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예방 프로젝트] 당신은 상품입니까? 작품입니까?

앞으로 포대기를 두를 그녀들에게 한 마디 10 김여나 여나(여성나눔)커리어 코칭센터 대표l승인2019.06.25l수정2019.06.2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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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장로님이 내게 질문하셨다. "상품과 작품의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상품은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 내는 것이고, 작품은 예술성을 위해서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상품은 잘 포장해야 하지만, 작품을 굳이 포장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인정받는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여나 씨 이야기가 다 맞아요. 하지만 하나가 더 있습니다. 상품은 찍어내는 것이고 작품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것이에요. 여나 씨는 하나님이 만드신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입니다. 그러니까 그 작품을 작품답게, 세상의 이익을 위해서 살지 말고, 그 작품의 가치를 위해서 사세요. 말씀하셨듯이 작품은 굳이 포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여나 씨 그대로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으니까 작품답게 삶을 살아가세요..."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이 말씀은 내가 한참 나 자신을 저평가하고 있을 때 장로님께서 내게 해주신 말씀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나는 내가 경력단절을 겪게 될 것이라곤 상상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처음 몇 년간은 나에게 주는 ‘안식년’이라는 생각에 잘 지냈다. 하지만 안식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나 자신이 낮게 느껴지고, 점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스스로 되었다.     

아무도 내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가끔은 그것조차 서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건 바로 내가 나 자신을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고 상품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다. 내가 상품이라 생각하면 나는 팔려야 내 값어치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잘 보여야만 했고, 나의 상품성을 인정받아야 했다.     

하지만 내가 작품이라고 나를 생각하는 순간 나는 그런 시선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나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작품이다. 작품은 작품 그대로 인정받기 때문에 화려한 포장지가 필요하지 않다. 그냥 그 자체로 작품이 되기 때문이다. 이 단순한 진리만 알아도 살아가는데 정말 도움이 많이 된다.     

나는 이 진리를 많은 여성들이 깨달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상품이 아니라 작품이다. 한 인간을 양육하는 행위는 상품으로 절대 할 수가 없다. 양육은 그 자체로 작품이 되어야 한다. 한 사람의 고귀한 인품을 가진 사람으로 작품이 되어야 한다. 결혼 전에는 누구나 다 이런 생각을 한다. 당당했고, 삶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었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고 세상이 다 나를 기준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세상의 중심이 옮겨간다. 나에게서 가정으로 그리고 아이에게로 세상의 중심이 옮겨졌다. 그리고 나는 작품이 아니라 상품이 되어갔다. 빨리 좋은 상품이 되어서 팔리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진열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진열장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스스로 쓸데없는 상품으로 전략해 버리는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먹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내가 나를 상품으로 여기는 순간 나는 정말 상품이 되고 내가 나를 작품으로 여기는 순간 나는 작품이 된다. 나는 깨달음을 얻고 그때부터 나 자신을 작품으로 대했다. 그전에는 늘 ‘할 수 없을 거야!’라는 말부터 나왔는데 이제는 ‘왠지 할 수 있을 거 같아.‘라는 쓸데없는 자신감까지도 나오는 것 같다. 나 자신을 보기 좋은 포장지로 감싸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내가 너무 피곤했다. 그냥 부족한 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족하기 때문에 더 배우려고 노력했고, 나의 진짜 모습과 마주하기 위한 노력을 했다.     

그 진리를 깨닫는 순간 나는 그 진열장에서 나왔다. 그리고 내 작품에 맞는 가치를 찾으려고 한 것이다. 나의 가치는 나와 같은 여성들. 나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여성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곳에 나의 가치를 쏟아붓고 싶었고, 그 길에서 인정받고 싶었다. 내 작품이 어디에 걸리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나는 아직도 그곳을 찾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품으로 살 때보다 훨씬 더 편안해진 마음으로 살고 있다.     

 

남들의 눈을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의식하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내가 어떨 때 가치를 느끼며 행복해하는지, 나의 가치를 찾으려는 의식 속에서 내 일을 만들어 가게 된 것이다. 작품이 되는 순간 나는 행복하다. 세상의 이익은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지만, 내 안에서 기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열정을 쏟을 것이 생기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한다.     

나는 나의 가치를 몰랐다. 그저 회사 사람으로서 살았던 것이 행복인 줄 알았고, 사회에서 인정받아야 잘 사는 줄 알았다. 따박따박 들어오는 마약과 같은 급여가 좋았고, 그 돈으로 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좋았다. 가끔 내가 갖고 싶은 비싼 가방을 살 수도 있고, 내가 원하는 해외여행도 다니면서 나의 허전함을 채워줄 뭔가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사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마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골드미스들이 정말 많을 것이다. 상품으로 살아야지 잘 사는 줄 안다. 사회에서 그렇게 배웠다. 그리고 아직까지 그렇게 살아도 불편하지 않다. 하지만 작품으로 살아봐라. 다시는 상품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정말로 여성들에게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다. 당신은 상품입니까? 작품입니까?


김여나 여나(여성나눔)커리어 코칭센터 대표  menciusmo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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