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자살예방 커리큘럼’ 개발, 자살예방교육에 앞장서다 _ 김정훈|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 대표

  • 입력 2013.09.16 17:14
  • 기자명 최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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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자살예방 커리큘럼’ 개발, 자살예방교육에 앞장서다
9월 12일, 서울시청에서 “2013 자살예방희망콘서트” 개최


김정훈|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 대표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 1위라는 사실을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9년 한해 자살사망자 수 15,412명, 2010년도 15,566명, 2011년도 15,906명이며 현재 대한민국은 1일 평균 43.6명이 자살하고 33분에 1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매우 안타깝고 심각한 사회문제이지만 이제는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하다. 조금 늦은 감은 있으나 뒤늦게나마 국회에서 2012년 3월, 자살예방관련 법률을 시행하였고 이와 관련된 움직임들이 서서히, 그리고 구체적으로 진행되어 가고 있다.
 오는 9월 10일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자살예방 교육 세미나 및 제1회 ‘2013 자살예방희망콘서트’ 개최와 함께 국내 자살예방교육?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 김정훈 대표를 만나보았다.


경험을 통해 얻은 진정성 있는 교육
가장 훌륭한 가르침은 교재가 아닌 경험에서 나온다. 김정훈 대표는 과거 사업실패로 인해 한때 자살을 생각할 만큼 극단적 상황까지 갔었고 이를 극복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예전에 사업이 잘 풀리지 않아서 ‘내가 죽으면 다 해결이 되겠구나’ 이런 극단적 생각까지 가기도 했죠. 온몸을 바늘로 쑤시는 것 같은 고통 이었어요”
이런 힘든 시기의 그를 일으킨 것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었다. 그는 “생전에 아버지께서는 과묵하셨지만 인품이 훌륭하신 분이었다. 아버지를 보면서 그 분에 대한 인성을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이 지금의 약이 되었던 것 같다”며 조용히 미소지었다.
 이러한 자신의 과거 아픈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를 설립,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생명이다”라는 생명존중정신을 대한민국 사회에 구현하고 자살예방 정책사업을 위하여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생명존중문화 캠페인, 자살예방교육연구와 자살예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책적 제안 등 전문화된 활동을 펼쳐 나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힘이 들고 외로웠습니다. 지금은 많은 전문 강사들을 배출하여 중?고등학교, 대학교, 교육청,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활동을 하고 있고 많은 후원자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전국에 지부와 지회에 많은 사람들이 같이 연대해서 협력해나가고 있습니다.”


자살률의 증가는 대한민국 사회의 두려운 적색신호
선진국의 “봉사정신, 영웅주의를 본받아야...”
김 대표는 해마다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해서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들이 던져주는 메시지”라고 한다. 자살예방 정책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큰 국가적 정책이다. 김 대표는 “사람은 자신이 살아가는 존재의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인들은 육체적인 건강에 관심을 많이 가져요. 그러나 정신건강에는 그보다 관심이 부족합니다. 사실은 정신건강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됩니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많이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김 대표는 유교 문화의 관계에 따른 고령화 문제, 내적 가치관의 부재, 생명경시 풍조, 성취?성과위주 사회 등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자살률을 촉진시키는 원인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미국의 “영웅주의”를 강조한다.
 “미국을 지배하는 것은 영웅주의입니다. 인디펜스데이, 다이하드, 스파이더맨, 배트맨, 슈퍼맨 이런 영화들이 바로 영웅주의예요. 현재 우리나라 영화들 주제를 보세요, 폭력, 부패...이러한 주제들이 많습니다.”
그 시대의 영화는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 그는 봉사정신, 영웅주의를 가치관으로 확립하는 것이 자살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베르테르 효과” 차단할 수 있어
베르테르 효과란 괴테의 작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된 모방자살을 설명할 때 쓰이는 용어다. 소설속의 주인공 베르테르를 모방한 당시의 권총자살이 유행이었던 것처럼 연예인이나 사회 유명인사 자살 이후에 모방 자살이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베르테르 효과에 대해 김 대표는 “확실히 베르테르 효과는 있다”고 밝히면서도, 반대로 베르테르 효과를 차단할 수 있다고도 한다. 이와 관련해 그는 1994년 커트 코베인(너바나의 보컬/기타리스트)의 사건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커트 코베인이 자살한 이후 한 달 동안 15~24세의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자살자 숫자를 조사한 바가 있는데, 결과적으로 1993년보다 사건 당해인 1994년의 자살률이 감소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가 당시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자살이 미디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이 낮아진 것은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그녀가 남편의 죽음을 낭만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자살에 대해 부정적으로 피력한 것이 자살 감소의 원인이었다.”고 전한다. 결국, 베르테르 효과를 차단하는 것은 자살자의 유가족이나 친지들이 자살자에 대한 사실과 유서 등을 공개함으로써 타인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한국형 자살예방교육 커리큘럼 개발
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가 다른 자살예방교육 단체들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한국형 자살예방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해 교육하고 있는 점이다. 대한민국은 자살예방교육에 있어서 아직 초기단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법률 하나를 제정하면 그와 관련된 많은 수의 공무원들을 채용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보건복지부에서 적은 인원이 자살예방교육에 대한 일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민간단체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점이 있다.
 “현재 많은 자살예방교육 단체들이 외국의 교육프로그램을 번역해서 진행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즉, 외국과 우리나라는 가치관이나 사상 등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에 맞는 자살예방교육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강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인에 맞는 자살예방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자살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목숨보다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
얼마 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한 사회단체인에 대해 김 대표는 “안타깝지만 자신의 생명을 침해하는 것을 문제해결수단으로 하면 안 됩니다.”라고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큰 뜻도 중요하지만 목숨보다 중요하진 않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가치 있는 삶인지? 생각 해봐야 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역경을 뒤집어 생각하면 경력이 되고, 지금 수고는 먼 훗날 고수가 되는 발판입니다.”

9월 12일, 서울시청에서 ' 2013 자살예방희망콘서트” 개최
9월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는 오는 9월 12일 목요일, 서울시청 시민청 바지락홀 콘서트홀에서 제1회 “2013자살예방콘서트”를 개최한다.
 “보건복지부나 사회단체에서는 세계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을 진행해왔습니다. 저희는 기념식 아닌 서울시민들과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행사에 초점을 맞춰 콘서트 형식으로 개최할 예정입니다.”
 ‘당신을 응원 합니다’를 주제로 한 이번 콘서트는 보건복지부나 서울특별시의 재정후원 없이 순수 한국자살예방교육협회와 서울기독교청소년협회 주관으로 치러지며 이 사회에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해피가수 채환, 박찬영 그리고 직장인 밴드 4팀을 초청하여 ‘희망! 행복! 사랑! 소통’의 장을 마련하여 공연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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