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이들의 친구,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

  • 입력 2019.01.02 11:06
  • 수정 2019.01.02 14:02
  • 기자명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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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66대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사상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교황으로 평해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1282년 만에 선출된 비유럽 출신 교황이자, 가톨릭교회 역사상 첫 미주 출신, 예수교 출신 교황이다. 공식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는 이전에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명칭으로 청빈, 겸손, 소박함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따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역시 성 프란체스코처럼 평생 청빈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주교가 된 이후에도 주교관 대신 작은 아파트에서 지내며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고 음식도 직접 해먹으며, 빈민가에서 활동했다고 한다. 한편 낙태, 동성애, 안락사 등 신학적 이슈에 있어서는 강경 보수파로 알려져 있지만, 동성 간 결혼은 반대해도 동성애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나 미혼모 세례 거부 등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등 일부분에 있어 진보적이라고 평가된다.

화해와 평화의 전령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제들에게 거리로 나가서 낮은 자세로 부닥치라고 외치며, 그 스스로 세계 각지를 돌면 화해와 평화의 전령으로 보편적 종교의 순명을 실천하고 있다. 이런 그의 모습이 역사상 대중에게 가장 사랑받는 교황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 십계명 가운데 하나인 ‘평화를 위해 일하라’라는 구절이 있다. “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한다. 평화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가 결코 아니다. 평화를 늘 앞서서 주도하는 역동적인 것이다.”

그는 지구촌의 뜨거운 이슈인 ‘유럽 난민’과 ‘이주민’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펴나가며, 오랜 시간 내전으로 고통 받는 지역의 아이들의 위한 희망의 불꽃이 전쟁의 그림자 몰아내길 기원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 세상은 3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다”라는 말을 자주 입에 올린다고 한다. 그는 “전쟁을 하는 것은 나를 방어하기 위해 달리 할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이며, “어떤 전쟁도 정당화지 않다. 정당한 것은 오직 하나, 평화뿐. 전쟁으로는 모든 것을 잃지만 평화로는 모든 것을 얻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정치에 관한 정의도 내린 바 있다. “정치란 가장 높은 형태의 자선 가운데 하나이다. 그 까닭은 모두의 공동선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라며 “교회는 다리를 놓음으로써 정치에 봉사해야 합니다. 정치의 도구란 바로 근접성으로, 우리는 설득을 잃어버렸습니다. 다리를 놓읍시다. 함께 일합시다. 용서를 구하세요. 때로는 용서를 구할 때 다리가 놓입니다.”라고 정의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얼마 전 내전으로 고통을 받는 시리아 아이들을 위해서도 촛불을 켰다. 교황이 불을 붙인 대형 초에는 8년 동안 이어진 내전의 직격탄을 맞은 알레포 출신의 어린이 약 40여 명의 사진으로 꾸며졌다고 한다. 불이 켜진 촛불을 성베드로 광장을 향하고 있는 교황궁 창문 쪽으로 들어 올리며 “이 희망의 불꽃이 전쟁의 그림자를 몰아내고, 전 세계의 분쟁과 갈등으로 희생된 모든 이들에게 도달하길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반도 항구 평화를 위해 거듭 기도하고 있다고 밝혀,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벅찬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2018 평화의 바람(Wind of Peace)-DMZ 국제 청년 평화 순례’에 참가한 각국 청년 100여 명이 순례를 마치며 ‘평화의 일꾼’으로 일하고자 하는 결의를 다짐하는 서한에 공동으로 서명한 뒤 염수정 추기경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서신을 전달했다고 한다. 서신에 대한 답변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염수정 추기경과 DMZ 국제 청년 평화 순례에 참여한 젊은이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가난한 이들의 친구, 교황 프란치스코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모로코에서 채택된 유엔의 ‘이주 문제 관련된 글로벌 콤팩트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안전한 정기적인 이주를 위한 유엔 결정은 국제 사회 전체를 위한 기본 틀이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다양한 이유로 고국을 떠난 이들을 위해 국제사회가 책임과 연대, 연민을 가지고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바티칸에서 교황님과 대주교 등이 자리하고 있던 단상에 아이가 뛰어올라간 사건이 있었다. 아이의 엄마가 아이를 설득해 데리고 내려가려고 하자 교황은 아이를 그대로 두라며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이 아이처럼 되어야 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교황은 높은 곳에 있는 듯하지만, 그분의 말과 행적을 통해 늘 우리 곁에 있음을 확인하고 된다.”라고.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그의 신념은 주변을 살피는 것에 게을렀던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하고, 일으켜 사회 안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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