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지않은 게장으로 연 매출 100억을 창출하다” _ 김철호|(주)내고향 시푸드 / 계곡가든 대표

  • 입력 2013.09.14 11:34
  • 기자명 이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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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지않은 게장으로 연 매출 100억을 창출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나가는 진취적인 사업가

김철호|(주)내고향 시푸드 / 계곡가든 대표


연정훈, 비, 간장게장은 우리나라의 3대 도둑으로 불려진다. 연정훈과 비가 남자들의 로망을 뺏어갔다면 간장게장은 남녀노소 온 국민의 밥을 축내어 3대 도둑 중 그 죄질이 가장 크다.
어떤 이들은 말한다. “간장게장? 짜니까 밥 많이 먹는거잖아” 물론 이들의 말이 다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 게장은 짜다. 간장의 짠맛과 게살의 비린 맛은 게장 한 마리 다 먹기 전에 밥 두 공기를 소모해버린다.
 그런데 이곳 계곡가든의 간장게장은 다르다. 평범한 간장게장이라면 짠맛을 앞세워 밥을 뺏어갔겠지만 이곳의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색다른, 기존의 간장게장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앞세워 밥을 순식간에 훔쳐간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쌓여놓은 빈 밥그릇들을 보게 되는 신비한 현상을 겪게 된다.

짜고 비려야만 한다는 꽃게장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전라도하면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전북 군산은 꽃게가 많이 나 군산에 가면 꽃게장으로 유명한 음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꽃게는 1~4월이 제철이고 이 시기가 지나면 산란기에 접어들어 암·수 모두 살이 줄어든다. 게장이 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쉽게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짜게 하여 길게 보관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간장게장은 당연히 짜고 비려야만 했고 이를 부정하면 ‘게장 맛도 모르는’ 혼자만 억울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계곡가든에서는 제철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살이 꽉 찬 꽃게장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짜지 않고 비리지 않아 게장을 좋아하지 않던 사람들도 밥 세 그릇은 기본으로 해치우게 된다.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짜지 않으면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오래 보관해도 살과 껍질이 처음 게장을 담글 때와 비교해도 변함이 없는 탱탱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이 모든 것은 김철호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맛의 비결은 10여가지 한약재
동의보감, 본초강목, 규합총서…. 꽃게장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서적들이다. 하지만 김철호 대표는 이 고서(古書)들에서 짜지않은 게장의 비결을 찾아냈다.
 그가 짜지 않은 간장게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나서 가장 큰 고민은 “어떡하면 짠 맛을 없애고 탱탱함을 유지시킬 수 있을까?”였다. 방부제를 사용하면 일이 쉬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무색소, 무방부제 원칙을 고수하려는 김철호 대표의 의지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전국의 유명한 음식점을 찾아다니면서 비결을 찾으려 했지만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의외의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김철호 대표는 사실 식당을 차리기 전엔 그림을 그리고 싶어 늦깎이 대학생으로 미대에 진학해 동양화를 전공했었다. 때문에 가끔 동양화를 그리는데 단청을 그릴 때 재료에 송진가루를 넣으면 곰팡이가 생기지 않으면서 착색이 잘 된다는 사실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바로 실험에 들어갔다. 확실히 방부제 효과는 뛰어났다. 하지만 쓴맛이 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쓴 맛을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김철호 대표는 한약재에서 찾았다.
 “규합총서, 동의보감 이러한 고서들을 한 백번은 넘게 읽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한약재 중에 방부 효과나 항균 효과가 큰 것을 알게 되었죠”
 간장, 멸치육수, 고추씨, 생강, 마늘, 홍고추 등의 재료에 당귀, 감초, 정향 등의 한약재를 첨가해 오래 보관이 가능하고 짜지 않은 간장게장을 탄생시켰다.


국내최초의 꽃게장 공장 “내고향 시푸드”
3년간의 연구 끝에 자신이 바라던 꽃게장을 개발한 김철호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97년 제조공장인 ‘내고향 시푸드’를 설립하여 특유의 꽃게장의 대량생산을 시작하였고 1998년 국내최초로 꽃게장으로 홈쇼핑 방송에 진출해 50분간의 방송시간 동안 무려 1억 3000만원어치의 판매대박을 터뜨리며 국내 꽃게장 사업의 물꼬를 틀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 대표는 2002년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짜지않고 담백한 특유의 맛에 대한 소문이 바다 건너로 까지 이어져 미국,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가로서의 성공을 이어나갔다.
 연간 약 300톤의 꽃게가 쓰이고 전국 가맹점들에 공급되는 모든 꽃게장은 다 이곳 내고향 시푸드에서 생산된다. 때문에 전국 어디서든 김철호 대표의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꽃게장을 맛볼 수 있다.
 아직도 꽃게장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며 꽃게장 뿐만 아니라 작년에는 전복장이라는 신제품을 개발했고 소라, 백합 등 군산지역에서 나오는 여러 수산물을 이용한 요리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끊임없는 도전, 향토기업 발전에도 적극 나서
연 매출 100억의 성공한 사업가. 그 바탕에는 김철호 대표의 도전정신이 깊게 깔려있다.
1990년 계곡가든을 시작하기 전 김철호 대표는 수협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당시 수협은 공무원 급여의 3배로 이러한 안정된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은 웬만한 모험가 아닌 이상 하기 어려운 생각이다. 사표를 낸 후 ‘계곡가든’이라는 갈빗집을 시작했고 밑반찬으로 꽃게장을 내놓았다. 나중에는 꽃게장만을 먹으러 온 손님들도 생겼고 이에 김철호 대표는 또 한번의 도전을 시작한다. 갈빗집으로도 매출이 좋았고 당시까지만 해도 게장은 집에서 담가먹는 음식으로써 고깃집에서 밑반찬으로만 나오는 음식으로 취급되던 시기였다. 자신 있었다. 3년간의 연구 끝에 짜지않은 꽃게장을 개발하여 95년부터 꽃게장을 상품화 하는데 성공한다. 게장 제조방법과 게장소스 제조방법으로 2002년 국내 최초 특허를 받았고 한국표준협회 으뜸이 상표 인증과 전북전통음식 명인, IFFF우수상품선정 등 화려한 연혁을 가지게 된 데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만들어가는 김철호 대표의 진취적인 성격이 한 몫 했다.
 2002년 서울 역삼동에 직영점을 낸 것으로 시작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한 때 전국 110곳을 운영할 만큼 큰 사업을 벌였지만 향토음식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향토음식은 그 지역에 와서 먹어야 함)을 고려해 더 이상 늘이지 않고 과감하게 줄여나가 현재 약 40군데 정도만 남겨 꽃게장을 납품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도 꽃게장을 비롯해 새로운 메뉴에 대한 개발은 물론, 이노비즈협회 전북지회장과 군산팜 협동조합 대표직을 맡으며 향토음식과 향토기업 발전을 위한 노력에도 앞장서고 있다.

군산 향토기업의 발전 도모 “군산팜”
김철호 대표는 개인 사업가로서 큰 성공을 이루었지만 지역 활성화에 대한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1년 군산 지역 내 농림·수산·축산물을 생산 가공하는 개인이나 법인, 단체 등이 일정액을 출자해 출범한 ‘군산팜 협동조합’ 초대 이사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철호 대표의 내고향 시푸드를 포함해 총 41개 기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다. 웰빙도라지연구회, 오성농장, 꽁당마을사람들 등 조합원들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공동유통과 직거래 판매, 인터넷을 통한 판매사업을 통해 많은 고객들이 군산 향토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싸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했다.
 “타 지역과 교류사업을 통해 군산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접목해 군산을 알리고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끊임없는 개발과 노력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진취적인 사업가 김철호 대표. 그의 멈추지 않은 도전정신과 빛나는 아이디어가 군산 향토기업 발전에 활력을 불어다 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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