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근 박사의 성공칼럼] "로꾸거" 발상을 뒤집어라

  • 입력 2019.06.04 18:53
  • 수정 2019.06.05 14:09
  • 기자명 허태근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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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던 크리스마스트리가 몇 년 전 갑자기 미국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등극했다. CNN까지도 특별보도한 이 트리는 역삼각형으로 뒤집혀 있었다.
역발상을 이보다 더 명쾌하게 실행한 예가 있을까. ‘로꾸거’ 하라. 물구나무서기 하듯, 거꾸로 세상을 보라.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정반대로 해보라. 좌우상하 다 바꿔보라. 이런 연습이 자극이 되어 좋은 아이디어가 마구 솟아날 수 있다.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더 찾아볼 수 있다. 
동물원에 손님이 없자 담당 직원의 제안으로 사람을 가둬보았다. 그러자 손님들이 붐비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사파리인 것이다. 또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 점화 장면도 아름다운 분수가 나온 후 성화가 점화되어 물과 불의 조화로 그 아름다움과 감동이 배가 되었다. 이처럼 아이디어는 누구든지 낼 수 있다. 불경기 가운데도 번호표 받으며 장사하는 대박식당은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가? 그곳은 돈 냈으니 주는 밥 먹고 가라는 식이 아니다. 정성을 다한 서비스와 남이 낼 수 없는 훌륭한 맛을 창조해 내는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다. 보는 눈부터 바꿔야 아이디어가 나온다. 남과 똑같이 보면 남과 같은 아이디어를 낼 뿐이다. 같으면 더 이상 아이디어가 아니다. 뭔가 남다르게 봐야 시장을 뚫고, 인기도 끈다. 보는 눈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답은 ‘로꾸거’, 거꾸로 하라!
침몰할 것이냐, 로꾸거 할 것이냐. 

강바람에 나뒹구는 쓰레기, 그 사이로 파전에 막걸리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바가지요금에 실랑이를 벌이는 취객들, 누군가는 뽕짝 노랫소리에 맞춰 고성방가를 질러댔다. 남이섬의 모습은 딱 이랬다. 행락객으로 몸살을 앓는 것도 모자라 60억 원의 빚더미에까지 올라앉아 있었던 2000년, 남이섬의 침몰은 시간문제였다. 그런데 3년 만에 이 쓰레기 섬이 180도로 바뀌었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더 이상 행락객이 아닌 관광객이 2001년 20만 명에서 2004년 140만 명으로 무려 450퍼센트가 늘었다. 당시 누구도 어쩔 수 없다고 여긴 그 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침몰하고 있던 남이섬에 연봉 '1천200만원'짜리 CEO 강우현이 부임했다. 
그는 섬을 둘러보고 섬의 상처를 꿰매야겠다는 야무진 생각을 품었다. 그러고는 주주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에 일체 간섭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 대신 1년 후 방문객 수를 두 배 이상 올려놓을 거라 으름장을 놓았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모두 코웃음을 쳤다. 사 측에서는 리모델링 비용을 댈 수 없었기에, 그가 세운 계획이 무엇인지 몰라도 안될 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남이섬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에겐 돈도 없고 지지자도 없었지만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가 택한 아이디어는 거꾸로 하기였다. 침몰 대신 로꾸거 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직원들이 반대하는 일만 골라 하기로 했다. 직원들이 건의하는 걸 모두 뒤집었다. 건물을 새로 짓자고 하면 낡은 것 그대로 팔자고 했고, 마스터플랜을 잡자고 하면 그런 건 무시하자고 했고, 문화상품을 만들어 팔자고 하면 인위적인 건 안 만들고 자연만 판다고 했고, 수익사업을 구상하자고 하면 관광객들이 돈 안 쓰게 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그의 거꾸로 아이디어는 수십 년간 불법 매립된 건축 폐자재와 각종 쓰레기 3천500여 톤을 파내는 것으로 시작했다. 각종 상업 시설은 임대계약 만료와 함께 폐쇄했고, 대신 그 자리를 복합문화 전시관, 박물과, 체험공방, 문학인촌 등으로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돈이 없으니 땅에서 파낸 빈병, 고철, 벽돌 등은 건축자재로 재활용했다. 그리고 땅에 농약 살포를 금지시켰다. 그랬더니 얼마 안 가 벌레가 생겼고, 벌레가 생기니 새들이 찾아왔고, 새의 분비물로 야생화가 도처에 피어났다. 동물원 우리를 철거해 동물들을 야생으로 내보냈고, 예전 동물원 부지는 연못으로 꾸몄다. 남이섬은 쓰레기 섬에서 점점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문화의 옷을 입히기 시작했다. 노래방 대신 숲속 음악회, 각종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축제를 벌였다. 인위적인 문화상품 대신 추위에 약한 대만과 싱가포르 관광객에게 모닥불을, 나무를 쌓아 만든 고드름을 팔았다. 결국 그의 거꾸로 아이디어는 먹혔다. 그는 생태문화관광의 성공적 사례를 만들었다. 이는 남보다 일찍 현 관광문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과감히 역발상을 실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대를 앞선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그 섬을 뜨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로꾸거’ 덕분이었다.
로꾸거 한다는 것은 단순한 차별화를 넘어 미래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당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완전히 색다르게 시도하여 이점이 될 만한 것이 있는가? 그중에서 가능성이 보이는 것이 있는가? 그중 당장 시도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늘 하던 대로만 한다면 발전이 없다. 역발상이란 말이 너무나 흔해졌지만 진짜 역발상을 하는 이는 많지 않다. '역'이라는 뜻이 곧 거꾸로 아닌가. 뭔가 좀 삐딱해질 필요가 있다. 

 

외국의 한 가족이 운영하는 피자가게는 카피 하나로 성공했다. 그 선전 문구는 바로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피자"였다. 온통 제일 맛있다고만 떠들어대는 피자가게들 중에서 이 로꾸거 문구는 튀었다. 그리고 먹혔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이 문구를 재미있어하며 피자를 먹어보기 시작한 것이다. 
'남들이 미처 못 보는 것을 보고,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라.' 일반적인 생각의 틀을 깨라. 로꾸거로 아이디어를 잡아라. 

 

Profile
교육학 박사
이화여대 유아교육CEO과정 주임교수 역임
(사)정목교육가족그룹 이사장

前 한국유아리더십학교 교장 

수상
2014년 제12회 한국HRD대상 명강사부문 
2011년 무궁화근장 시상식 사회교육근장

저서
<"미래리더" 밥상교육에서 만들어진다>
<히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에너지)>
<100점 엄마가 0점 아이를 만든다>
<Catch (캐치,허태근의 성공학,내 삶에 꼭 잡아야 할 6가지)>
<성공에도 공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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