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 칼럼] 스카이캐슬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입력 2019.02.19 17:16
  • 수정 2019.02.19 17:19
  • 기자명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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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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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 드라마가 끝나고 필자는 궁금해졌다. 정말 스카이대학(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들이 어느 정도까지 사회의 주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말이다. 정말 우리 사회는 '스카이 공화국'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법조계에서 스카이 출신은 전체 판사의 80%(2015년 대법원 자료), 검사의 70%(2014년 법무부 자료)를 차지한다. 행정부에선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 중 스카이 출신이 67%(2017년), 입법부에서는 20대 국회의원 중 스카이 출신이 47%에 달한다. 재계에서 50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스카이 출신이 44.8%(2018년 CEO 스코어 조사), 언론계는 25개 언론사 주요 간부 중 스카이 출신이 75%(2014년 <미디어오늘> 조사)에 이른다. 정말 '스카이 공화국'이다.

어디 그뿐인가 서울대학교의 내국인 전임교원 5명중 4명이 서울대 학부출신이라는 통계가 나왔다. 서울대학교 다양성위원회가 발간한 '서울대학교 다양성보고서 2016'에 따르면 내국인 전임교원의 서울대 학부출신 비율은 80.4%를 기록했다. 직급별로는 정교수 89.3%, 부교수 72.7%, 조교수 70.4%가 서울대 학부출신이었다. 이 정도면 '학문 간 근친상간' 수준이다.
이런 수치는 단순 '모대 출신 우대' 수준을 넘어 학문의 다양성을 해치고, 실력보다 대학교 서열을 중요하게 여기는 풍토를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에도 수년째 요지부동이다.

사진=jtbc 홈페이지
사진=jtbc 홈페이지

그런데 필자도 이렇게 비판의 글을 쓰면서 겉으로는 욕하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처럼 살고픈 이중적인 마음이 들고 한다. 아마도 이러한 대중의 이상과 욕망 사이에 자리한 이 틈을 교묘히 파고든 게 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일지도 모른다. 학벌문제와 입시교육을 꼬집는 데 기획의도가 있었을 것이 분명한 이 드라마를 보고 오히려 '스카이(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향한 열망이 더 강렬해진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실제로 요즘 학원가에는 ‘스카이캐슬반’이 생기고 드라마처럼 입시 컨설팅을 해준다는 광고가 유행이라고 한다.

사회 엘리트층이 모여 특권의식을 가진 '스카이캐슬'을 이루고 인맥과 연줄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서울대 법대를 나온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서울대 법대 4학년 때인 만 스무 살에 사법고시에 '소년급제' 했으나 30여 년 후 '국정농단'과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한국 제일의 엘리트 양성소인 스카이는 한국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남다른 개성과 재능으로 성취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 한국 교육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생기를 잃고 만다. 부모의 욕망, 사회의 획일화한 주문에 복종하는 존재로 굴절되고 만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아주 격하게 변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이 악순환에서 빠져 나 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스카이가 내세우는 교육이념은 서울대는 ‘진리는 나의 빛’, 연세대는 ‘진리와 자유’, 고려대는 ‘자유, 정의, 진리’이다. 그대로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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