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공감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담다

앨리스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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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넓은 바닷속의 소라성 왕국은 평온하고 신비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주인공은 우연히 흘러 들어간 아름다운 바다 세상에 매료돼 이곳에서 거주하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물고기들과 관계에서 이타적인 존재로 따돌림을 당하며 어려움을 겪는다. 평화로웠던 왕국에 격변의 소용돌이가 침범했고 주인공은 소통과 공감의 자세로 협동하며 다른 물고기들과 문제를 해결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바로 문어 ‘꼬물이’이다. 꼬물이는 세상의 편견에 갇히지 않고 소통과 공감으로 마음의 문을 연다. 앨리스정 작가는 <꼬물꼬물 꼬물이>를 통해 삭막한 현대 사회에서 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문제점에 대해 고찰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소통과 공감으로 깨어나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간절한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투영하고 있었다.

<꼬물꼬물 꼬물이>의 탄생
앨리스정 작가를 만나기 위해 사당동에 위치한 소통과 공감 공방을 찾았다. 난로 위 주전자가 달그락거리며 따뜻한 공기를 내뿜었다. 환한 미소로 취재 기자에게 인사를 건네 온 앨리스정 작가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강사들과 함께 공유형 공방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앨리스정 작가는 소통과 공감 대표이자 동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첫 동화 작품인 <꼬물꼬물 꼬물이>를 출간하며 작가로 등단했다. 이전의 화려한 이력을 잠시 접어두고 작가로 새롭게 출발한 이유를 물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수년간 광고 디자이너와 아트디렉터로 활동해오며 작품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고 밝혔다.

앨리스정 작가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광고 디자인 경력을 쌓아왔었다. 이내 곧 실력을 인정받아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디자인을 도맡았다.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실용적인 디자인은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가슴 한 편에 잊고 지냈던 순수 창작 활동에 대한 아쉬움이 감돌았다. 이에 휴직과 동시에 방배동에 갤러리를 열었다. 아트디렉터로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그들이 설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매년 4명의 작가들을 직접 섭외해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잊고 지냈던 꼬물이가 떠올랐다.

앨리스정 작가는 대학교 3학년 시절 디자인 수업의 내용으로 동화를 창작했다. 체계적으로 형상화된 내용은 아니었지만 작품을 완성하며 뭉클함이 피어올랐다. 시립도서관에서 완성한 작품을 구연했는데 아이들이 그가 쓴 작품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점이 뜻 깊었다. 앨리스정 작가는 꼬물꼬물 꼬물이를 다시 펼쳐들었다. 여러 캐릭터들을 꼬물이의 상황에 맞게 변화시켰고, 주제 의식을 더욱이 뚜렷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상에 처음으로 재정비한 꼬물이를 선보였다.

공감과 소통의 힘
앨리스정 작가는 작품의 주인공 꼬물이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어린 시절과 꼭 닮아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린 시절 내성적인 성격 탓에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타인이 다가와 주기만 바랐던 소극적인 태도는 그를 더욱 외롭게 만들었다. 차츰차츰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꼬물이처럼 친구들의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많은 오해와 선입견을 이겨내는 돌파구였다.

그는 차기작으로 12인의 여인들(가제)을 준비 중이다. 어른 동화로 제작 예정인 12인의 여인들은 세계에 영향력 있는 여성들을 모티브를 얻었다. 각기 다른 가치관으로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내면에 있는 자아를 표현하고 고뇌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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