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에 심은 나무 한 그루

손무경 센텀브링딜 심리상담 센터장

  • 입력 2019.03.06 15:02
  • 수정 2019.03.06 17:04
  • 기자명 양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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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치료의 역사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50여 년이 넘는다. 한편 국내 미술치료 활동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고 현장에서 적용된 시점은 1990년대 이후이다. 후발주자였던 국내 미술치료 분야가 어느덧 30여년을 바라보며 기반을 닦아가는 가운데 피플투데이는 국내 미술치료의 뿌리를 찾아 해운대 우동으로 향했다. 센텀(centum)은 라틴어로 ‘100’을, 브링딜은(brindille) 불어로 가지를 뜻한다. 심리센터를 찾는 내담자가 100가지가 넘는 가능성을 뿌리내려 삶 중에 다양하게 표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고 한다. 손무경 센터장은 긴 세월을 지나온 사이프러스 나무처럼 미술치료에 뿌리를 두고 역량의 가지를 확장시키고 있다.


미술치료 1세대
한국미술치료학회가 창립되면서 대한민국에 미술치료가 들어온 지 28년째이다. 손무경 센터장은 1993년부터 현재까지 27년째 예진미술치료 연구소를 운영하며 한국미술치료학회 평생회원으로 활동해왔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2004년도까지 국내 대학원, 학부, 박사과정에는 미술치료 분야가 전무했다. 손무경 센터장은 학회를 통해 미술치료를 연구하고 미술학과 교육학을 수료하며 미술치료 학위를 인정받았다.
손무경 센터장은 부산 미술치료의 선발주자로서 20여 년 동안 부산여자대학교 아동복지보육과와 유아교육과에서 영유아미술을 가르쳤다. 또한 2002년부터 신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미술심리치료사 민간자격증 과정을 개설하며 한해도 빠짐없이 미술치료사와 색채치료사를 양성해왔다.
퇴직 후 손무경 센터장은 평생 연구한 기량을 바탕으로 센텀 브링딜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미술치료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200회에 걸쳐 센터 내 워크샵을 개최했다. 오늘날 국내에 미술치료가 자리 잡기까지 손무경 센터장의 발자국이 뚜렷했다.

독보적인 표현예술치료 프로그램
인간중심 표현예술치료는 미술뿐 아니라 연극, 무용, 독서 토론, 악기 연주, 퍼포먼스 등 사람이 표현하는 모든 행위를 전반적으로 다룬다. 또한 손무경 센터장은 식재료와 과자, 조미료 등 다양한 음식과 심리치유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푸드 표현 치료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가 구성하는 예술치료는 전반적인 생활 속 온 몸으로 표현되며 사회 변화를 유도한다.
손무경 센터장은 전 연령층을 고려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구두표현능력이 부족한 유아에게는 동화, 미술 등 삶의 주변에 있는 매체를 접목한 심리퍼포먼스로 마음의 정화를 이끌어낸다. 학교생활이나 인간관계에 적응하기 어려운 청소년 내담자를 위해 아동청소년 심리치유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성인 심리 프로그램에는 인간중심 표현예술치료와 꿈 작업, 부모코칭을 내놓았다. 부모코칭은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기질을 색깔로 분석하고, 아이의 기질에 맞는 맞춤형 부모가 되는 수업을 주도한다.
센텀브링딜의 주목되는 프로그램은 ‘제레미 테일러의 그룹투사 꿈 작업’이다. 세계적인 꿈 분석가 제레미 테일러(Jeremy Taylor)는 일반상담에서 취급하지 않는 꿈으로 심리를 분석하는 상담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손무경 센터장은 성인 대상으로 그룹 투사 꿈 작업을 1년 동안 진행하고 있다. 손 센터장은 열 명의 집단을 모집해 한 달에 한 번 자신의 꿈에 대한 마음을 나누도록 이끈다. 한 집단원이 자신이 꾼 꿈을 지면에 작성하면 나머지 집단원이 꿈을 읽고 감정이입한다. 각 집단원은 삶과 연관시켜 적힌 꿈을 꿀 때의 심경을 상상하고 자기 투사한다.

인간중심, 존재방식을 찾아가기
손무경 센터장은 사람마다 고충을 겪는 데 이유가 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그는 개인의 존재방식을 알아가며 내담자의 가치를 존중한다. 인간중심 접근방법을 취하면서 손무경 센터장은 사람의 표현을 내면으로 향하는 통로이자 언어로 바라보게 되었다. 인간중심 접근방법은 인간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여긴다. 손무경 센터장은 내담자의 감정을 일방적으로 분석하고 교정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그는 내담자가 그림, 동작 등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심리 표현법을 찾아가는 길에 매료되었다.
손무경 센터장은 브링딜 센터가 동네사랑방 같은 문화공간으로 자라나기를 꿈꿨다. 심리치료프로그램에 활용된 다방면 예술 지식을 지역사회주민과 공유하며 마음의 짐을 나누고 싶어 했다. 피플투데이가 바라본 센텀 브링딜은 다재다능한 손무경 센터장의 모습 자체이기도 했다. 그가 홀로 심었던 뿌리 깊은 나무는 더 튼튼한 가지를 뻗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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