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담숲, 곤지암의 따뜻한 미소

곤지암 화담숲

  • 입력 2019.03.21 16:13
  • 수정 2019.03.21 16:49
  • 기자명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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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암이라는 이름에 얽힌, 막연한 호러 이미지. 뜬소문이 입소문이 되고, 입소문이 괴담이 되고, 결국은 스크린에 내걸렸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폐건물에서 시작됐다. 한 병원 원장이 이민을 가면서 그대로 방치했다는, 흉물스러운 건물 한 채가 결국 납량특집의 아이콘이 됐다. 쓰러져가는 폐건물을 소재로 한 영화 <곤지암>이 267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사람들은 ‘곤지암’이라는 세 글자를 들었을 때 ‘정신병원’이라는 네 글자를 떠올리게 됐다.

아주 당연하게도 곤지암 주민들은 “영화 제목을 바꾸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도대체 무슨 권리로 지역의 이미지를 훼손하는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괴담이 박스오피스를 통해 확산되면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철없는 사람들이 찾아와 빽빽 비명을 질러대는 통에, 그전에도 고통을 겪었던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게 됐다.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고 존재할 필요도 없는 공포감을 억지로 조성하고 민폐를 끼친다면, 누구라도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곡성의 주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곤지암은 어떤 곳인가? 낡은 폐건물 하나로 대표될 수 있는 지역인가? 우리는 주인조차 버려두고 잊어버린 병원 건물 하나를 두고 이상하리만치 청승을 떨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해묵은 괴담 같은 건 이제 지겹다. 대한민국 국경 안에서는 어딜 가나 사람이 사는 곳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언제나 아름다운 곳이 있다. 곤지암도 마찬가지다.

곤지암 리조트의 화담숲이 오는 봄을 맞아 3월 9일 문을 연다.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설립 운영하는 수목원이며, 지난 2006년 4월 조성승인을 받아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도웅리에 약 1,355,371.9㎡(약 41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현재 총 17개의 테마정원과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을 4,300여 종 수집해 전시하고 있다.

올해는 <2019-2020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며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하는,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수목원이 됐다. 화담숲에서는 수백 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다. 산수유를 비롯해 복수초, 풍년화 등 다양한 꽃향기에 취할 수 있다.

봄에는 7만 그루의 철쭉과 진달래가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물론 벚꽃도 구경할 수 있다. 화담숲에서는 모노레일도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관광할 수 있다. 냉·난방 시설이 갖춰진 1.5km 길이의 모노레일을 타면 발아래 17개 테마의 수목원이 내려다보인다.

‘추억이 있는 정원’ 에서는 노래, 문학, 속담과 관련된 향수 어린 수목을 감상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이끼원’은 타 식물원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반딧불이 계곡’에서의 관찰체험은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이밖에도 토종 매화나무와 살구나무를 볼 수 있는 ‘탐매원’, 할미꽃·앵초 등이 심어져 있는 ‘자생식물원’ 등이 있다. 또한 화담숲은 수국, 진달래, 수련, 벚나무를 국내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수목원으로 이를 특성화한 산책로 역시 조성해 놓았다.

음습한 폐건물 따위는 잊어버려도 그만이다. 만물의 새싹이 약동하는 봄이다. 이제 사람들은 곤지암이라는 세 글자를 들었을 때, ‘화담숲’이라는 세 글자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아름답게 꾸며진 테마정원 사이로 불어오는 봄바람을 즐기고 싶다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흐드러지게 핀 벚꽃과 진달래를 마음껏 구경하고 싶다면, 곤지암리조트 화담숲으로 가는 티켓을 끊는 것이야말로 탁월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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