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의 이름을 걸고

한상엽 4대째 이어온 세중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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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변한다. 새로운 지식에 뒤처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뿌리내린 전통을 기반으로 가치관을 잡아야 올바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 치료도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는 내면을 진료받고 드러난 신체에 물리 시술을 가할 때 사람은 안과 밖으로 건강한 몸을 가진다.한의원 전통 진찰과 현대의학의 척추 수기치료를 병행해 환자의 안팎을 치료하는 한상엽 원장을 만났다. 한상엽 원장의 가문은 그를 포함해 4대째 한의사를 배출했다. 4대의 이름은 깊은 전통과 흐르는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이다. 환하게 웃음 짓는 그에게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자세를 들을 수 있었다.

4대째 이어온 한의사
한상엽 원장은 한의사 집안 장손이다. 선대 한신필 의사는 한의사 명칭을 사용할 수 없던 일제강점기에 약종상 이름을 걸고 한의술을 행했다. 2대 한영구 학장은 대구한의과대학을 설립한 초대 멤버 일원이었다. 3대이자 한상엽 원장의 아버지인 한승동 원장은 1990년대 세중한의원을 개원했다.

어린 시절 한상엽 원장은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공부를 쉬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 없었다. 학창시절에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향도 강해 전통 가치를 고수하는 한의학이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그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권했을 뿐, 한의사를 강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원장은 재수를 치르고 진로를 다시 정하면서 마음을 바꿨다. 그는 지켜봤던 아버지의 모습처럼 진료를 마치면 아버지와 한의학을 공부하는 4대 한의사가 됐다.

오스테오파시와 한방치료, 동서양의 의학이 만나다
세중한의원은 턱관절 균형요법을 정통적으로 시행해왔다. 목뼈 1,2번의 회전에 제한이 생기면 추간공이 좁아지면서 중추신경계가 눌린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을 턱관절을 이용해 치료했다. 여기에 한상엽 원장이 영국 오스테오파시(Osteopathy) 수기치료를 더하면서 세중한의원은 척추 균형 전체를 바로잡고 있다. 최근에는 호르몬 불균형과 현대 의학 가장 큰 트렌드인 장내세균총 문제를 포괄해 다스린다.

전통의학과 현대기술이 아우러진 치료는 세중한의원과 맥락을 같이 했다. 한 원장의 할아버지 한영구 학장은 양약과 한약을 함께 사용해 폐결핵을 치료했다. 세중한의원을 이름 지은 한 원장의 아버지는 세중(世衆)에 사람의 무리, 세계를 담았다. 그는 전세계를 아우른 글로벌 치료를 추구했다.

한상엽 원장은 세중한의원의 의지를 고스란히 이었다. 한방치료에 기초를 둔 채 오스테오파시(Osteopathy)를 배운 것이다. 오스테오파시는 뼈(Osteo)와 질병(Pathic)을 합친 의료용어로 인간 스스로의 치유력을 고취시키기 위해 뼈에 관련된 질환을 수기(手技)요법으로 교정하는 정골의학이다. 비슷한 범주에 들어가는 한방 치료법이 추나(推拿)다. 최근 대한민국의 척추신경 추나학회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와 MOU를 맺고 오스테오파시 시술을 추나요법에 접목시키는 중이다.

한상엽 원장은 일찍이 범람하는 현대의학 사이에서 추나요법의 돌파구를 찾고자 오스테오파시를 눈여겨봤다. 오스테오파시 학계가 설립된 영국으로 유학길에 오른 한상엽 원장은 오스테오파시 전문대학교(University College of Osteopathy)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한의사 최초로 영국 오스테오파시 면허를 취득했다. 한상엽 원장은 한약을 통해 화학적으로 장기를 다스리는 동시에 신체의 외부구조에 변화를 함께 줄 때 내외의 최종적인 치료에 다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술자의 바른 자세를 중요시하는 오스테오파시의 커리큘럼으로 환자와 의사의 몸이 함께 건강해지는 치료를 꿈꿨다.

소통이 곧 치료법
세간에선 한의원을 4차 의료기관이라고 부른다. 세중한의원을 찾는 환자 다수가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까지 가서도 진단을 받지 못하고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문을 연다. 한상엽 원장은 수많은 환자를 돌보며 대학병원에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던 환자들이 간단한 진료를 통해 완치되는 경우를 목격했다. 그는 환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며 정신적인 요인이 통증으로 발현되는 사례를 발견했다.

진찰 경험을 통해 한상엽 원장은 환자와의 대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한상엽 원장은 환자 한 명당 15분 이상 진료시간을 잡고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다. 그는 환자를 내밀히 진단하며 환자와 병인을 내면과 외부 양쪽에서 파악한다. 한상엽 원장은 같은 병이라도 사람의 상황에 따라 경중이 다른 점을 짚어내고, 환자 한 사람의 증상에 맞춘 치료와 약을 처방할 수 있었다. 그는 “사람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질병이라도 처방되는 한약은 다를수 밖에 없다”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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