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문 닫는 대학만 걱정하는 대한민국,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 입력 2019.06.10 17:14
  • 수정 2019.06.10 17:22
  • 기자명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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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 응시한 인원이 작년보다 5만여 명 줄었다고 한다. 작년에 59만여 명에서 54만 여명으로 감소했는데 이것은 '벗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고 하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와 같은 학령 인구감소는 지난 수년 간 계속되고 있는 데 지난 2011년 71만 여명에 달한 학생 수는 2015년 62만 여명, 2018년 58만 여명, 올해 54만 여명으로 줄어 들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2023년에는 49만 7천여 명인데 학생 입학자원은 39만여 명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암울한 상황은 2038년에 발생할 거라고 한다. 이때 가면 28만 여명이 대학 가고 21만 여명을 대학들이 채우지 못하는 비극이 닥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로 다가오면 100여 개 대학이 파산하리라 본다. 학생 없는 대학이 어떻게 존재하겠는가!

 

수험생들은 학생 수 감소로 서울 소재 대학으로의 합격 기대감이 높아 지방대학을 기피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라고 본다. 이미 영호남 대학들은 정원의 반도 못 채운 곳이 허다하다고 한다. 또한 중부권 대학들도 더 이상 학생 모집에 낙관을 할 수 없고 몇몇 사학들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이런 대학의 환경 변화에 언론들은 대학의 교육 기능 강화 및 재정 강화 등을 통해 대학 혁신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이런 급변하는 시대에 학생에 대한 말은 없다. 경쟁력이 없어 문을 닫는 대학만 걱정하고 있다.
2016년 기준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대학의 수는 모두 408개다. 한때 대학진학률은 84%까지 치솟았다. 25~34세 기준 인구당 대졸자 비율 역시 OECD 국가 중 단연 으뜸이 아닐 수 없다. 지구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하며, 지구에 이런 나라가 없었고 세계사를 통틀어 이런 민족도 없었다. 그렇게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대학에 진학해도 고등교육을 받은 국민들은 고용불안, 일자리 부족, 비정규직 문제, 취업대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고종 2년 1865년, 흥선대원군을 사원철페령으로 당시 679개의 서원 가운데 47개의 사액서원만을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혁파했다. 6년에 걸쳐 행해진 일다. 
하지만 향촌 사회에서 실질적으로 서원 구실을 한 사우, 명당, 향현사, 생사당, 정사, 이사, 효사, 세덕사 등을 합치면 조선 후기 서원의 숫자가 무려 1700여 개에 달했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본다면 해석은 간단하다. 그러니까 전국 곳곳에 저 정도의 사립대학이 있었던 나라가 조선이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고등 교육자를 양성하고도 조선은 전쟁 한 번 하지 않고 나라의 국권을 빼앗겼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 중이다. 산업혁명은 효율성과 생산성을 중시하는 실용주의 관점에서 시작한다. 이제 우리는 대학이라는 명분이 아닌, 우리 아이들이 사회인으로서 건전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1700여 개의 교육기관에서 고등 인력을 양성하고도 무능했던 조선, 408개 대학에서 매년 신규 실업자를 배출하는 대한민국. 이제 선택은 당신과 당신 자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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