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의 자존심을 지키다! 희락갈치

갈치조림의 일인자 희락갈치 노경순 사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갈치조림! 찬 바람이 부는 계절, 뜨끈하고 얼큰한 것이 생각난다면, 갈치조림이 제격이다. 오늘은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에서 갈치조림만 50년 차인, 갈치조림의 장인인 희락갈치를 소개하려고 한다. 찬바람이 불어와 뼛속까지 추워지는 겨울에 따끈하고 칼칼한 갈치조림으로 몸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에 자리 잡은 희락갈치의 스토리를 들어보도록 하자.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전국을 평정하다! 
희락갈치를 운영하는 노경순 사장이 희락갈치를 시작한 것은 20대 중반부터이다. 지금의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에서 20년 넘게 운영한 작은 갈치조림 식당이 매물로 나와 인수를 하게 되었고, 현재 희락갈치 식당 옆에서 갈치조림 장사를 시작하게 된다.

노경순 사장은 갈치조림집을 인수한 뒤, 하루에 잠을 2시간씩 자면서 희락갈치를 운영하였다. 손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인수한 뒤 지금까지 한 번도 늦게 연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성실하게 일한 결과, 희락갈치는 얼마 안 가 근처 직장인들의 핫플레이스가 되어, 점심시간은 물론 저녁 시간까지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 되었다. 이런 유명세를 타 맛집 소개라는 개념이 없던 90년대 중반, MBC 화제집중에 출연하게 되었다. 희락갈치가 갈치조림 맛집으로 MBC 화제집중에 출연한 이후, 아침에 문을 열면 밤 8시까지 줄을 설 정도였다. 노경순 사장은 손님들의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확장 이전을 하였으나, 오히려 줄이 전보다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SBS 생방송 투데이, MBN 생생정보 마당에도 출연하여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희락갈치는 오직 갈치조림만으로 장안의 화제가 되고, IMF에도 장사가 잘 되었다. 이런 화제성 때문인지 갈치조림 체인점을 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였지만, 노경순 사장은 갈치조림 가맹사업을 하지 않았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갈치 파동 때문에, 가맹점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산 갈치를 쓰다 보니 갈치가 귀할 때, 공수하기가 힘들 때가 있어요. 갈치 철은 7월에서 10월까지로, 10월이 제일 맛이 좋습니다. 보통 갈치조림 집에서는 90~120미의 작은 갈치를 쓰는데, 저희 갈치조림에 들어가는 갈치는 6~70미로 굵은 국산 갈치만 사용합니다. 갈치 파동으로 국내산 갈치 가격이 폭등해도, 손님들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 항상 국산 갈치만 고집했습니다.”

희락갈치,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을 넘어, 전국 일인자를 꿈꾸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희락갈치에도 시련은 있었다. 맛있는 갈치조림을 위해 몸을 챙기지 않고 일한 노경순 사장의 건강이 악화된 것이 그것이다. 하루에 수 백명씩 방문하는 찾아준 손님들에게 맛있는 갈치조림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경순 사장은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으면 앞으로 오랫동안 갈치 조림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런 이유로 노 사장의 분신과도 같은 희락갈치를 아는 지인에게 맡기게 된다. 노경순 사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손님들이 희락갈치 대신 옆집 갈치조림 집을 찾게 되어 희락갈치의 손님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을 본 노경순 사장은 그냥 있을 수는 없었고, 기존 단골손님 또한 노 사장의 복귀를 원했다. 그래서 노 사장은 건강을 어느정도 회복한 뒤, 다시 앞치마를 두르게 된다.

“단골 손님들이 원래 주인이 오면 좋겠다는 성화에 다시 앞치마를 입게 되었습니다. 20년 넘게 일하며 저의 청춘을 바친 희락갈치는 저의 분신과도 같아서, 희락갈치의 손님이 줄어드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습니다.”

인터뷰를할 때 노경순 사장의 목소리는 쉬어있었다. 다시 앞치마를 입은 뒤, 목소리가 쉴 정도로 손님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목이 터져라 열심히 일 한 결과, 노 사장의 목소리를 기억한 손님들이 찾아왔고 희락갈치는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이제는 요리를 전공한 노경순 사장의 아들이 희락갈치를 이어받아 맛있는 갈치조림을 만들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라는 말을 하며, 겸손한 자세가 중요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인터뷰가 끝나기가 무섭게 앞치마를 다시 두르고 슬리퍼를 신고 갈치조림을 만들러 갔다. 갈치조림 분야 1위를 위해 오늘도 그녀는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골목에서 갈치조림을 만든다.“앞으로 저의 아들이 저를 이어서 희락갈치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들이 더 열심히 해서 희락갈치라는 이름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할 것입니다.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갈치조림을 먹고 맛있다는 소리를 할 때, 희락갈치가 최고라고 할 때 보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