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정인자 한국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협회 & 나우리교육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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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운동(Me Too movement)은 본래 미국에서 시작된 해시태그 운동이다. 2017년 10월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을 폭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해시태그를 다는 행동에서 출발했다. 국내에서는 2018년 1월 29일에 서지현 검사가 종편TV에 출연하여 검찰 내의 성폭력 실상을 고발하면서 미투 운동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피플투데이는 성폭력 피해방지를 위한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인자 대표를 만나 한국 사회가 변화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물었다.

다양한 종류의 폭력을 예방하다
한국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협회는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위촉 전문 강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다. 이 협회의 공동대표로 활동하는 정인자 대표는 현재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폭력예방에 앞장선다. 성희롱고충상담 및 징계위원으로 활동하며 노인 성교육, 에이즈예방교육 등 성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강의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정 대표는 2000년부터 현재 약 4,000여회의 강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이다. 그는 진정한 양성평등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덕목으로 신념과 열정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정인자 대표는 오랜 사회 활동으로 성폭력에 대한 인식개선에 일원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에 큰 보람을 느끼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미투운동이 이슈가 된 시점에도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행위자, 가해자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성교육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뤄져야 해요. 어려서부터 성적자기결정권 등 존중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친밀한 관계 속에서 성행위의 핵심은 상호간의 욕구와 만족에서 출발해요. 바로 이러한 점에서 파트너와의 성 표현이 중요합니다. 동의가 없는 일방적인 성 행동은 폭력인 점을 간과해선 안 됩니다. 특히 데이트폭력의 경우 행위자는 자신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주장하지만 상대방은 폭력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랑과 집착은 구분해야 하고 폭력은 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합니다.”

타인의 생각은 나와 같지 않을 수 있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는 성평등 교육이 폭력예방은 물론 성에 대한 배려와 예절이라고 강조하는 정인자 대표. 그는 특히, 모든 사람의 생각이 항상 같을 순 없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조직 내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성희롱 사건의 경우 경계가 불분명하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야할 부분은 '내 딸 혹은 아들 같아서' 혹은 '단순한 친밀감의 표현'이라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자신의 무엇과 같아 보일 뿐, 함께 일하는 조직원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지해야 한다. 자신의 호의가 타인에게는 불쾌감을 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대게 신체적인 부분이 사춘기 접어들며 성 고민을 안게 된다. 부모 역시 자녀의 질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회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 대표는 “구성애 선생님 이후 성교육은 본격적으로 대중 곁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기성세대가 지닌 성 관념은 요즘의 청소년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성에 대한 공론화 과정은 아직까지 가야할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걷게 된 길
정인자 대표가 이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된 계기는 바로 자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였다. 다소 늦은 결혼으로 또래 친구들에 비해 나이차이가 많은 엄마가 아이와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고민 끝에 아주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청소년심리상담을 공부했다.

청소년상담실에서 전화상담을 하며 성상담을 접할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계기로 정 대표는 폭력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 83년 6월 발족한 여성단체인 ‘한국여성의 전화’에서 진행하는 성폭력, 가정폭력예방교육전문가 과정을 이수하게 되었고, 오늘의 자리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1년 평균 250여 회에 달하는 분주한 교육일정을 소화하며 공공기관 및 기업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는 훗날 보건복지부 및 여성가족부 장관상 수상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자신의 강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 것이며 퇴직을 앞둔 이들을 위해 인생설계를 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끝으로 정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강의를 하는 현재의 삶에 만족을 드러내며 앞으로도 여건이 허락하는 한 성평등 교육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오래가기 위해서는 오래 배워야한다는 그의 말처럼 훗날 정인자 대표의 노력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존중과 예절이 갖춰진 성문화의 정착으로 귀결되길 바란다.

Profile
한국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협회 공동대표
나우리교육센터 대표
성교육 전문강사
한국양성평등 교육진흥원 위축
성희롱예방·양성평등·가정폭력예방 교육전문강사
성매매예방·성폭력예방교육 전문강사
폭력예방통합교육 전문강사
에이즈예방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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