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무리한 수계전환'이 일으킨 "인재"

인천시 초동대처 미흡…22일부터 수돗물 단계적 정상화

  • 입력 2019.06.19 11:04
  • 수정 2019.06.19 13:49
  • 기자명 박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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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인천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이 수돗물 공급경로를 바꾸는 수계전환을 무리하게 진행하다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8일, 환경부는 지난달 30일부터 발생한 인천 수돗물 적수사고에 대한 정부원인조사반의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인천 적수사고는 공촌 정수장에 물을 공급하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이 전기 점검으로 가동을 중당하게 되자 인근 수산·남동정수장 물을 수계 전환방식으로 대체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인천시의 사전 대비와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국가건설기준에는 상수도 수계 전환 시 수계전환지역 배관도, 제수밸브, 이토밸브, 공기밸브 등에 대한 대장을 작성한 후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도출된 문제점은 통수 전에 대책을 수립하는 등 사전에 준비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녹물 발생 방지를 위한 충분한 배수, 밸브 개폐 작업 시 주의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인천시는 수계전환 전 수돗물 대체공급을 위한 공급지역 확대방안 대응 시나리오 작성 시 각 지역별 밸브 조작 위주로만 계획을 세우는데 그쳤다. 

밸브 조작 단계별 수질변화에 대한 확인계획은 수립하지 않아 탁도 등 이번 사고를 유발한 이물질에 적기 대처하지 못했다.

한편, 원인조사단이 필터 이물질에 대한 성분분석(XRF)을 실시한 결과, 깨끗한 필터는 탄소 99%, 기타 무기원소가 1%이었으나 오염된 필터는 알루미늄이 36~60%, 망간 14~25%, 철 등 기타성분이 26~4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탄소를 제외한 무기성분 구성비는 알루미늄과 망간으로 조사됐다.

특히 검은 알갱이의 유해 여부를 밝히기 위해 강산에 녹여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알루미늄·망간·철 등으로 통상적인 수도관 침전물 및 물때의 성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에 함유된 망간·철이 착색을 촉진시킨 것으로 판단, 망간의 경우 0.02mg/L 이상부터 착색을 유발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원인조사반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관로 노후화로 인한 물질이라기보다는 주로 관저부에 침적된 물때 성분이 유출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물질이 함유된 물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수기나 필터로 한번 거른 물은 음용해도 되지만 필터 색상이 쉽게 변색하는 단계에서 수질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음용을 권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만 빨래, 설거지 등 생활용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인천시와 함께 이물질을 완전 제거해 사고 이전 수준으로 수돗물 수질이 회복되도록 하기 위해 이물질 공급소 역할을 하고 있는 공촌정수장 정수지 내의 이물질부터 우선적으로 제거하고 이후 송수관로, 배수지, 급수구역별 소블럭 순으로 오염된 구간이 누락되지 않도록 배수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22일부터는 배수 순서를 정해 단계적으로 공급을 정상화하고, 늦어도 29일까지 수돗물 정상 공급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고 초기부터 지원해 오던 병입 수돗물, 수질분석장비, 급수차 등도 지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문가 합동 원인조사반 조사결과 백서를 올해 7월까지 발간·배포하고, 식용수 사고에 대비한 지자체·유관기관 공동연수회도 7월 중 개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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