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역사 경주에 예술의 활기를 입히다

송 휘 관장의 안목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혼

  • 입력 2019.01.18 10:19
  • 수정 2019.01.18 15:31
  • 기자명 이소영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

경주는 신라 천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곳으로, 전체가 세계적인 문화유산 유적지이다. 여전히 신라인들의 숨결이 도시 곳곳에서 느껴지는 역사의 도시이자 문화예술의 대표적인 도시로 성장했다. 이곳 경주에서 숨은 보석을 찾아내 듯 주목받지 못하는 작가들을 발굴해 많은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해주며, 아름다운 경주를 알리기 위해 바쁜 매일을 보내고 있는 이가 있다. 라우갤러리 송휘 관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송휘 관장은 뛰어난 안목을 지닌 딜러와 컬렉터의 역할을 하며, 경주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경주 예술의 전당에 자리 잡고 있는 라우갤러리. 송휘 관장을 만나러 찬란한 도시 경주를 찾았다.

라우(羅友)갤러리: 송 휘 관장의 안목
라우갤러리는 지난 2009년 봉황로 문화의 거리에 처음 열었으며, 현재는 경주 예술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경주지역의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킨 지 11년을 맞이하고 있다. 라우라는 이름에는 담겨있는 의미 또한 남다르다. '신라에서 라'를 따오고, '친구의 우' 라는 뜻을 담아, '신라의 벗'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라우갤러리에 담긴 의미처럼 송 휘 관장은 경주와 라우를 찾는 모든 이의 벗이 되고자, 문화·예술의 소통의 장소인 사랑방지기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라우 갤러리는 경주에서 사설 갤러리로서는 불모지였던 곳에 희망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송휘 관장이 라우를 처음 열었을 때 사설 갤러리는 한 곳 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10여 곳이 넘는다. 경주 시민들에게 미술문화 저변의 확대를 몸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송 관장의 저력은 그의 뛰어난 안목과 경주와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다. 송 관장은 서양화를 전공하고 20년 이상 작품 활동과 개인전 9회를 진행한 인물이며, 해외의 다양한 아트페어를 20여 차례 참여하며 그림을 보는 안목과 인연을 만들어 왔다. 작가로서의 경험, 작품을 보는 탁월한 안목, 갤러리스트로서의 재능을 골고루 지녔다.

"그림이라는 것을 특정한 계층, 특별한 사람들만이 관람하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함께 호흡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갤러리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라우 갤러리는 365일 초대전과 개인전으로 지역의 숨은 재능을 지닌 작가들과 특히 젊은 신진 작가들의 활동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좋은 작품을 그리지만, 아직 주목받지 못한 전시기회가 없는 작가들에게 전시회를 열어주어 그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는 원동력을 만들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현대 미술의 장 '경주아트페어'
송 관장은 예술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애정으로 소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아트페어를 경주에서 6회째 이어왔다. 지난해 6회를 맞이한 '경주아트페어'는 문화의 도시 경주에서 열려 더욱 그 의미가 깊으며, 해외 작가들도 참여하는 국제적 아트페어로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

"2009년 갤러리를 오픈하면서 많은 고객들을 만났습니다. 그들 가운데는 대가들의 그림을 소장한 수준 높은 컬렉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죠. 그런데 경주에는 아직 그림을 편하게 감상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경주지역에서 작가와 컬렉터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경주아트페어라고 생각하고 첫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송 관장이 처음 경주아트페어를 기획할 때는 난관이 많았다. 대도시 위주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대해 사람들의 인식이 높지는 않아 다른 지역 갤러리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해 개최된 경주 아트페어는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이 참여한 명실상부한 국제적 아트페어로 성장했다.

특히 송 관장은 "경매는 소수의 유명 대가들의 작품이 위주라면 아트페어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대 미술의 장으로서 역할을 합니다."라며 "세계적인 문화의 도시 경주로 관광 혹은 휴가를 즐기러 온 갤러리들과 컬렉터들, 지역의 미술애호가를 작가와 연결해주는 가교역할을 하고, 더욱이 신진 작가들에게 아트페어는 좋은 성장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가 아트페어를 하면서 경주 시민들의 그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며, 경주 지역 미술시장과 예술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트페어를 시작한 후 새로 오픈한 사설 갤러리가 10여 곳이 넘는다는 것이 단적인 예이다.

문화교류전, 드로잉 경주
송 관장은 지역의 미술문화 활성화를 넘어 경주가 세계적인 문화 예술의 도시로 뻗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자 촉매제인 문화교류전인 '드로잉 경주, 경주를 그리다' 프로젝트를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는 유럽, 한국의 문화교류전으로 독일, 프랑스, 스위스, 캐나다 등 유럽지역과 한국의 중견작가들이 신라 천년의 문화가 잠들어 있는 도시 경주를 방문해, 역사문화를 체험한 후 거기서 받은 인상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가들이 경주를 찾아 자신만의 관점으로 경주를 드로잉 한 작품을 전시하고, 다시 자국으로 돌아가 경주를 알리는 선순환의 작용을 하게 된다. 2014년 한국·미국·러시아 초청 전, 2015년 한국·프랑스 초청 전 등 매년 ‘드로잉 경주’를 개최해 각 나라의 예술, 문화, 역사를 함께 경험하고 교류함으로써 세계인들에게 한국미술의 입지를 높이고 있다.

"모나리자를 보기위해 연간 8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파리 루브르박물관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치 있는 작품하나는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해냅니다. 위대한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잠재력 있는 작가들을 발굴해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경주가 세계적인 예술의 도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드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도 ‘경주를 그리다’ 프로젝트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주가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도시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합니다."

신념으로 이뤄낸 보람
송휘 관장은 다양한 방법으로 경주를 좋은 고장으로 만들고, 돕는 방법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지난해 12월 경주시 장애인 복지관에 송 관장이 개인적으로 소장한 작품 23점을 기증한 일도 그 일환이다. 송 관장은 "제가 보관하고 있던 작품들 중 중국 팝아트, 한국 작가 등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기증했습니다. 복지관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분들과 방문객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드려서 보람을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 개최된 '드로잉 경주'의 작품 판매수익금을 경주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후원금으로 전달되어 더 의미를 더한다.

송 관장은 대학 강의를 통해 후학양성에도 높은 열의를 보인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저희가 미술을 했던 환경보다는 치열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이 현대 미술로 오면서 많은 변화를 겪었고, 그런 치열하지 않은 상황을 작업하는 것이죠. 학생들이 작품을 대할 때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작업하길 바랍니다.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작가로서 철학을 가지고,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나간다면 희망이 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 자리 잡고 있는 라우갤러리는 365일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 예술의 전당에 공연이 없어도 라우에서는 좋은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송 관장은 갤러리가 예술의 전당에 있는 만큼, 예술의 전당을 찾은 사람들이 공연이나 전시가 없어서 실망하고 그냥 돌아가는 일이 없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도시에 있는 작가를 제가 해외 아트페어에서 전시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작가가 해외 갤러리 전속 작가로 선정되어 작업 활동을 활발히 하는 경우를 보면 뿌듯합니다. 아트페어 등을 통해 작가로서 미래를 준비해 작품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기회와 원동력을 열어주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갤러리가 되어서 힘든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이 미술과 만날 수 있도록 작가와 대중 사이에서 미술의 문턱을 낮추는 그녀. 송휘 관장이 있기에 경주가 예술의 도시로 활기를 띠는 것처럼 라우 갤러리와 송 관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피플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