수 문제 같은 중차대한 일이 있기에 이를 항의하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우리 스스로 경각심을 갖기 위한 행보가 필요했다고 한다.

 

► 과거사 문제와 방사능 오염수 등에 관한 우리 정부의 대처

 

“대 일본외교에서 우리 정부가 조용한 외교만 강조하다가는 문제가 점점 꼬이고 말 것입니다.” 광장의 소음을 가르며 힘주어 말하는 이종걸 의원의 표정은 단호했다. 이어지는 말은 빌리 브란트 전 독일수상의 나치 만행에 대한 사과를 예로 들고 있었다. 1970년 12월 폴란드를 방문한 당시 독일 수상 빌리 브란트는 전몰자 추모비 앞에서 빗물이 고여 질척거리는 바닥도 아랑곳 하지 않고 돌연 무릎을 꿇고 헌화를 했다. 전 세계 유대인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은, 그의 진심어린 사과 한 장면으로 독일인들에 대한 악감정을 누그러뜨렸고 이후 독일은 유럽의 지도국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한다. 독일 통일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전범국가의 오명조차도 용서받으며 명실상부한 유럽의 모범국가로 자리 매김하고 있음을 알아야한다.

그러나 일본은 어떤가. 오늘날 까지 식민지 침탈과 위안부 만행사실을 발뺌하기에 바쁘다. 이로운 것은 취하고 불리한 것은 남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제국주의 수법이다. 피해를 당한 이웃에게 사과하기는커녕 자국 내에 어려운 문제만 닥치면 극우세력을 부추겨서 위기를 모면하는 술책을 보이니 한일 관계는 도무지 진전이 없다. 선린관계를 몰각시키고 일본 내의 정치적인 어려움을 풀기 위해 한일문제를 악용하는 고리의 악순환, 이를 차단해야 한다.

우리가 소리를 높여서 대한민국이 미치는 영향을 괴롭게 느끼도록 해야 한다. 그러므로 “‘조용한 외교’는 전술이 아니다. 제국주의 침략까지 부인하는 기류를 정착시킨다면 우리는 그야말로 자존심도 없는 나라가 된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강력한 응징적사고와 외교가 필요하고 본다. 이종걸 의원의 말마디에는 일본을 향한 준엄한 경고성 의미가 깃들여 있었다.

 

►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과 우리 사회 노블레스 오블리주

 

“국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솔선수범하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닙니다.”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에 대해서도 관점이 명백했다. “할아버님 이회영 선생은 당연한 일을 하신 거다. 국난을 맞아 너도 나도 국민 된 도리를 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특수한 예로 추앙을 받거나 기림을 받지는 않을 거다. 선대로부터 3정승을 배출한 집안인 만큼 양반신분으로서 국록을 받고 누린 것이 많았기에 나라가 어려운 때일수록 목숨과 재산을 바쳐서 순국행렬로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여기에 그는 프랑스 ‘칼레의 시민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영국과의 100년 전쟁에서 희생양을 요구하는 영국 왕에게 죽기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들은 칼레의 시장을 비롯한 지도자 급 6명 아니었나.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지도 유명하다. 우당 이회영 할아버지 일도 일제 강점기 때 솔선수범하는 지도층이 적었기에 너무 예외적으로 추앙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는 것이다.

 

국정원 사태와 민주당의 천막당사

 

기자는 “민주당은 지금 장외투쟁 중인데 투쟁의 동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민주당은 5공 회귀와 유신시대의 재림을 막는 최후의 전선이다.” 그의 말마디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어졌다. 요즘 국정원 사건은 ‘국가권력과 국가 폭력의 위험성’ 보여주는 심각한 사태라면서 다른 당이 아닌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된 것이 자신에게는 행운이었다고 말한다. 민주주의가 먹는 문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발상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고, 민주주의 없이는 진정으로 행복한 세상은 도래하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정계에 입문한 이후 이종걸 의원의 한결 같은 화두와 소신은 무엇인가 궁금했다. 그의 의원생활 전 기간은 그야말로 강자의 편이 아닌, 약자를 위한 행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성폭력특별법’을 제정하여 ‘한국의 여성인권에 기여한 남성 10인’으로 뽑혔고, ‘고등교육법’을 발의하고 통과 시켜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게 한 점도 꼽아 볼 일이다.

그러나 본인 입에서 나온 말은 의외였다. 고(故) ‘장자연 사건’ 때문에 고소당한 일을 꼽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와의 2년 4개월에 걸친 소송사건을 굴복하지 않고 견뎌냈다는 점입니다.” 이어서 나는 새도 떨어뜨리고, ‘밤의 대통령이다’이라고 할 정도로 막강한 언론권력을 지닌 조선일보에게 굴복하지 않고 끝끝내 견뎌낸 점이라고 말했다.

 

왜 대륙인가, 그리고 앞으로의 포부

 

“야당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세대와 계층을 넘어 화합이 절실하고 남북문제가 평화적으로 풀려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4대 강국으로 둘러싸여 걸핏하면 협공을 당하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민족, 즉 남북 간 통일이 중요한 것은 세계 역사에 주는 평화 메시지로서의 의미도 대단한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이어서 ‘대륙으로 가는 길’은 우리가 잃었던 땅을 물리적으로 되찾자는 의미가 아니라 남북이 화해와 일치를 이뤄 평화통일로 가는 노력 자체를 의미한다고 했다. 남남갈등이나 남북갈등에 갇혀 소아적인 행보만 할 게 아니고, ‘드넓은 대륙정신’으로 나아갈 때 ‘통일’도 자연스럽게 성취될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종걸 의원에게서 민족과 나라를 걱정하는 결기가 차고 넘친다. 그는 ‘독립을 위해서 만주 벌판을 편력하던 선구자들처럼’ 그가 지향하는 ‘대륙정신’은 우리의 땅 끝 마을에서부터 서울을 거쳐 개성을 지나 만주벌판을 달려 러시아 땅 바이칼 호수까지 메아리치기를 소망한다. 4선 의원으로서 경기도민에게 분에 넘치는 기대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이 사랑의 힘으로 때가 되면 더 큰 봉사의 길로 나아가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한다. 이종걸 의원의 포부가 이루어지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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