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유 아동심리] 미래시대를 위한 자녀양육

유중근 한국애착연구아카데미 대표l승인2019.07.11l수정2019.07.1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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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양육하면서 부모들이 난처해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세대 차이'다. 만약 부모의 세대와 똑같은 상황을 자녀들이 지금 겪는다면 양육은 지금처럼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녀들의 문제가 이미 부모가 경험한 문제들이거나 또는 직접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부모의 생각과 판단이 자녀들에게 잘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자녀들이 맞이하는 상황은 부모가 경험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자녀 양육에 있어서 생각해야 할 부분은 부모와 자녀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모 역시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 가며 살지만 자녀도 같은 시대를 적응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는 과거의 자신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기준으로 자녀에게 적용하여 양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얼마 전까지 인성교육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사회에 잘 적용되지 않은 듯하다. 인성 교육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성의 포커스가 기성세대가 요구하는 인성에 맞추어 법제화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올바른 인성을 갖추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과제이지만 조선시대나 농경사회에서 통용되었던 인성의 주제들로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점점 외면받는 인성교육이 될 것이다. 

 

과거 시대는 지금처럼 다원화된 시대가 아니었기에 사회적으로 통용되던 공통된 기준이 존재했지만 현시대는 다양성이 중시되는 문화 속에서 살아가기에 소수의 기준도 중시되는 사회현상이 매우 강하다. 다시 말해서 앞으로 우리의 자녀들은 사회에서 통용되고 다수가 동의하는 기준을 따라가는 사회가 아니라 무수한 다양성에서 스스로 올바른 기준을 선택해야 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녀양육이 부모세대의 기준대로 따라오라는 식의 일방적 동의를 구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억압적인 양육이 이루어질 경우 자녀는 부모에게 자기의 주장을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된다. 그럴수록 여러 의견 중 타당한 것을 고를 수 있는 분별력과 결정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결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으로 자기의 선택을 한다는 것이 어렵게 된다. 

 

또한 현시대의 경우 빠른 정보와 선택을 요구하는 디지털 기기의 확산으로 자녀들은 감각적인 선택에 익숙해져 있다. 결국 선택할 수 있는 항목들은 많지만 깊이 있는 선택보다는 감각적인 선택이 이루어질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다양성의 환경에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분별력과 결정력을 자녀가 발달시킬 수 있게 있도록 도와주는 양육이 절실하다. 그렇다면 부모로서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갖는 것이 도움이 될까? 먼저 부모세대의 기준을 내려놓는 일이다. 부모조차도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양육은 과거 시대의 기준을 고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예를 들어 현시대의 여자 청소년들의 경우 대부분 화장을 한다. 보수적인 부모세대의 기준은 화장을 하는 것은 학생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고 과거 세대에서는 그것이 사회적으로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기준이었지만 현시대는 그렇지 않다. 현시대의 현상에 대해 보수적인 기성세대는 혀를 찰 수 있겠으나 현시대를 자녀와 함께 수용하는 부모들은 오히려 화장이 대화의 주제가 되기도 한다. 더 이상 청소년의 화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사회적으로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는 소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화장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인 자녀들이 부모의 주장과 자신의 생각 사이에서 스스로 타당한 선택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부모가 가져야 할 자세는 자녀의 소리를 '자녀의 입장'에서 듣는 일이다. 현시대보다 과거 시대가 가진 장점은 느림의 미학에 있다. 인내할 줄 알고 감각적으로 선택하기보다 고심하며 선택할 줄 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 시대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정신능력의 자산이다. 문제는 과거의 좋은 것들을 자녀들이 어떻게 배울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느냐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강압적인 양육은 좋은 것일지라도 전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좋은 선택을 위한 결정력과 판단력은 기성세대가 더 좋을지라도 과거세대의 기준을 강요하는 양육이 이루어지면 자녀는 그 판단력과 결정력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결국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의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과거세대의 기준을 놓지 않으면 어렵다. 자녀의 입장에서 자녀의 의견을 수용하고 과거세대의 기준이 왜 중요한지, 자녀들의 삶에 어떻게 좋은 유익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하여 자녀 스스로 자신의 상황에서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다양성이 강조되는 미래 시대를 살아갈 우리 자녀를 위해 현명한 양육일 것이다.


유중근 한국애착연구아카데미 대표  counma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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